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도 기반 '과학 방역'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예방

농식품부, 산란계 농장에 방역 강화·대규모 사육농장에 '자율 차단방역 프로그램' 시범 도입 등

[유창재 기자]

▲ 지난 3월 31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위기 경보가 4월부터 ‘심각’에서 ‘주의’ 단계로 하향 조정되는 가운데 경기도 여주시 관내에서 단 한 건의 AI도 발생하지 않았다. ⓒ 여주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이하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및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위험도에 기반한 과학적 방역'이 실시된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 이하 농식품부)는 27일 국내 가금 산업 및 가금 농장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같은 방역 개선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난 동절기에만해도 국내에서 조류인플루엔자는 가금농장 75건과 야생조류 174건이 발생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3~9월 중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할 경우 '주의' 단계를 발령했으나, 초기 대응 강화를 위해 3~9월 중에도 지역별로 '심각' 단계를 발령할 수 있도록 조류인플루엔자 긴급행동지침(SOP)을 개정한다. 

또한 '위험도 기반 과학적 방역'으로 과거 조류인플루엔자가 다발한 24개 시·군에 대해 검사 주기 단축·점검 등 지역 단위의 방역 강화 조치를 실시하고, 여기에 고위험 농가를 선별해 농가 단위 예찰·검사 등 강화된 방역관리 기준을 적용한다.

무엇보다 '살처분 최소화'를 위해 위험도 평가를 통해 지역별 살처분 범위를 조정하는 등 위험 수준에 비례해 지역 및 농가 단위까지 차등화된 방역조치를 실시한다는 것. 이를 통해 위험 수준을 통제하면서 일률적인 방역조치들을 합리적으로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예로 엄격한 방역조치 하에 ①보호지역(500m~3km) 내 육계의 인접 시·도 계열 도축장으로 출하 허용 ②예찰지역(3~10km) 내 오리 입식 허용 ③방역대 해제기간 조정(30일→28일) 등을 거치게 된다. 

농식품부는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조류인플루엔자가 유행하는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선제적인 방역조치로 수평전파를 차단하여 상대적으로 발생이 낮고 살처분을 최소화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다만, 모든 발생농장에서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는 사례가 확인되어 근본적인 질병발생 차단을 위해서는 농장의 사육환경 개선 및 방역 미흡 사항에 대한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지난 동절기 방역 미흡사항을 평가·보완해 방역 취약요인을 신속히 보완하고, 그동안 차단방역에 효과적이였던 다양한 방역조치들을 더욱 정밀히 개선해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및 피해를 최소화해 나간다는 각오다. 

사전예방 강화 조치로 가금농장 조류인플루엔자 발생과 관련 있는 철새 서식 조사를 확대하고 조사지역을 동일하게 조정하는 한편, 항원이 최초 검출된 사례가 있는 철새도래지 9개소에 대한 예찰을 10월에 집중 실시할 예정이다. 

또 위험시기 조류인플루엔자 검사물량 증가에 대응한 효율적인 검사체계 구축을 위해 민간 가축병성감정실시기관을 활용한 정밀검사를 2023년 864건에서 2024년 4000건, 2025년까지 8000 건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리고 가금농가 및 농장 상시 출입자 등의 방역 역량 제고를 위해 민간 전문 교육기관을 통한 방역 교육을 매년 7~9월에 실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농식품부는 '책임 방역체계 구축'으로 계열사의 방역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계열사가 관할 지자체로부터 계약농가의 방역관리 계획을 승인받고, 미흡사항에 대한 개선조치 의무도 부여한다. 

그러면서 지난 동절기 산란계 30만수 이상 사육농장에 적용했던 방역 강화조치(농장 입구 통제초소 설치, 전용 사료·계란 운반차량 운영, 환적장 운영, 매일 소독 등)를 20만수 이상 사육농장(69호)까지 확대키로 했다. 또 30만수 이상 사육농장에 '자율 차단방역 프로그램'도 시범 도입한다. 

아울러 농식품부는 동절기 이전 전국 가금농장에 대한 일제 점검을 통해 방역 및 시설 미흡 사항을 신속히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안용덕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금번에 마련한 개선대책을 바탕으로 관련 법령과 고시 개정 등 후속 조치의 차질 없는 시행과 금년도 동절기 특별방역대책기간(2023년 10월∼2024년 2월) 이전에 사전 예방조치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금농장 등 축산 관계자는 "축사 출입시 장화 갈아신기·손 소독, 농장 내·외부 매일 소독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등 방역수칙 준수를 생활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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