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에 '아동학대' 협박은 기본... "학부모 악성민원 대책 시급"
[충북인뉴스 최현주]
▲ 전교조 충북지부는 27일 충북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권침해 사례를 공개하고 교육활동 보장을 위한 대책을 요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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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충북지부는 27일 충북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초 교사 사망사건)은 법과 제도의 부재로 인한 비극적 참사라며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충북교육청은 정당한 교육활동 보장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말했다.
이들이 도교육청에 요구한 대책은 ▲교육활동 침해로부터 교사보호 ▲아동학대 사안 처리과정에서 교권보호를 위한 법안 개정 ▲교사의 생활지도권 보장을 위한 지원구조 마련 등 3가지 영역으로 세부적인 대책은 총 17가지다. 이중 13가지는 전교조본부, 4가지는 충북지부의 요구안이다(아래 표 참조, 충북 요구안은 분홍색으로 표시).
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단편적인 처방으로 넘어가려 한다면 불행은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충북의 교사들이 제공한 악성민원 사례 21가지가 공개됐다.
#사례 1.
밤 열시에 술 마시고 전화해서 오늘 왜 조퇴했냐고 화를 냅니다. 솔직하게 병원에 갔다고 하니까 왜 솔직하게 말하냐고 화를 냈습니다. 거짓말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하니 이번에는 왜 차분하냐고 소리 지르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사례 2.
교사의 정당한 교육 활동으로 인해 본인의 자녀가 학교생활이 힘들다고 했다며 사과하지 않으면 아동학대로 신고한다고 하였습니다. 정당한 교육적 행위에 관해서는 사과할 수 없다고 했더니 결국 아동학대로 신고했고 한 달 동안 각종 조사 등으로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결론은 무혐의였습니다.
#사례 3.
학부모의 민원을 받았을 때 학교로부터 특별한 지원을 받지 못했으며 담임 선에서 알아서 해결하라는 압박만 돌아왔습니다. 학부모의 지나친 민원도 문제지만 학급의 일은 담임이 알아서 해결하도록 방치하는 학교와 교육청도 문제입니다.
#사례 4.
2년 전 무단 지각한 학생의 학부모가 학생부의 지각을 지워달라고 하면서 안 그러면 지각했을 때 교사가 본인 자녀에게 내일은 일찍 오라고 말했던 것을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고 협박했습니다.
#사례 5.
교칙 위반으로 인한 교육활동 안내하면 아동학대라고 학부모가 고소하겠다고 협박합니다.
유하나 전교조 충북지부 유치원위원장은 "악성민원 사례는 오늘 다 이야기를 못할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남아있는 것은 아직 저를 신뢰하는 학부모와 아이들, 실낱같이 남아있는 교사로서의 사명감 때문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예비살인자라는 꼬리표가 아니라 위축되지 않고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는 권리, 학부모 요구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교조는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전국 유·초·중·고·특수학교 교사 1만4450명을 대상으로 재발방지 대책 의견을 묻는 조사를 진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교사들은 학부모 갑질과 악성민원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한 대책으로 '교권침해 사안 교육감 고발 의무 법제화 등 가해자 처벌 강화'(63.9%)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는 ▲학부모 인식 제고와 교육 및 서약서 등의 확인 절차(45.9%) ▲관리자가 직접 민원에 대응하는 방안(45.6%) △개인 연락처를 통한 괴롭힘 방지 제도(28.3%) ▲학교 전화 갑질 경고 컬러링과 녹음 가능 전화기 교체(23.2%)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사건의 재발 방지와 교권 보장을 위해서는 교사들의 89.2%가 '관련 법 개정을 통한 정당한 교육활동의 아동학대 처벌 방지'가 우선돼야 한다고 답했다. 다음으로는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및 교육부 고시에 교사의 생활지도권 구체적 명시(66.2%) ▲교육활동 침해학생 지도시스템 및 지원인력 배치(43.4%) 순이었다.
이외에도 교사의 사회적·정서적 소진 예방과 치유를 위한 과제로 상당수 교사들이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수업시간, 초과 근무 감축'(73.4%)과 '가정과 학부모의 책임 경계를 명시하는 제도적 근거'(72.4%)를 선택했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지금 대한민국 교육체제는 일상적인 경쟁교육시스템에 노출되어 공동체 해체의 길로 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교사와 학생들은 공교육 최일선에 무방비 상태로 내몰리고 있다"며 "교육의 본질 회복을 위한 진지한 고민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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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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