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풍자한 미술 작품, 문화재단 직원이 파쇄... "실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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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충북문화관 숲속갤러리에서 전시 예정이었던 작품이 학예사에 의해 파쇄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한국민족미술인협회(민미협) 회장인 이승곤 작가는 지난 20일 '똥바다'라는 작품을 택배로 충북문화관에 전달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사흘 뒤인 23일 숲속갤러리 학예사에 의해 파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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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인뉴스 최현주]
▲ '서미동 사람들의 이야기' 전시 예정이었던 이승곤 작가의 '똥바다' |
ⓒ 충북인뉴스 |
현재 충북문화관 내 숲속갤러리에서는 '서미동 사람들의 이야기'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서원대학교 미술과 동문회가 주관하는 것으로 총 36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한국민족미술인협회(민미협) 회장인 이승곤 작가는 지난 20일 '똥바다'라는 작품을 택배로 충북문화관에 전달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사흘 뒤인 23일 숲속갤러리 학예사에 의해 파쇄됐다.
이 사실은 전시 준비를 위해 23일 전시장을 찾은 서원대 미술동문회 관계자 A씨에 의해 알려졌다.
A씨는 "전시 작품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승곤 작가의 작품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학예사에게 물어보니 전시작품인 줄 모르고 실수로 파쇄했다고 하더라. 작품에 작가날인도 찍혀 있고 주소, 전화번호도 있는데 확인도 안하고 버렸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학예사에게 택배로 오는 작품을 잘 받아달라고 얘기한 적은 없다. 하지만 그동안 그런 말을 하지 않아도 '관례적'으로 문화관에서 작품을 보관했었다"며 "정말 황당하고 의도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고 주장했다.
충북문화재단 직원들도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직원 B씨는 "황당하다는 단어를 넘어섰다.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결국 현재 진행되는 전시에는 이승곤 작가의 작품이 빠져 있다. 작품의 원래 크기는 가로 70㎝, 세로 133㎝이지만 현재는 이보다 작은 크기의 복사본이 임시로 전시돼 있다.
파쇄 사실을 안 이승곤 작가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작품 원본으로 서명이 돼 있어 누구든 전시용 작품임을 알 수 있다. 작품의 내용이 문제가 돼 경찰의 압수를 받은 경우는 있지만, 전문적 식견이 있는 공공미술관의 관장이 자의적으로 작품을 파괴한 사례는 들어보지 못했다"며 "마음도 상하고 어디까지 갈지 뒤숭숭하다"는 글을 남겼다.
▲ 충북문화관 숲속갤러리에서는 오는 30일까지 '서미동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시되고 있다. 이승곤 작가의 '똥바다'는 학예사에 의해 파쇄돼 현재 복사본이 전시되어 있다. |
ⓒ 충북인뉴스 |
작품을 파쇄한 당사자인 학예사 C씨는 "택배 수령을 직접 하지 못했다. 점심을 먹고 오니 문 앞에 작품이 있었다. 일이 많아 전화번호나 작가를 살피지 못했다"며 의도성이 없는 개인의 일탈임을 강조했다.
C씨는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 그동안 정치성향에 따라 작품을 편애한 적은 없었다"며 "공식적인 사과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C씨는 25일 오후 이승곤 작가를 직접 만나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에 이승곤 작가는 의도성은 없다고 판단해 '더는 사건이 확대되길 바라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혔다.
다만 이 작가는 "공공기관의 책임은 있다. 민미협에서 다음 주에 공문을 보내 기관 책임자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할 것이다. 또 작가가 가진 재산권을 침해받은 것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사람을 접촉해보니까 의도성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결과는 엄청나지만 정치적 편향은 없다고 판단했다. 결과 자체는 이해할 수 없고 미술계 전체에서도 가볍게 볼 수 없다. 하지만 본인이 다 수긍하고 잘못했다고 하니 그 정도 선에서 정리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충북문화재단은 조만간 이승곤 작가의 요구를 수용해 공식 입장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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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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