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시즌 맞아 쏠림 현상 완화될까

박형수 2023. 7. 27. 09:5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차전지 관련주 이틀째 하락 흐름
주도주 업종서 이탈자금 실적 개선주 유입 기대

전날 높은 주가 변동성을 보였던 이차전지 관련주 대다수가 하락하고 있다. 27일 장 초반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 등 양극재 업체 주가는 4%가량 하락하고 있다. 개장 직후 10% 이상 급락했다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전날 이차전지 관련주 주가 흐름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 전체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다시 한번 과도한 쏠림 현상의 부작용을 확인한 가운데 증시 전문가들은 과거 사례로 비춰봤을 때 쏠림현상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차전지 관련주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다.

이차전지 쏠림 현상에 따른 우려가 확산하면서 다른 업종을 돌아볼 여건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송주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 비율이 급등했던 과거 시기를 살펴보면 '기존 증시 방향성을 지속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지점이었다"며 "추상적이지만 거래대금 분출이 나타났다는 것은 시장에 대한 고민이 응축됐고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방향성을 고민하는 모습이 표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전체 거래대금은 62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시장에 유동성이 넘쳤던 지난 2021년 1월 11일 기록한 64조8386억원에 이어 역대 2위 규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단순하게 수급에 의해 빠르게 상승했던 특정 테마나 주식군은 하락으로 끝났던 경험이 다수"라며 "짧게 보면 수급이 지배하는 장세가 이어질 수 있으나 길게 보면 특정 업종으로의 쏠림 현상이 해소되면서 주가 변동성은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현황을 살펴보면 활동 거래 계좌는 빠르게 늘고 있으나 예수금 증가는 더뎠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대비 예수금 비율이 낮아졌다. 전체 계좌당 평균 예수금 비율도 낮아지는 추세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증가하는 계좌 잔고는 2020~2021년과 다르게 소액 규모의 자금"이라며 "신규 자금이 많이 늘어나지 않으면 쏠림 주식의 성과 우위가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실적개선주로 관심 이동 기대

당분간 이어질 것 같았던 이차전지 관련주 상승 흐름에 제동이 걸린 이후 주목받을 업종으로는 반도체·소비·금융 업종 등이 후보군에 올랐다. 쏠림현상이 과도했던 만큼 시장이 안정을 찾는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주도주 업종에 대한 정점을 지났다는 인식은 퍼질 것으로 보인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도 업종의 에너지 충전 과정을 대비하는 가운데 반도체, 소비, 금융 등 소외된 업종에 대한 관심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국내 주요 상장사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면서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이익을 달성한 상장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이차전지 신드롬에 묻혀 있던 실적개선주에 대한 관심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례적인 쏠림이 진행 중인 테마에 타이밍을 맞추기란 불가능하다"면서도 "지금은 한 템포 쉬어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적어도 '실적'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최근 이차전지 관련 기업 실적 전망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발표하는 업종별 실적 전망치를 보면 이차전지 관련주에 대한 실적 전망치 변화 폭은 크지 않다. 이차전지를 제외한 다른 업종에 대한 실적 기대치는 지난해 말보다 높아졌다. 낮아졌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주가도 이를 반영할 여지가 생겼다.

지난 26일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가운데 실적에 대한 시장 기대치를 형성한 주요 상장사는 33개사다. 33개사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약 5.6% 웃돌았다.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이익을 발표한 상장사 수는 64%에 달했다.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이끈 업종은 자동차, 기계를 중심으로 한 산업재, 철강, 은행 등이다. 반도체 업종은 SK하이닉스가 시장 예상을 밑도는 실적을 기록했으나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웃돌았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시대에 접어든 이후 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 우려가 남아있었다"면서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덜 심각하게 진행되면서 기업 실적 역시 시장 우려보다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날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 주가 흐름과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 에코프로의 가격 방향성이 반대로 나타났다. 주식 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쏠림현상 완화되는 것보다 이차전지 관련주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다른 업종으로 유입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