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모를 고통 고백→환히 웃었다… “멋진 시즌 보내겠다” EPL 9년 차 손흥민 다짐

김희웅 2023. 7. 2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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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글로벌지식협력단지에서 진행된 소아암 응원행사 AIA생명 '손별모아 위시' 사회공헌 캠페인에 참석해 어린이들에게 인서를 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7.04/
손흥민.(사진=게티이미지)
지난 16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페루의 경기가 끝난 뒤 대표팀 손흥민이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픔을 이겨낸 손흥민(31·토트넘)이 환히 웃으며 비상을 다짐했다. 

손흥민은 27일(한국시간) 인스타그램에 “호주, 싱가포르 태국 프리시즌 동안 많은 응원과 사랑에 정말 감사드린다. 런던에 이제 복귀해서 남은 시간 동안 잘 준비해서 멋진 시즌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적었다. 

토트넘은 26일 싱가포르 국제스타디움에서 열린 라이언 시티(싱가포르)와 프리시즌 친선 경기에서 5-1로 대승했다. 토트넘은 지난 18일 호주 퍼스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 2-3으로 졌고, 닷새 뒤 태국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레스터 시티와 경기는 폭우로 취소됐다. 라이언 시티를 누르고 프리시즌 첫 승을 챙긴 것이다. 

손흥민은 라이언 시티를 상대로 선발 출격해 45분간 피치를 누볐다. 손흥민은 전반 26분 해리 케인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오프사이드로 무효 처리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적으로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인 손흥민은 새 시즌 기대감을 키웠다. 영국으로 돌아가는 손흥민은 프리시즌 투어를 기분좋게 마치고 새 시즌 반등을 예고했다.
손흥민.(사진=게티이미지)
최근 손흥민은 스포츠 탈장 소식을 고백했다. 영국 풋볼 런던에 따르면, 손흥민은 “정말 힘든 (지난) 시즌이었다. 나는 항상 고통을 숨기는 타입이라 수술했다는 것이 공식적으로 나오길 원하지 않았다”면서도 “(이제는) 새로운 사람이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손흥민은 예년과 달랐다. 시즌 초반 겪은 부진을 좀체 벗어나지 못했다. 정상 궤도에 오를 때쯤 안와 골절까지 당했다. 안면 보호 마스크를 쓰고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나서며 강행군을 소화했다. 이후 소속팀에 복귀해서도 들쭉날쭉한 퍼포먼스를 보였다. 

현지에서는 비판의 대상이 됐다. 토트넘의 부진과 맞물려 손흥민도 제 몫을 하지 못한 탓이다. 더욱이 2021~22시즌 23골을 몰아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을 차지한 터라 여느 선수보다 자주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지난 시즌은 매 순간 고통스러웠다. (스포츠 탈장이) 운동하지 않을 때는 괜찮았는데, 경기장에서 턴 동작, 달리고 멈췄을 때, 슈팅할 때 등 모든 것에 영향을 미쳤다. 정말 괴로웠다. 결국 시즌이 끝난 뒤 수술하기로 했고, 가장 좋은 결정이었다”고 털어놨다. 
손흥민이 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글로벌지식협력단지에서 진행된 소아암 응원행사 AIA생명 '손별모아 위시' 사회공헌 캠페인에 참석해 포토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7.04/

지난 9일 브라이턴전 '손흥민 존'에서 멋진 감아차기로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100호골을 터뜨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손흥민. 게티이미지
손흥민의 스포츠 탈장 소식은 지난달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손흥민의 A매치 결장 이유를 밝히면서 알려졌다. 스포츠 탈장을 겪은 손흥민은 언론, 팬들의 부진하다는 지적에도 그저 팀을 위해 참고 뛰었다. 

그는 “매 순간이 팀에 어려운 순간처럼 느껴졌다. 나는 선수들과 스태프 등 모든 이들을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며 “분명한 건 힘든 순간에 선수들과 팬들이 실망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고통을 참고 있었다. 모두 내 결정”이라고 했다. 

토트넘도 예년보다 저조한 시즌을 보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시즌 중 지휘봉을 내려놨고,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끈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코치도 얼마 지나지 않아 경질됐다. 콘테 감독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까지 이뤘던 토트넘은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결국 올 시즌에는 어떤 유럽대항전에도 나서지 못한다. 

유독 힘든 시즌을 보낸 손흥민이지만, 콘테 감독에게는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나는 콘테 감독과 함께 잘했다. 그 전 시즌은 환상적이었다. 그와 함께 골든 부트를 수상했다. 그에 관한 나쁜 말은 할 수 없다. 그와 함께 일했다는 것에 감사하다. 분명히 끝은 이상적이지 않았고, 우리가 원했던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인간적으로 많이 배웠고, 더 열정적인 사람이 되는 법 등 많은 것을 배웠다”고 인사를 전했다. 
손흥민이 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글로벌지식협력단지에서 진행된 소아암 응원행사 AIA생명 '손별모아 위시' 사회공헌 캠페인에 참석해 어린이들과 함께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7.04/
손흥민과 해리 케인.(사진=게티이미지)
손흥민과 해리 케인.(사진=게티이미지)
손흥민은 밝은 미래를 약속했다. 어느덧 EPL 9년 차가 된 그는 제법 자신감도 넘쳤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은 모두가 아는 쏘니(손흥민의 애칭)가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여섯 시즌 연속 일관된 경기력을 보인 것은 단순 운이 아니”라며 “올 시즌에는 모두가 아는 쏘니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손흥민은 새 사령탑인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공격 축구에서 중심이 될 수 있다. 파트너인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과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토트넘과 계약이 1년 남은 케인은 이적 의지가 강하다. 동행을 고수하던 토트넘도 케인 매각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혼의 파트너였던 케인이 떠난다면, 손흥민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진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믿는다. 그는 “손흥민은 진정한 리더십의 자질을 보여주는 선수다. 그는 모든 그룹에 섞여 있다. 단순히 인기가 많아서 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는 오랜 기간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사람치고 정말 잘하고 있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엄청난 존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토트넘에서만 9년을 보낸 손흥민이 새 시즌 완장을 달고 피치를 누빌 수 있다고 전망한다. 캡틴이었던 수문장 위고 요리스가 토트넘과 결별이 유력하며 부주장인 케인도 뮌헨 이적 가능성이 큰 탓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급격히 바뀌는 팀 안에서 손흥민이 리더 역할을 해주리라는 뉘앙스였다. 
손흥민은 12일 열린 노팅엄 포레스트와 EPL 27라운드 홈경기에서 통산 99번째 득점을 기록했다. 그는 오는 19일 사우샘프턴을 상대로 100호 골에 도전한다.(사진=연합뉴스 로이터)

손흥민.(사진=게티이미지)
EPL 99호 골을 기록한 손흥민.(사진=게티이미지)
손흥민은 “작년에 비해 진짜 모든 게 바뀌었다. 아직 미래가 밝다고 말하기 이르지만,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그게 프리시즌의 목표다. 우리는 아주 잘 준비하고 있으며 예전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경기를 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지난 시즌 부진의 이유로 손흥민 활용법이 자주 지적됐다. 이반 페리시치와 호흡이 어긋나며 손흥민에게도 이전보다 기회가 많지 않았다는 평이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 휘하에서의 손흥민은 확실히 지난 시즌보다 날카로웠다는 호평이 나왔다. 라이언 시티를 상대로 골망을 가르진 못 했지만, 한 차례 ‘손흥민 존’에서 위협적인 감아차기를 선보이는 등 날카로운 발끝을 자랑했다. 

런던으로 돌아간 토트넘은 내달 6일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와 친선전을 치른다. 사흘 뒤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가 FC바르셀로나와 격돌한다. 8월 13일에는 브렌트퍼드와 2023~24시즌 EPL 개막전에 임한다. 국내 팬들은 손흥민과 새 시즌을 앞두고 이적한 센터백 김지수의 맞대결을 고대하고 있다. 

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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