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그만 때려" 아내 카톡…'숨진 57일 아기' 아빠 휴대폰 보니
생후 57일 된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친부가 평소 숨진 아들을 수차례 때린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나왔다.
경찰이 최근 친부 A(28)씨의 휴대전화에서 아내가 A씨의 폭행을 말리는 듯한 카카오톡 메신저 내용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내 B(30)씨는 “애를 자꾸 때리지 말라”며 “그러다 애 잡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B씨는 남편에게 “작년에도 안 좋은 일이 있었는데 또 그런 일이 있으면 안 되지 않느냐”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실제 이 가정에서는 지난해 7월 생후 1개월 아들이 급성 폐렴으로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 아이와 관련된 학대 정황은 나오지 않았다.
A씨는 이달 인천 남동구 자택에서 아들 C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를 받는다.
A씨는 지난 24일 “아이가 구토를 한다”며 119에 신고했고 출동한 소방당국이 C군을 병원에 이송했다. C군은 두개골과 허벅지 골절, 뇌출혈 증상을 보여 치료를 받았으나 지난 25일 낮 12시 48분쯤 숨졌다.
C군은 숨지기 전인 20·23·24일에도 세 차례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20일과 24일에는 119 구급대가, 23일에는 A씨가 아들을 데리고 병원에 갔다.
당시 A씨와 B씨는 “지난 18일부터 아이가 내려놓기만 하면 울고 힘이 없다”거나 “분유를 토하고 경기를 한다”며 119에 신고했다. 지난 20일 구급대원이 출동했을 때는 C군 머리에서 외상이 관찰되기도 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C군 시신을 부검한 뒤 “정밀 감정이 필요하나 머리 부위 손상으로 인해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를 안고 흔든 것밖에 없는데 왜 사망했는지 모르겠다”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전날 A씨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범죄 혐의의 소명 정도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아직 전문가의 의견이 나오지 않았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경찰은 조만간 A씨의 구속영장을 재신청한다는 방침이다.
최서인·손성배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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