[IS 고척] '2㎞↓' 때 아닌 문동주 구속 이슈…원인은 낯설었던 고척이었네

차승윤 2023. 7. 2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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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 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2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5회말 1사 1,2루 이원석을 병살처리, 이닝을 마친 문동주가 박수를 치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은 깜짝 놀란다."

문동주는 지난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때아닌 구속 이슈를 겪었다.

5이닝 2실점을 기록하면서 전반적으로 경기 내용도 불안했는데, 장기인 광속구가 거의 없었다. 특히 4~5회 24구를 던지는 동안 150㎞/h를 넘기는 공이 단 2구에 불과했다. 이날 전까지 그의 시즌 평균 직구 구속은 151.7㎞/h(스포츠투아이 기준)였는데, 이날 구속은 그보다 2㎞/h 이상 낮은 149.5㎞/h였다.

2023 KBO 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2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5회말 1사 1,2루 이원석을 병살처리, 이닝을 마친 문동주가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이유가 있었다. 컨디션 문제나 풀타임 선발 소화로 인한 후유증 등 우려할 요소는 전혀 아니었다. 그저 낯선 고척 마운드가 문제였다. 27일 고척 키움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최원호 한화 감독은 "고척스카이돔 마운드는 국제대회 때문에 10개 구장 중에 유일하게 이중 투구판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고척스카이돔을 제외한 8개 프로야구 1군 홈구장은 투구판 바로 앞에 투수판을 추가로 설치했다. 흙이 파이는 걸 방지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데뷔한 문동주에게 고척 등판은 지난해 구원 두 차례가 전부였다. 경험이 없진 않았으나 풀타임 선발로 뛰면서 다른 8개 구장 환경에 더 익숙해졌고, 고척은 낯설 수밖에 없다.

최원호 감독은 "그래서 여기를 많이 안 써 본 선수들은 올라가면 미끄러지기도 한다. 그래서 어제 1회 던지고 미끌리고 상체가 쏠려서 투수코치도 구속을 줄이더라도 가볍게 던지라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미끄러져서, 그리고 투수 스스로 힘을 빼다보니 자연스럽게 구속이 떨어진 게 2㎞/h 숫자로 나온 거다.

2023 KBO 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2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8회말 1사 만루 주성원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이 되자 문동주가 아쉬운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최 감독은 "(고척은 다른 구장과) 많이 다르다. 이중 투구판이면 (앞발이) 딱 박히는데, 고척에서는 다리를 들어서 움직이려고 할 때 미끄러진다. 힘을 더 주려고 하면 상체가 쏠리면서 밸런스가 이상해진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구속이 좀 안 나왔을 거다. 경험이 있는 선수들은 그나마 괜찮은데, 경험이 덜한 선수들은 깜짝 놀란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제 문동주가 삼자범퇴가 한 번 밖에 없었다. 5이닝 중 4이닝을 주자 있는 상황에서 던졌다. 그러면 똑같은 투구수라도 피로 가중치가 훨씬 다르다"며 "일괄적인 투구수만 놓고 교체할 게 아니라 그런 것들도 같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투구 피로도 역시 이전보다 높았을 거라는 뜻이다. 이날 문동주의 투구 수는 84구에 불과했다. 평소 같으면 한 이닝 더 등판할 수 있었지만, 낯선 환경과 피로도를 고려해 빠른 강판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물론 풀타임 선발이 처음인 문동주에게는 이 역시 값진 경험이다. 앞으로 한화에서 5년 이상 선발로 뛰고, 그 기간 수 없이 찾아올 고척이다. 비록 선발승은 얻지 못했으나 5이닝 2실점으로 마친 덕에 시즌 성적표도 망치지 않았다. 이 정도면 저렴한 수업료다.

고척=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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