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송금으로 포토라인 선 김용 “대북송금 모른다”
검찰이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27일 소환했다. 김 전 부원장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한 차례 만나긴 했지만, 대북송금에 대해선 아는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이날 오전부터 김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검찰에서 "2019년 대북송금과 스마트팜 대납을 위해 달러를 북한에 보낼 때 김 전 부원장과 통화하면서 보고했고, 세 차례 만난 적도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기 때문이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은 김 전 회장이 2019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경기도가 냈어야 할 북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를 비롯해, 당시 북측이 요구한 경기도지사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냈다는 내용이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1일 열린 이 전 부지사의 39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김용 전 부원장과 세 차례 만난 사실을 공개했다. 2019년 5~6월과 2020년 1월 서울 강남구의 한 음식점, 2020년 1~2월엔 성남시 분당구의 한 카페 등으로 시점과 장소를 특정했다. 2020년 1월 식당에서 만났을 때 김 전 회장이 국회의원 출마를 앞둔 김 전 부원장에게 “도울 일이 있으면 돕겠다”고 하자, 김 전 부원장은 “(우리가) 잘되면 정책적으로 도울 일이 있으면 돕겠다”고 했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은 2020년 3월 이재명 대표의 모친상 때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을 보내 조문하게 했다고도 진술했다. 방 부회장은 조문이 끝난 뒤 김 전 회장에게 전화해 “조문객을 맞은 김 전 부원장이 ‘쌍방울에서 왔다’고 하자 ‘쌍방울과 김 전 회장에게 고맙다’며 이재명 대표와 인사하게 해줬다”고 보고했다는 것이다.
이화영 전 부지사도 최근 검찰 조사에서 일부 입장을 바꿔 “쌍방울에 방북을 한번 추진해달라는 말을 했고 이를 이재명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김용 “김성태, 여러 사람과 한 번 만났다”
검찰은 지난 5월부터 김 전 부원장이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등을 인지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소환장을 보냈지만 김 전 부원장은 거부했다.
김 전 부원장은 이날 검찰에 출석한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쌍방울그룹과 관련해선 아는 바가 없다. 사실과 다른 이야기가 와전돼 그걸 정리하려고 (검찰에) 나왔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의 법정 진술에 대해서도 “(경기도 대변인 시절인 2019년 5월)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 식사했다. 내가 맞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 모친상 때 김 전 회장 대신 조문한 방 부회장에게 ‘고맙다’고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검찰은 또 이 전 부지사로부터 “당시 경기도 정책실장이던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도 ‘도지사 방북을 서둘러 추진해달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정 전 실장에게 소환장을 보낸 상태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가 끝난 뒤 내달 초·중순쯤 이재명 대표를 제3자 뇌물죄 피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최모란·손성배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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