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첩 반상' 이어 병사 성희롱∙폭행까지…백마회관서 벌어진 일
경기 고양시에 있는 육군 복지시설 백마회관의 관리관(상사급)이 병사들에게 폭행·폭언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27일 제기됐다.
육군 제9보병사단 지휘부가 백마회관에서 '16첩 반상'을 대접받았다는 주장이 지난 26일 나온 데 이어 또 다시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군인권센터(이하 센터)는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8월 부임한 관리관이 회관 관리병을 폭행하고 괴롭혀왔다는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센터에 따르면 관리관은 회관병이 가끔 말을 더듬자 "제대로 말해야 알아 처먹을 것 아니냐"고 호통을 치면서 "저놈 말 더듬는 것을 빨리 고쳐야 하는데"라는 핀잔을 줬다.
식사 중 고추를 집어 들고 회관병의 이름을 언급하며 성희롱하거나, 회관병이 다리를 다쳐 밥을 먹으러 오지 못하자 "왜 오지 않느냐"고 20분간 윽박지르기도 했다.
관리관이 회관에 있던 도끼 모양의 플라스틱 장난감이 망가질 때까지 회관병을 때리고, 플라스틱 파슬리 통으로 회관병의 머리를 때렸다고도 센터는 주장했다.
회관 영업이 끝난 후 관리관이 회관병을 생활관으로 복귀시킬 때 차에 태우면서 자리가 모자란다는 이유로 트렁크에 앉게 한 적도 있다고 한다.
임태훈 센터 소장은 "이때 관리관이 장난을 친답시고 일부러 과속방지턱이나 가파른 오르막을 빠르게 달려 트렁크에 탄 사람을 괴롭히고 도로 돌출부를 찾아가며 밟고 먼 길을 돌아갔다"고 말했다.
9사단 지휘부와 마찬가지로 관리관도 백마회관에서 사적인 모임을 하면서 메뉴판에 없는 음식을 주문하며 특혜를 누렸다는 의혹도 나왔다.
센터는 "관리관이 지난 5월 근무 시간에 가족과 지인을 불러 VIP실에서 고기를 먹고 자신의 아들 생일에는 수제 티라미수를 만들어오라고 시켰다"고 밝혔다.
격무를 호소하는 회관병에게는 "사람이 없으면 네가 일을 더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
센터는 지난 26일 백마회관의 회관병 편제가 2명이지만 총 10명이 근무하고, 이 중 2명은 과로로 슬개골연골연화증 등에 걸렸다고 전한 바 있다.
임 소장은 "즉시 관리관과 회관병을 분리하고 엄정히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육군은 27일 "이날 추가로 제기된 사항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 후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백마회관은 이날 이틀째 영업을 중단했고 육군은 이날부터 현장점검에 나섰다.
육군은 "육군 본부 차원에서 우선으로 실태확인팀을 편성해 이날부터 각급 부대에서 운영하는 모든 복지회관에 대해 회관관리병 등 운영인력의 애로·건의 사항을 수렴하는 등 운영적인 분야에 중점을 두고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부대의 경우 육본 감찰 인력으로 구성된 점검관이 전반적인 복지회관 실태를 확인하고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부분이 있는지 집중 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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