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희 AG 대체 선수 발탁? 내가 롯데 감독이 아니라면 좋겠지만..." [현장:톡]

김지수 기자 2023. 7. 2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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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외야수 윤동희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대체 선수 발탁 가능성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야구인'으로서는 보내고 싶지만 롯데의 사령탑으로서는 후반기 내내 계속 팀에 남아 있었으면 한다는 입장이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10차전에 윤동희를 1번타자 겸 우익수로 배치했다.

윤동희는 프로 2년차를 맞은 올해 60경기 타율 0.308(211타수 65안타) 2홈런 23타점 OPS 0.711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규정타석은 진입하지 못했지만 1년 후배 김민석과 함께 팀 내 세 번째로 많은 안타를 생산해 냈다.

다만 후반기는 페이스가 다소 주춤하다. 26일 게임까지 24타수 5안타 타율 0.208로 전반기 막판 뜨거웠던 타격감이 다소 식은 상태다.

하지만 서튼 감독은 당분간 윤동희를 리드오프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안권수의 부상 이탈 이후 마땅히 1번타자로 나설 야수가 없는 상태에서 윤동희 카드가 현재로서는 최선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서튼 감독은 "팀 타격 사이클이 조금 떨어진 상태인데 롯데에는 전형적인 1번타자가 없다"며 "윤동희가 출루도 잘해주고 있고 올해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타율도 괜찮기 때문에 지금 1번타자로 계속 나서고 있다. 어린 선수답지 않게 선구안도 굉장히 성숙하고 톱타자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고 윤동희를 치켜세웠다.

서튼 감독은 그러면서 윤동희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로 뽑힐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지난 6월 9일 최종 엔트리 24명을 확정했다.

롯데는 투수 박세웅과 나균안이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아시안 게임 대표팀 발탁이 기대됐던 내야수 한동희, 좌완 김진욱은 올 시즌 성적 부진 여파로 부름을 받지 못했다.

박세웅, 나균안만 항저우행 비행기에 오를 것으로 보였지만 윤동희가 극적으로 태극마크를 달 가능성이 생겼다. 키움 히어로즈 간판타자이자 아시안게임 대표팀 핵심 멤버였던 외야수 이정후가 지난 발목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게 되면서 아시안게임 참가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KBO는 올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박세웅을 포함해 KIA 최원준, NC 구창모 등 와일드 카드 3명을 제외하고 만 25세 이하, 프로 데뷔 4년차 이하 선수들로만 선수단을 꾸렸다. 이정후의 대체 선수를 발탁한다면 와일드 카드가 아닌 해당 연령대 및 연차 선수들 중에서 선발해야 한다. 윤동희는 일단 이 조건에 부합하는 선수다. 대표팀에 우타자가 부족한 데다 외야수라는 점에서 선발 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다.

서튼 감독은 윤동희 관련 질문을 받은 뒤 롯데 모자를 벗으면서 "내가 롯데 감독이 아니라면 윤동희가 당연히 국가대표에 뽑혀서 나라를 대표했으면 좋겠다. 어떤 선수든 국가대표가 된다는 건 굉장히 영광스러운 일이다"라고 익살스럽게 대답했다.

하지만 다시 롯데 모자를 쓴 서튼 감독은 "우리가 플레이오프를 향해서 열심히 가야 하기 때문에 윤동희가 팀에 있는 게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2023 KBO 정규시즌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기간에도 중단 없이 정상 진행된다.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선수는 오는 9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3주 가까이 소속팀을 떠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는 현재 40승 42패로 5위 KT 위즈에 0.5경기 차 뒤진 6위에 머무르고 있다. KT와 9위 키움도 4경기 차에 불과해 올해 5강 경쟁은 10개 구단 체제가 시작된 2015 시즌 이후 가장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다른 어느 포지션보다 외야의 뎁스가 얇은 편이다. 올 시즌 팀의 핵심인 윤동희가 후반기 막바지 자리를 비운다면 적지 않은 전력출혈을 각오해야 한다. 서튼 감독의 솔직한 고백에는 이유가 있는 셈이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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