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서울 땅값 다 떨어질 때, 되레 오른 7곳 공통점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올 상반기 서울 땅값이 하락했지만,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등 7곳은 올랐다. 주택시장과 같은 지역별 차별화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상반기 서울 땅값(-0.01%)은 10년6개월 만에 내렸다. 성북구(-0.64%)를 비롯해 18개 구가 하락했고, 나머지 7개 구는 올랐다. 땅값이 오른 지역은 모두 대형 개발 호재를 갖춘 곳이다. 특히 주거·상업용지를 중심으로 땅값이 상승했다. 이랑 국토부 부동산평가과장은 “집값이 내려가도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의 땅값은 오르기도 한다”며 “특히 재개발·재건축, 용적률 상향 등에 대한 기대감이 땅값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강남권의 상승세가 뚜렷했다. 강남구(0.78%)의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서초·송파구도 0.16%씩 올랐다. 강남구에선 압구정·개포·청담동 일대에서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이다. 현대차 신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와 영동대로 복합개발, 수서역세권 개발 등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성동구(0.27%)는 성수동 성수전략정비구역 내 초고층 재개발, 동작구(0.27%)는 흑석·노량진 뉴타운 개발이 땅값 상승의 주 원인이었다.
용산구(0.18%)와 강동구(0.04%)도 땅값이 올랐다. 용산의 경우 유엔군사령부(유엔사) 부지와 국제업무지구 조성, 한남뉴타운 개발 등 굵직한 호재가 땅값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강동구는 천호뉴타운 사업,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올림픽파크 포레온) 등이 반영됐다.
이들 지역의 공통점은 ‘정부와 서울시의 힘’이 컸다는 점이다. 정부가 대형 국책사업(용산 등)을 진행하거나, 서울시가 추진 중인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에 영향을 받는 지역 땅값이 집중적으로 올랐다.
‘그레이트 한강’은 한강의 수변 공간 곳곳에 랜드마크(도시를 상징하는 건축물)를 만들어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사업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2007년 발표했던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발전시킨 내용이다. 실제 땅값이 오른 7개 구는 모두 한강과 맞닿은 지역이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서울 땅값이 오를 것으로 본다.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면서 지난해 11월부터 하락세를 이어가던 서울 땅값이 지난 5월부터 2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어서다. 거래량도 반등세다. 상반기 서울 토지 거래량은 약 8만3180필지로, 지난해 하반기(6만7474필지)보다 23.3% 늘었다. 다만 ‘땅값 차별화’는 계속될 전망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강남 등 핵심지역의 토지는 ‘희소재’에 가깝다”며 “개발 수요가 있어도 땅이 부족하고, 그마저도 비싸게 나오는 만큼 토지 가격이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 36.5%가 땅 주인=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토지 보유자 수는 1877만명으로, 1년 전(1851만명)보다 1.5%(26만명) 늘었다. 전체 주민등록인구 5144명 중 36.5%로, 국민 3명 중 1명꼴이다.
연령별로 60대가 29.9%로 가장 많았고 50대(22.1%), 70대(19.5%) 순이었다. 50∼70대가 71.5%를 차지하는 셈이다. 가구별로 보면 국내 전체 2371만 가구 중 62%인 1470만 가구가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 말(1449만 가구)보다 1.4%(21만 가구) 늘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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