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랑] 가슴이 무너질 때, 실컷 울고 기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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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진료실이 울음바다가 될 때가 있습니다.
같이 기도를 하면서 저와 환자, 심지어 간호사까지 끌어안고 울어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저는 환자가 하루빨리 남편을 용서하고 건강을 찾을 수 있게 위로하고 같이 기도했습니다.
환자들은 실컷 울고 나면 진료실을 들어올 때와 달리 한결 시원한 가슴과 맑은 얼굴이 되어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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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함께 진료실을 찾은 자궁암 환자가 있었습니다. 남편과는 별거 상태나 마찬가지라고 했습니다. 자세한 내막은 말하지 않아서 모르지만, 까칠한 그녀의 표정을 보고 얼마나 심리적으로 힘든 상태인지 금세 알아챘습니다. 친구가 도와주기는 하지만 고군분투하며 투병 생활을 하는 눈치였습니다. 저는 환자가 하루빨리 남편을 용서하고 건강을 찾을 수 있게 위로하고 같이 기도했습니다. 내면에 가득 찬 분노와 억울함을 꾹꾹 누르기만 하던 그 환자는 진료실을 찾은 지 며칠 만에 결국 여러 사정을 털어 놓으며 펑펑 울었습니다. 한 차례 울고 난 후 함께 기도하며 또 울었습니다. 속이 후련해질 때까지 울고 기도하며 원망스럽다던 남편을 용서하기까지 했습니다.
환자를 볼 때 저는 차트 대신 눈을 먼저 봅니다. 그러면서 그 마음의 풍경을 읽습니다. 흔들리고 있구나, 두려워하는구나, 슬프구나, 고통을 품고 있구나, 분노를 품고 있구나…. 터져 나오는 울음은 때로 촛불과 같아서, 뜨겁게 온몸을 녹임과 동시에 주변을 밝힙니다. 환자들은 실컷 울고 나면 진료실을 들어올 때와 달리 한결 시원한 가슴과 맑은 얼굴이 되어 나갑니다.
자존심이 강한 사람들, 실제는 약하지만 강한 척 보이려는 사람들은 어디 가서 누구를 잡고 하소연하거나 눈물을 흘릴 데가 없습니다. 이런 환자들일수록 체면 차리지 않고 실컷 울게 해 주어야 합니다. 종기처럼 곪은 감정의 응어리가 한 번 터지고 나면 부드러운 마음이 들어갈 자리가 생깁니다. 그러면 나무를 봐도 감동하고, 하늘을 봐도 감동합니다.
“실컷 울 수 있게 어깨를 빌려주십시오.”
제가 내리는 처방 중에서 효과가 가장 좋은 건 기도하는 것과 우는 것입니다. 간혹 마음이 평화로운 환자도 있지만, 기도와 눈물로 정화하고 난 후 조금씩 다른 사람으로 거듭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보호자들에게 저는 환자 혼자 가슴을 치며 울게 두지 말고 울음을 받아주라고 조언합니다. 환자들을 실컷 울게 만들어주고, 실컷 울고 난 후에는 그 눈물을 닦아주라고요.
사실 눈물을 가장 잘 받아 주는 분은 하나님입니다. 그분께는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푹 엎드려 울기만 하면 되지요. 눈물을 받아주는 이가 곁에 없다면 여러분이 믿고 있는 신에게 기대어 우세요.
수많은 환자가 지금도 억울해하며 자기 가슴을 치고 있을 겁니다. 억울하다고 분노를 키우면 결국은 그 분노가 마음의 평화를 삼키고 고통 속에서 살아가게 합니다. 눈물 속에서 용서를 발견하고 사랑을 발견하세요. 우셔도 괜찮습니다. 우셔야 합니다. 저는 언제나 여러분을 사랑하고 축복하고 응원합니다.
암 환자 지친 마음 달래는 힐링 편지부터, 극복한 이들의 노하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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