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한의 0.02초' 황선우, 자유형 100m 결선진출 무산
[양형석 기자]
▲ 황선우 ‘나는 멈추지 않아’ 황선우가 26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 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세계수영선수권 남자 100m 자유형 준결승을 마친 후 경기장을 나서며 숨을 고르고 있다. |
ⓒ 연합뉴스 |
'마린보이' 황선우가 남자 자유형 100m에서 0.02초 차이로 결선진출이 무산됐다.
한국 수영의 에이스 황선우는 26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선 경기에서 48초08로 1조 6위를 기록했다. 준결선에 진출한 16명의 선수 중에서 전체 9위에 오른 황선우는 8위로 결승행 막차티켓을 딴 잭 알렉시(미국, 48초06)에게 단 0.02초가 뒤지며 한국선수 최초의 세계선수권 자유형 100m 결선진출이 좌절됐다.
한편 최동열과 김영범, 이은지, 허연경으로 구성된 혼계영 대표팀은 혼성 혼계영 400m 예선 경기에 출전해 3분 47초 09의 기록으로 2019년 11월 경영월드컵 6차대회의 기록(3분 47초 92)을 0.83초 앞당긴 한국신기록을 작성했다. 배영 50m에 출전한 이은지와 접영 200m에 출전한 박수진은 28초 40과 2분 11초 20을 기록하며 준결선 커트라인에 각각 0.16초와 0.22초가 부족한 19위와 18위를 기록했다.
65년 만에 자유형 100m 결승에 진출한 아시아 선수
수영에서 남자 자유형 100m는 50초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폭발적인 힘을 내서 승부를 가리는 종목이기 때문에 근력이 좋은 서양 선수들에게 매우 유리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두 대회 연속 자유형 2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원조 마린보이' 박태환조차도 자유형 100m에서는 선수생활 내내 한 번도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 같은 큰 무대에서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그렇게 한국선수들의 불모지였던 자유형 100m에서 황선우라는 '수영괴물'이 등장했다. 황선우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 예선 47초 97, 준결승 47초 56의 기록으로 두 번이나 아시아 신기록을 갈아 치우며 한국선수로는 역대 최초로 자유형 100m 종목에서 올림픽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황선우는 1956년 멜버른 올림픽의 다니 아쓰시(일본) 이후 65년 만에 남자 자유형 100m에서 결승에 진출한 아시아 선수가 됐다.
케일럽 드레셀(미국)과 카일 찰머스(호주) 같은 서양의 거구들 사이에서 경기를 치른 황선우는 47초 82의 좋은 기록으로 5위에 오르며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인정 받았다. 황선우는 2022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자유형 200m 은메달을 목에 건 후 100m에도 출전해 준결선까지 올랐지만 최종 11위를 기록하며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 대회를 계기로 황선우도 본격적으로 200m를 주종목으로 삼기 시작했다.
황선우는 이번 대회에서도 자유형 200m와 100m, 남자 계영 800m에 출전한다. 지난 24일부터 오는 28일까지 5일 연속으로 경기를 치러야 하는 엄청난 강행군이다. 하지만 황선우는 24일과 25일에 열린 자유형 200m에서 환상적인 레이스를 펼치며 한국선수로는 역대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2연속 메달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예선 레이스에서 페이스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금방 컨디션을 회복해 멋진 레이스를 펼치며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선우는 26일 오전에 열린 자유형 100m 예선에서도 다비드 포포비치와 함께 12조 경기에 출전해 48초 20으로 전체 12위를 기록하며 무난하게 준결선 티켓을 따냈다. 200m 금메달리스트 매튜 리처즈(영국)가 100m 예선에서도 47초 59로 전체 1위를 기록했고 미국의 잭 알렉시가 47초 68로 뒤를 이었다. 아시아 선수 중에는 중국의 판잔러(47초 84, 5위)와 황선우가 준결승행 티켓을 따냈고 일본의 마쓰모토 가쓰히로는 48초 58로 21위에 머물렀다.
하루 휴식 후 계영 출전, 전화위복 될까
오전에 예선레이스를 치른 후 휴식과 회복의 과정을 거친 황선우는 예선레이스에서 47초 68로 2위를 기록했던 알렉시, 2022년 이 종목 우승자 포포비치 등과 함께 1조에 속해 7레인에서 레이스를 펼쳤다. 황선우는 1조 8명의 출전선수 중 2번째로 빠른 반응속도를 보이며 출발했지만 50m 지점부터 최하위로 처졌고 자신의 최고기록이자 한국기록인 47초 56보다 0.52초 느린 48초 08의 기록으로 8명의 선수 중 6위를 기록했다.
2조까지 레이스를 마친 결과 황선우는 16명의 준결선 진출 선수 중에서 9위를 기록하며 아쉽게 자신의 커리어 첫 세계선수권 자유형 100m 결선 진출이 무산됐다. 8위 알렉시와의 차이는 단 0.02초였으니 그야말로 손가락 마디 하나의 차이로 결선 진출이 좌절된 것이다. 3일 동안 200m와 100m 경기를 치르며 5번의 레이스를 펼친 황선우는 100m 결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27일 하루 동안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휴식일을 갖게 됐다.
황선우의 100m 결선진출 좌절은 황선우를 응원했던 팬들에게는 아쉬운 소식이었지만 한편으론 휴식과 회복의 시간을 갖게 돼 더욱 좋은 컨디션으로 남자 800m 계영 종목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자유형 100m의 결선진출 좌절이 오는 28일 계영에서의 전화위복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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