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죽어가던 페북 광고, AI가 살렸다…저커버그 ‘판 깨기’ 전략 먹히나

심서현 2023. 7. 2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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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페이스북 운영사 메타가 2분기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AFP=연합뉴스

페이스북 광고는 죽지 않는다, 방식이 바뀔 뿐이다. 광고에 인공지능(AI) 맞춤을 활용한 메타(페이스북 운영사)가 지난 2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기술 개발 경쟁 속에, 실제 AI로 돈 버는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무슨 일이야


26일(현지시간) 메타는 지난 2분기 매출 320억달러(약 40조 8000억원)에 순이익 77억9000만 달러(약 10조9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순익이 각각 11%, 16% 늘었다. 메타 매출이 10% 이상 증가한 건 지난 2021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메타는 지난해 2~4분기 전년 대비 매출이 줄어드는 역성장을 했고, 올해 1분기에서야 매출이 증가세(+3%)로 돌아섰다. 2분기 11% 성장에 이어, 회사는 3분기 매출 성장률이 24.5%에 달할 거라는 예측치를 이날 발표했다. 실적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메타 주식은 6.8% 상승했다.


비결이 뭐야


그간 메타의 부진은 애플의 앱 추적 투명성 정책(ATT, App Tracking Transparency) 탓이 컸다. 지난 2021년 4월 애플은 ATT를 자사의 모바일 운영체제 iOS 기반 앱에 적용, 앱이 광고 목적으로 사용자 정보를 추적하려면 사용자의 개별 동의를 사전에 받게끔 했다. 맞춤형 광고의 선두주자이자, 매출 98%를 광고로 버는 메타는 직격탄을 맞았다.

부활은 AI로부터 왔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수년간 AI 인프라에 수십 억 달러를 투자한 성과가 랭킹 및 추천 시스템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AI 기반의 콘텐트 추천 기능 도입 후, 전체 플랫폼 이용 시간이 7% 증가했다”라며 “거의 모든 광고주가 하나 이상의 AI 기반 자동화 광고 제품을 이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회사는 페이스북 월간 활성 이용자(MAU) 30억3000만 명을 달성했고, 릴스(페이스북·인스타그램의 짧은 동영상)는 하루 2000억 회 이상 재생되며 광고 수익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옥 기자


무슨 의미야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금리인상과 불경기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급격히 위축됐다. 메타와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은 대량 감원을 실시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AI에 집중 투자했다. ’비용은 줄이고, AI로 재무장하라’ 전략의 열매를 메타가 가장 먼저 취하고 있다.

첫째는 비용 절감. 이날 메타는 1년 간 직원을 14% 감원해, 현재 7만1469명이라고 밝혔다. 저커버그 CEO는 “대규모 감원을 치렀으니, 2023년의 남은 기간은 직원을 위한 안정성을 확보하고 새로운 AI 기반 도구를 도입해 업무 속도를 높이겠는 데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둘째는 AI 성과. 이날 수잔 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는 데이터를 활용한 광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었기에 ATT 변경으로 큰 영향을 받았으나, 지난 몇 년간 AI 자동화 기술로 의미 있는 개선 작업을 이뤘다”고 덧붙였다.


이걸 알아야


메타는 ‘소셜 기업’에서 ‘테크 기업’이 되려 노력해 왔다. 세계 최대 소셜 플랫폼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보유했지만, 광고·마케팅 기업일 뿐 기술이 약하다는 평을 받았었다. 애플의 하드웨어(아이폰 등), MS의 클라우드(애저), 구글의 AI(딥마인드 등) 같은 무기가 없다는 지적이다.

저커버그 CEO는 그 답을 메타버스에서 찾으려 회사 이름까지 ‘메타’로 바꾸며 전력했으나, 메타버스는 여전히 ‘오지 않은 미래’다. 회사 내 메타버스 기술 담당 부서인 리얼리티랩스는 올 2분기 매출 2억7600만 달러(3500억원)에 손실 37억 달러(4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초 메타는 AI 언어모델 ‘라마’를 다양한 크기(파라미터)의 오픈소스로 공개해 업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거대 AI 언어모델을 자체 개발할 여력이 안 되는 기업들도 라마를 활용해 소형 AI 모델을 만들어 쓸 수 있게 됐다. 자사 AI 모델의 핵심 기술은 공개하지 않는 오픈AI나 구글과는 반대 행보다. 그간 메타버스에 올인 하느라 생성 AI 개발 경쟁에 뒤처진 메타가 ‘판 깨기’로 존재감을 드러낸 것.

앞서 2023년을 '효율성의 해'로 선포했던 저커버그 CEO는 이날 “효율을 높이는 목표는 두 가지인데, 더욱 강력한 기술 기업이 되는 것과 재무성과를 개선해 공격적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AFP=연합뉴스.


AI로 돈 버는 건 누구


시장의 관심은 빅테크 중 누가 AI로 돈을 버느냐다. 지난 25일(현지시간) MS와 구글 모두 시장의 전망을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직후 알파벳(구글 모회사) 주가는 오르고 MS 주가는 하락했다. 검색에 AI를 결합하는 구글은 당장의 광고 성과를 예고했지만, 클라우드에 AI를 붙이는 MS는 “본격적인 수익은 2024년 회계연도 하반기”라고 전망했기 때문.

이날 저커버그 CEO는 “우리가 올라탄 흐름은 단기적으로는 AI, 장기적으로는 메타버스”라며, 메타버스를 포기하지 않더라도 당분간은 AI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지난 18일 MS와 메타는 메타의 AI 모델 ‘라마2’를 MS의 클라우드인 애저 고객들이 쓸 수 있게 하는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MS는 클라우드 고객에게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메타는 라마2의 상업적 저변을 넓힐 것이라는 목표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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