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갈량 허탈하게 한 두 번의 판단미스, 배정대의 ‘빠른 발’을 간과했다

윤승재 2023. 7. 2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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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배정대. KT 제공


두 번의 수비 판단 미스가 LG 트윈스를 5연패 수렁에 빠뜨렸다. 두 번의 야수선택, 타이밍 상으론 시도해볼 만한 송구였다. 하지만 LG 야수진은 배정대(KT 위즈)의 빠른 발과 주루 센스를 간과했다. 

LG 트윈스는 지난 2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연장 승부 끝에 3-4로 패하며 5연패에 빠졌다. 

두 번의 아쉬운 수비가 있었다. 먼저 4회 말 상황이었다. 1-2로 끌려가던 LG는 1사 3루 위기에서 전진수비를 택했다. 이때 김민혁의 땅볼 타구가 2루수 신민재에게 향했고, 백핸드로 공을 잡은 신민재는 홈으로 공을 던졌다. 하지만 3루 주자 배정대의 홈 쇄도가 더 빨랐다. 타격 소리를 듣자마자 홈으로 내달린 배정대는 신민재의 송구보다 먼저 홈에 도착해 득점했다. 

실점을 막기 위한 신민재의 홈 송구 판단은 나쁘지 않았다. 전진 수비였던 데다, 주력이 평범한 주자였다면 충분히 아웃도 노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백핸드로 포구해 송구 동작에 온전히 힘을 실을 수 없었고, 결정적으로 3루 주자가 발이 빠른 배정대라는 것을 간과했다. 결국 LG는 주자 모두를 살려 보내며 실점과 함께 또 한 번의 위기를 마주해야 했다. 

이후 LG는 8회 초 동점으로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다. 연장 12회 초까지 득점에 실패하며 승리는 물건너 간 상황. 12회 말 2사 1, 2루에서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김상수에게 유격수 앞 땅볼을 유도하면서 무승부를 거두는 듯했다. 

KT 배정대. KT 제공


하지만 여기서 또 아쉬운 수비가 나왔다. 다소 먹힌 타구에 3루수 문보경이 유격수 앞까지 달려와 공을 잡아냈는데, 이를 1루가 아닌 2루에 던지면서 주자를 모두 살렸다. 문보경이 2루에 공을 던지기도 전에 이미 배정대는 2루에 도착해 있었지만, 이미 2루를 향해 송구 동작을 취하고 있었던 문보경은 자세를 바꿀 수 없었다. 

이때도 배정대의 주루 센스가 빛났다. 배정대는 투수가 공을 던지기 전부터 1루 베이스에서 멀찍이 나와(스킵) 있었다. 타격과 함께 2루를 향해 내달린 배정대는 문보경이 공을 잡기도 전에 이미 3분의 2지점을 통과하고 있었다. 스킵 동작과 빠른 발이 없었다면 아웃이 될 수도 있었지만, LG는 또 배정대의 발을 간과했다. 

결국 LG는 이어진 2사 만루 위기에서 KT 문상철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으며 패했다. 배정대의 빠른 발을 막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배정대는 이날 희생플라이와 적시타 등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고, 9회 초엔 결정적인 홈 보살로 역전 위기를 넘기는 등 공수주에서 맹활약,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수원=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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