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의 팝 전설 시네이드 오코너 사망, 향년 56세

이현파 2023. 7. 2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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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일랜드의 가수이자 페미니스트, 사회 운동가인 시네이드 오코너가 지난 7월 26일(현지 시간) 세상을 떠났다.

시네이드 오코너는 아일랜드를 상징하는 여성 싱어송라이터 중 한 사람이다.

레오 바라드카 아일랜드 부총리는 "시네이드 오코너의 음악은 전 세계에서 사랑받았고, 누구와도 비할 수 없는 재능이었다"라는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시네이드 오코너는 비극의 시간도 아름다운 노래로 피워낸 아티스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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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보다 저항을 택했던, 역사적인 여성 가수

[이현파 기자]

 아일랜드 가수 시네이드 오코너가 1998년 7월 18일 스위스 베른에서 열린 야외 '구르텐 페스티벌(Gurtenfestival)' 콘서트에서 공연하는 모습. 오코너가 5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가수의 가족이 2023년 7월 26일 발표했다.
ⓒ EPA/연합뉴스
 
아일랜드의 가수이자 페미니스트, 사회 운동가인 시네이드 오코너가 지난 7월 26일(현지 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56세. 시네이드 오코너의 가족은 공식 성명을 통해 시네이드 오코너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 현재까지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시네이드 오코너는 아일랜드를 상징하는 여성 싱어송라이터 중 한 사람이다. 1987년 발표한 데뷔 앨범 < The Lion and the Cobra >로 음악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1990년 발표한 2집 < I Do Want What I Haven't Got >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특히 이 앨범에 실린 'Nothing Compares 2 U'는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를 차지하며 오코너 최고의 히트곡이 되었고, 1990년 최고의 히트곡이 되었다. 이 곡은 프린스의 곡을 리메이크한 것이지만, 오코너가 리메이크한 버전이 원곡을 초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이듬해 그래미 어워드에서도 최우수 얼터너티브 음악 퍼포먼스상을 수상했다. 상업적이라는 이유로 시상식을 보이콧했음에도 얻은 성과였다. 페미니스트를 자처한 오코너는 여성의 성적 상품화를 반대하며 삭발을 고수했는데, 이 스타일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그는 새로운 여성 뮤지션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었다.

교황의 사진을 찢고 외친 한마디
 
▲ Sinead O'Connor - Nothing Compares 2 U (Official Music Video) [HD] ⓒ Sinead O'Connor

시네이드 오코너는 많은 명곡을 만들었지만 'Nothing Compares 2 U'만한 히트곡을 다시 만들지는 못 했다. 그는 음악 외적인 행보로 더욱 주목받은 운동가이기도 했다. 2021년 자신의 회고록에서 그는 "나는 저항하는 가수"이며 "유명해지고 싶은 욕망은 없다"고 선언했다. 그의 말대로, 오코너는 평생 저항하는 가수였다. 1992년 미국 NBC의 < SNL(새러데이 나잇 라이브) >에 출연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사진을 찢고 "진짜 적과 싸우자"고 외쳤던 일화는 특히 널리 알려져 있다.

오랫동안 성직자들의 아동 성 착취를 묵인한 가톨릭 교회에 대한 항의의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퍼포먼스에 담긴 메시지와 별개로 이 퍼포먼스는 거대한 논란에 휩싸였고, 오코너는 NBC 영구 출연 금지 명단에 올랐다. 2013년에는 마일리 사이러스의 성적인 퍼포먼스를 비판하며 후배 가수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시네이드 오코너의 삶에는 비극이 가득했다.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과 어머니의 학대를 겪었고, 이후 양극성 장애와 복합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경계선 성격 장애 등으로 치료받았다. 은퇴를 선언했다가 번복하고 다시 음악을 발표하기도 했고, 자살 시도나 실종 등의 소동도 이어졌다. 2022년 17살 아들 셰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그에게 가장 큰 고통으로 다가왔다. 지난 7월 17일에는 "아들이 세상을 떠난 이후 나는 좀비처럼 살고 있다. 아들은 내 삶의 사랑이었고, 내 삶의 등불이었다"라는 글을 SNS에 게시하며 슬픔을 드러내기도 했다.

레오 바라드카 아일랜드 부총리는 "시네이드 오코너의 음악은 전 세계에서 사랑받았고, 누구와도 비할 수 없는 재능이었다"라는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R.E.M의 마이클 스타이프, 스톤 로지스의 이안 브라운, 스매싱 펌킨스의 빌리 코건, 가수 브라이언 아담스 등 많은 동료 아티스트들 역시 오코너에 대한 추모의 메시지를 보내며 그의 재능을 예찬했다.

시네이드 오코너는 비극의 시간도 아름다운 노래로 피워낸 아티스트였다. 특유의 삭발 머리, 몽환적인 음색, 굴곡이 가득했던 인생사, 그리고 사회 운동가로서의 반골 기질까지, 그 모든 것이 팝의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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