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예비역 장성 "한반도에 계속되는 미국의 전쟁 끝내야"
[전희경 기자]
▲ 미 국회의사당 하우스 트라이앵글 27일 미 연방 하원의원들과 한반도 평화 활동가들이 함께하는 정전 70주년 기자회견이 열린다. |
ⓒ 플릭커갈무리 |
7월 27일(현지 시각) 오전 11시 30분, 바버라 리 (Barbara Lee) 하원의원 등이 한반도 평화법안(H.R.1369)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미 국회의사당 하우스 트라이앵글에서 열 예정이다.
브레드 셔먼 의원이 로칸나, 앤디 김 의원 등 20명과 공동 발의한 한반도평화법안은 현재 33명의 의원이 지지하고 있다. 바버라 하원의원의 부친은 한국전쟁 참전용사이며, 의원은 그 영향으로 한반도 평화를 옹호하는 활동에 적극적이다. 과거 미국의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투표를 하기도 했다. 그녀는 동료인 잰 셔카우스키(Jan Schakowsky) 하원의원, 아시아태평양의원연맹 주디 추(Judy Chu) 하원의원과 함께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할 예정이다.
이 기자회견에는 한인, 이산가족, 미국 참전용사, 미군 유해 송환 가족 협회, 종교단체, 북한을 직접 경험한 인도주의적 활동가 등을 대표하는 광범위한 단체에서 200여 명이 모일 예정이다.
한미 합동 군사 훈련의 급격한 고조와 미 핵 잠수함의 부산과 제주 입항 등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 전국에서 수백 명의 한국 평화 옹호자들과 군사 및 정치 전문가들이 함께 바이든 행정부와 의회에 한반도 정전 협정을 공식적인 평화 협정으로 대체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26일 미주동포전국협회(NAKA)의 서혁교 회장은 "7.27 워싱턴 행동기간의 첫 활동으로 미 의회 로비 회담을 했다. 팬데믹 이후 첫 대면 모임이다. 재미동포는 물론 미국인, 시민단체 활동가, 퇴직 미군 장교들 14명이 한반도 평화 결의안을 상원에서도 제출하도록 촉구했다"고 밝혔다.
27일 미국친우봉사회(AFSC), 연합감리교 세계선교회, 코리아피스나우(Korea Peace Now, KPN), 한미평화기금, 메노나이트중앙위원회, 미주동포전국협회(NAKA), 평화를 위한 재향군인회, 위민크로스DMZ 공동 주관으로 열리는 '정전 협정 70주년 평화 대회'는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오후 1시 30분 참여형 해원(解冤) 의식(Unbind Your Heart: Participatory Grief Transmutation Ceremony), 오후 5시 백악관 라파예트 공원 집회, 오후 6시 링컨 메모리얼 도보 행진, 오후 7시 링컨 메모리얼에서 종교인들이 이끄는 집회로 마무리 된다. 백악관 집회에는 데이비드 김 하원의원 후보, 메디아 벤저민 코드핑크 공동 설립자 등이 함께한다.
28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조지 워싱턴 대학에서 콘퍼런스가 열린다. '한국전쟁 정전 70주년: 평화 협정의 전망과 도전 콘퍼런스'에는 한국전쟁 기원 연구로 유명한 브루스 커밍스 교수의 기조연설, 세계적 핵 과학자인 시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교수, 3성 장군인 댄 리프 전 인도-태평양 사령관, 박기범 하버드 의대 교수 등이 패널로 참가한다.
댄 리프 장군은 주관 단체 회원들과 한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에서 4년간 복무하며 그중 2년 동안 전투병으로 복무하였고, 전 미 태평양사령부 부사령관 겸 사령관 대행을 한 군인으로서 저는 미 의회가 미국 역사상 가장 길게 끌고 있는 전쟁을 지금 바로 종식하고 핵 재앙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비핵화와 인권 문제를 해결하려면 평화를 통해 조건을 설정해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한국전쟁 참전용사이자 미 평화재향군인회원인 92세 존 잭 독시씨는 "저는 전쟁에서 돌아와 전쟁이 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적들의 모습에서 나 자신을 보았습니다. 이 기념일과 관련하여 저는 모든 당사자들에게 한반도에서 계속되고 있는 미국의 전쟁을 끝내줄 것을 호소합니다. 대한민국(남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북한) 그리고 미국은 '영구적 평화와 우정'을 강력히 바라는 한미 양국 국민의 상호 이익에 부합하는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유문성 한미평화기금 대표는 "우리는 평화를 사랑하는 한국계 미국인들의 단체로서 평화 조약을 요구합니다. 70년의 전쟁은 충분합니다. 우리는 비핵화된 한반도를 원합니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반드시 억제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미국 정부가 군비에 막대한 돈을 쓰는 것을 멈추고 모두를 위한 경제 회복과 다양한 안전망을 위해 더 많은 자원을 할당할 것을 요구합니다"라고 밝혔다.
제니퍼 디버트 미국친우봉사회 북한 프로그램 책임자는 "끝나지 않은 전쟁은 한반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미국의 대북 정책에 깊은 영향을 계속해서 끼치고 있으며, 다양한 차원의 협력과 인적 교류를 방해하고 있습니다. 전쟁의 인적 비용은 가족들이 재결합할 기회를 뺏어가고, 많은 참전군인들은 여전히 실종 상태이며, 지속적인 전쟁 상태로 인해 북한 파트너들과 시민단체들의 교류는 방해받고 있습니다. 미국친우봉사회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갈등에 대한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는 대화와 사람들 간의 교류가 필요합니다. 전쟁을 끝내는 것은 관계를 다시 생각하고 상호 번영과 인간 안보에 기반을 둔 새로운 길을 개척할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 미 의회 로비 회담 한반도 평화행동(Korea Peace Action)이 26일부터 3일간 진행 중이다. 한인, 시민단체 활동가, 퇴직 미군 장교 등 14명이 한반도 평화 결의안을 상원에서도 제출하도록 촉구했다. |
ⓒ 서혁교 |
코리아피스나우가 발간한 "평화로 가는 길: 한반도 전쟁을 끝내는 평화협정" 보고서에 따르면 평화협정과 달리 종전 선언이나 불가침 협정은 전쟁 상태를 종식한다고 단언할 수 없다. 평화협정은 최종적이면서 구속력 있게 전시 무력 사용권이 소멸되었음을 인정하는 것이고 국교 수립 등 관계 정상화를 통해 당사국들이 평화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한국전쟁을 끝내지 못한 것이 한반도의 불안정한 안보 위기를 부추겨 왔다. 2) 평화협정은 전시 무력사용권이 완전 소멸되었음을 확인하기 때문에 신뢰 구축과 외교적 방법의 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3) 평화협정은 공정하고 항구적이며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에 당사국들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가장 명확한 표현 방법이다. 4) 평화협정 체결에 미국, 남한, 북한이 포함되어야 한다.
평화협정의 가능성과 성공은 현실적인 조건과 다양한 요소에 의존한다. 평화를 위한 노력, 보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를 위한 정치적인 협상과 해법이 필요하다.
미국은 한반도 내 무력 사용에 연루될 수 있는 국가 중 하나로서 신뢰 구축을 위한 평화협정 체결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미국의 참여는 정치적 의지의 문제다. 유엔 참전국이나 중국의 참여는 필수적이지 않다. 그들 대부분은 이미 전쟁 당사국들과 관계 정상화를 이루어 왔다. 평화협정이 전쟁상태를 종식하는 법적 효력을 갖도록 당사국들의 의지가 필수적이다.
이번 한반도 평화법안에는 미군 철수와 상관없다는 조항이 들어가 있다. 점진적으로 평화에 다가가려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평화가 인류 보편적이 되도록 하기가 쉽지 않다는 예다. 다른 나라 군대의 부당한 주둔과 개입, 안보 우선, 군사주의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 옳은가? 사회적 토론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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