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콜]삼성, AI 메모리 로드맵 제시…"HBM 기술·캐파 업계 선도"(종합)
낸드플래시·레거시 제품 중심 감산 강화
"HBM4서 두께 한계 극복 기술 선보일 것"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시대 늘어나는 고용량·고성능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며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신기술 개발 로드맵을 구체화했다.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저지연성와이드I/O(LLW) 등 다양한 D램 제품 출시를 예고했다. D램보다 재고 소진이 부진한 낸드플래시와 저가 제품 중심으로 감산을 진행하면서 고부가 제품 중심 포트폴리오를 꾸려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27일 2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날 컨콜에선 반도체 업계 안팎에서 관심도가 높은 AI 메모리 사업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삼성전자도 통상 진행하던 답변 수준보다 긴 시간을 할애하며 자사의 기술력과 제품 출시 계획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AI 메모리 수요가 실적 개선 핵심 열쇠로 떠오른 상황에서 관련 대응에 힘쓴 것이다.
HBM 기술·캐파 업계 선도…"내년 캐파는 올해 두 배"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최근 생성형 AI 성장으로 대규모 데이터 처리를 지원하는 고성능 메모리, 특히 HBM 수요가 빠르게 늘 것"이라며 "특히 올해와 내년 가파른 수요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성장세에 맞춰 HBM 사업을 확대 중"이라며 "HBM2, HBM2E에 이어 다음 세대인 HBM3 16기가바이트(GB)와 24GB 제품을 주요 AI 시스템온칩(SoC) 및 클라우드 업체에 출하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HBM3 후속작인 HBM3P는 24GB 중심으로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HBM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현재 독자 개발한 TC-NCF(논컨덕티브필름) 방식을 HBM3에 적용, 품질과 양산성을 높여 출하 중이다. HBM 제품 특성상 나타날 수 있는 칩 휘어짐 문제도 NCF 소재를 통해 개선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HBM 6세대 제품으로 향후 나올 HBM4 제품에선 여러 개 D램을 쌓아 만드는 방식이다 보니 생길 수 있는 두께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칩 사이 공간을 없애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HBM 시장 공략을 위한 생산능력(캐파) 확대도 필수다. 김 부사장은 "업계 최고의 캐파를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전년 대비 2배 수준인 10억Gb 중반 넘어서는 고객 수요를 확보했다"며 "하반기 추가 수주에 대비해 생산성 향상 통한 공급 확대를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래 급증하는 수요에 맞춰 공급 능력을 지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라며 "내년 HBM 캐파는 증설 투자 통해 올해 대비 최소 두 배 이상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HBM 말고도 'AI 대응 무기' 많다…D램 출사표 여럿 제시
삼성전자는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는 또 다른 무기로 DDR5 D램을 제시했다. 고성능 컴퓨팅을 지원하기 위해 선단 공정 기반의 32Gb DDR5 D램을 연내 출시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12나노급 16Gb DDR5 제품을 5월 선보인 데 이어 연달아 고성능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그래픽용 DDR 제품으로 최근 선보인 GDDR7 D램 제품 역시 AI 시대 대응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생성형 AI에서 온디바이스 AI로 넘어가는 시장 흐름 역시 먹거리를 늘릴 기회다. 김 부사장은 "생성형 AI가 서버 기반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효율성, 보안 이유로 AI를 기기 자체에서 구현하는 온디바이스 AI 기술이 확대하고 있다"며 "온디바이스 AI에 특화된 LLW D램을 개발 중"이라고 했다. 또 "LLW는 저전력 특성과 함께 기존 LPDDR 대비 고대역폭이라 기기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다"며 "2024년 말 양산이 목표"라고 예고했다.
AI 데이터센터용으로 메모리와 로직을 결합한 D램도 개발 중이다. 김 부사장은 "(해당 D램이) S램보다 경제적이고 더 큰 용량을 구현할 수 있다"며 "주요 중앙처리장치(CPU) 고객과의 협업으로 제품 상세 스펙 정의를 마쳤으며 이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려 한다"고 짚었다. 여기에 모바일에 주로 쓰이는 저전력 DDR(LPDDR)을 기반으로 한 모듈 'LPCAM'을 내년 상반기 양산한다. 스토리지 분야에선 고용량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초 트리플레벨셀(TLC) 기반 64테라바이트(TB) 서버 SSD를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경쟁사 도용·침해 심각한 수준"
PC, 모바일과 함께 3대 응용처로 떠오른 차량용 반도체 시장 공략을 위해선 신뢰도와 안정성 높인 제품을 선보이는 데 주력한다. 최근엔 차량용 메모리 제품 소비 전력을 개선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2030년 초 PC 응용처보다 더 큰 사업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사업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한 지 8년 동안 공급 이슈 없이 주요 고객과 신뢰를 쌓은 결과 현재 메이저 티어원 OEM 업체에 모두 진입했다"며 "앞으로도 차량용 시장에서 리더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낸드와 레거시(구형) 메모리 제품은 감산 효과를 높인다. 앞으로 D램과 낸드 모두 추가 생산 조정을 하지만 특히 낸드 위주의 생산량 하향 조정 폭이 클 것이라는 게 삼성전자 설명이다. 김 부사장은 이 경우 "하반기 재고 조정이 진전된 PC, 모바일 위주로 수요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공급 측면에서도 감산 폭 확대로 하반기 중 일부 시장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D램은 실리콘관통전극(TSV), 하이-K메탈게이트(HKMG) 등 특수 공정이 적용된 제품은 수요 증가가 예상돼 다른 제품에 선행하는 가격 반등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컨콜에서 프리미엄 TV 먹거리 확대를 위해 83인치, 77인치 등 초대형 올레드(OLED) TV를 출시하겠다고 예고했다. 함께 컨콜을 진행한 삼성디스플레이는 확장현실(XR) 사업 확대를 위해 미국 마이크로디스플레이 기업 '이매진'을 인수했다며 향후 협력을 늘려 혁신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예고했다. 경쟁 업체인 중국 BOE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진행 중인 것과 관련해선 자사 지적 자산 도용과 침해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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