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비’속 드러난 샤넬의 우정
마음속 한쪽에 남아있는 바비 인형에 대한 로망, 영화 〈바비(Barbie)〉의 개봉 소식에 어린 시절 인형 놀이에 대한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그 시절 인형 놀이의 룰은 단순합니다. 재미의 핵심은 화려한 스타일링에 있었고, 이야기는 바비의 옷을 갈아 입히며 흘러갑니다. ‘켄’과 ‘바비’의 사랑과 우정을 담은 로맨스 코미디를 꿈꾸거나, 모험을 떠나는 어드벤처 물을 만들기도 했죠.
핑크빛으로 물든 세상, 영화 〈바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도 패션 스타일링에 있습니다. 마고 로비가 인터뷰에서 언급하길 ‘풀 착’을 사랑하는 바비의 캐릭터는 모든 상황에서 옷을 갈아입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샤넬이 나섰습니다. 영화의 완벽한 연출을 위해 의상을 전격 지원했거든요.
“저도 영화에서 멋진 샤넬 의상을 몇 가지 입게 되었죠. 영화 속에서 샤넬을 자주 발견하게 될 거예요. 바비들은 샤넬을 좋아하거든요. 항상 모든 액세서리를 구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게 바비의 사고방식이에요. 모자나 리본, 이어링, 주얼리가 항상 있어야 돼요. 정말 인형의 액세서리처럼 커다란 네크리스와 이어링이 등장해요. 모자는 절대 햇볕을 가리는 용도가 아니고요. 마찬가지로 가방, 신발도 그저 또 다른 액세서리일 뿐이에요. 정말 재미있었어요.”
샤넬과 바비의 인연은 아주 긴밀하고 특별합니다. 먼저 하우스의 앰배서더인 마고 로비가 영화 바비를 제작하고 직접 주연을 맡았고, 〈바비〉의 의상 감독을 맡은 패션 디자이너 재클린 듀런은 이미 샤넬 하우스의 오랜 친구로 이미 영화 〈어톤먼트〉, 〈안나 카레니나〉의 작업으로 샤넬과 호흡을 맞췄다는 것이죠. 그리고 가장 하이라이트는 마지막으로 칼 라거펠트가 1995년에 디자인했던 ‘샤넬 바비 컬렉션’이 존재한다는 것! 이 둘의 예사롭지 않은 인연도 주목 할 포인트죠.
말 그대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풀 착’을 사랑하는 바비를 위해, 영화 속에는 총 다섯 가지의 핑크빛 샤넬 룩이 등장합니다.
재클린 듀런은 버니지 비아르가 디자인한 레디-투-웨어, 코코 비치, 코코 네쥬 컬렉션에서 가장 ‘바비스러운 룩’을 골라냈습니다. 특히 칼 라거펠트의 ‘샤넬 바비 컬렉션’에서 당시 슈퍼모델 클라우디아 쉬퍼가 입었던 핑크 트위드 수트가 영화를 위해 재현되기도 했죠.
샤넬이 영화 예술을 향한 각별한 애정과 그들의 프렌즈들을 서포트하는 모습은 재클린 듀런과의 인터뷰에서 잘 드러납니다. 인터뷰를 통해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만나보세요. 알고 보면 더 흥미로운 영화 '바비'가 될 거예요.
Q : <바비> 영화 의상의 크리에이티브 콘셉트가 흥미롭다.
</바비> 영화 속 바비 의상을 해석하는 데 있어 크게 두 가지 아이디어가 있었다. 가장 중요한 바비 의상 콘셉트는 바비는 무얼 하던 언제나 완벽하게 어울리는 의상을 입는다는 것이다. 즉, 바비가 하는 일이 바뀔 때마다 옷을 갈아입는다는 의미다. 두 번째는 1959년부터 마텔에서 만들어 온 바비 옷장의 역사를 참고하고 싶었다. 특히, 영화 초반에 마고 로비가 최초의 바비 의상인 1959년에 제작된 블랙 앤 화이트 수영복을 입고 나오는 장면이 나오니 더욱 의미가 통했다. 그래서 1959년부터 2023년까지 여려 시대의 바비 패션을 공부했다.
Q : 샤넬과의 협업은 매우 적절했다.
영화 속 샤넬 의상은 바비의 옷장에 특별한 무언가를 선사한다. 놀랍게도 샤넬에서 영화를 위해 칼 라거펠트가 1995년에 디자인한 핑크 수트를 재현해주었다. 또 완벽한 수트를 만들어 줬을 뿐만 아니라 모자와 가방, 신발까지 룩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보내줘 정말 기뻤다. 영화 속 베스트 룩 중 하나로 마고 로비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샤넬을 착용하고 있는 장면을 꼽을 수 있다. 완벽한 핑크 드레스에 이어링, 네크리스, 백, 슈즈 등 모든 액세서리를 착용한 장면인데, 정말 멋진 순간이다.
영화에는 마고가 스키복이 필요한 장면이 등장하는데, 바비를 위해 이 장면도 패셔너블하게 연출하고 싶었고, 샤넬의 코코네쥬 컬렉션에 멋진 의상이 있다는 것을 떠올렸다. 문제는 켄을 위한 커플 의상이 필요했는데, 샤넬은 남성복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미 바비를 위한 샤넬 스키복과 고글은 그 장면에 완벽하게 어울렸기 때문에 샤넬에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자 문제는 정말 '쿨'하게 해결됐다. 샤넬에서 켄의 스키복을 만들어 준 것!
Q : 가장 설레였던 순간.
파리의 샤넬 소장품 아카이브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당시 그곳에 전시된 모든 의상과 액세서리를 살펴보면서 마고 로비에게 어울릴 만한 옷을 고를 수 있었다. 칼 라거펠트가 1995년에 바비 컬렉션을 디자인한 사실을 알게 되었고, 영화에 이를 등장시키고 싶었다. 그래서 마고에게 어울릴 만한 의상 몇 가지를 가져왔고, 그중 하나가 정말 잘 어울려서 영화에 등장했다. 칼 라거펠트가 해석한 바비 컬렉션에서 클라우디아 쉬퍼가 입었던 수트가 그것이다. 얼마나 멋진 일인가.
Q : 샤넬의 영화 예술에 지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또 다른 에피소드가 있나.
영화 〈어톤먼트〉에서 〈바비〉에 이르기까지 요건이 다른 여러 영화에서 샤넬과 여러 차례 작업해 왔지만, 샤넬 팀은 한결같이 언제나 작품과 영화에서 원하는 바를 우선시하고, 최선을 다해 지원해 주고 있다. 간접 광고에 개의치 않고, 샤넬의 리소스로 영화의 비전을 지원해 주려고 한다. 이러한 협업 중 하나가 〈안나 카레니나〉였는데, 주연인 안나 카레니나를 맡은 키아라 나이틀리가 액세서리로 진짜 다이아몬드를 고를 수 있도록 샤넬에서 제작진에게 다이아몬드를 트레이째로 대여했다. 실제 보석을 액세서리로 사용할 수 있어 너무나 흥분되었고, 영화에서 연출하고자 했던 상류 사회의 이미지를 현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활짝 웃는 미소로 분위기를 사로잡는 배우 마고 로비가 제작하고 직접 주연을 맡은 영화 〈바비(Barbie)〉는 탄탄한 라인업을 자랑합니다. 바비 역에는 마고 로비, 켄 역에는 라이언 고슬링이 함께하고, 감독은 오스카상 후보에 오른 그레타 거윅이 맡았습니다. 각본은 그레타 거윅과 함께 노아 바움백이 마텔의 장난감 바비의 긴 이야기들을 직접 연구하며 구상했죠. 사운드 트랙 리스트도 어마어마합니다. 오스카상 수상자인 마크 론슨이 곡으로 참여했고 리조, 두아리파, 니키 미나즈 & 아이스 스파이스, 도미닉 파이크, 더 키드 라로이, 칼리드, 피프티피프티 등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아티스트들이 이름을 올렸거든요. 바비랜드의 일상을 그리는 영화는 7월 19일부터 절찬 상영 중! 알고보면 더 재밌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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