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꿈 꾸는 주식, 꿈 잃은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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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증시를 들었다 놨다 했다.
올 들어 파죽지세로 올랐다가 어제(26일) 장중 돌연 급락해 국내 증시를 뒤흔든 이차전지주 얘기다.
포스코·에코프로 그룹주 등 그동안 증시를 이끈 이차전지 주도주들은 이날도 급등세를 보였다가 오후 들어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자 급락세로 돌아섰다.
이차전지주와 더불어 한국 경제의 현재이자 미래인 반도체주에서는 요즘 이런 '부푼 꿈'을 찾아보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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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구조적 저성장 기조 우려
말 그대로 증시를 들었다 놨다 했다. 올 들어 파죽지세로 올랐다가 어제(26일) 장중 돌연 급락해 국내 증시를 뒤흔든 이차전지주 얘기다. 포스코·에코프로 그룹주 등 그동안 증시를 이끈 이차전지 주도주들은 이날도 급등세를 보였다가 오후 들어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자 급락세로 돌아섰다. 그러자 증시도 역대급 거래량 속에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이 때문에 꼬리(이차전지주)가 몸통(증시)을 흔들어대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시 분석가들의 눈으로 보면 이차전지주 주가는 부담스런 수준도 이미 넘었다. 외국인·기관 투자자의 공매도 공격까지 물리칠 정도로 개인 투자자들의 수급이 쏠려 주가가 급등하자 증권사들이 목표주가와 투자 의견을 담은 리포트를 내길 꺼리거나, 아예 내지 않을 정도다. 그러던 중 이차전지주 대장주를 중심으로 매물이 대거 쏟아졌고, 주가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그렇다고 장밋빛 전망까지 사라진 건 아니다.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되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이들 종목의 성장성은 여전히 돋보인다. 그런 매력적인 성장 스토리가 퍼져나갔고, 개인 투자자들이 맹목적이다시피 몰렸다. 포스코나 에코프로 그룹에서는 국내외 공장 신·증설 등 공격적인 투자로 새로운 성장 스토리를 제공하곤 했다.
이렇듯 흔히 '주식은 꿈을 먹고 산다'고 말한다. 주가는 기본적으로 어떤 기업의 본질가치+기대감(꿈)의 결과물이다. 기대감은 미래가치를 반영한다. 예컨대 삼성전자가 최악의 실적을 발표한 날 주가는 오히려 오른 건 앞으로 회사가 나아질 거란 기대감이 작용해서다. 기대감은 변동성으로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기대가 옅어지면 주가가 흔들리고, 기대가 커지면 주가가 오른다.
이차전지주와 더불어 한국 경제의 현재이자 미래인 반도체주에서는 요즘 이런 '부푼 꿈'을 찾아보긴 어렵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동안 이례적 호황을 누렸지만, 그 후 수요 부진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고전하고 있다. 챗GPT 유행과 감산, 수요 회복 조짐 등으로 업황 반등 기대감은 크지만, 이차전지주만큼 폭발적 관심을 끌지는 못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 실적 부진과 기술 개발 소홀 책임을 묻는 삼성전자 경영진 물갈이설이 떠돌았다. 지라시에나 떠돌 헛소문으로만 치부하긴 곱씹어 볼 내용도 있다. 특히 '기술 초격차'를 부르짖는 삼성전자에서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의 꿈을 키울 인공지능(AI) 관련 고성능 메모리 기술이 경쟁사를 따돌릴 수준이 아니란 점이 포인트였다. 물론 소문의 진위 여부를 떠나 세상에 쓸데 없는 게 삼성전자 걱정이다. 삼성전자는 어려운 시기마다 다시 치고나갔다.
더 큰 문제는 한국 경제다. 세계 경제는 꿈틀대는데 한국 경제만 뒷걸음치고 있다. 기대감 없는, 꿈을 잃은 주식 같은 모습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5일(현지시간)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올려 잡았지만,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5%에서 1.4%로 낮췄다. 지난해 4월부터 5회 연속 내려 잡았다.
나라 경제 사정은 삼성전자 등이 살아나면 덩달아 나아질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비전과 대대적인 혁신이 없다면 구조적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듯하다. 더구나 총선도 슬슬 다가오고 있다. 이 와중에 경제까지 총선의 소용돌이에 휘말릴까 걱정이 앞선다.
남승률 증권자본시장부장 nam91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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