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의 진화, 샐러드볼이 부럽지 않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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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 독립한 이후 8인 정원의 셰어하우스에도 살아봤고, 더 대규모인 30~50명 단위의 공동체생활도 해보았고, 3명이서 산 적도, 2명이서 산 적도 있다.
심은 건 상추랑 루꼴라밖에 없지만, 상추를 심을 때 빨간 상추, 연두 상추, 뾰족뾰족한 상추 등 다양하게 심으니 마치 애초에 다른 종류의 채소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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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선 기자]
가족을 뜻하는 '식구'가 먹을 식(食)자에 입 구(口)를 쓸 정도로, 누구와 무엇을 먹는지가 우리 삶에서는 꽤 중요한 요소인 것 같다.
20대 후반 독립한 이후 8인 정원의 셰어하우스에도 살아봤고, 더 대규모인 30~50명 단위의 공동체생활도 해보았고, 3명이서 산 적도, 2명이서 산 적도 있다. 가장 최근엔 2명이서 살다가 같이 살던 1인이 잠시 타지에서 생활하게 되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1인가구'가 되었다.
1인가구가 되어보니 홀가분해 좋은 점도 있지만, 아무래도 아쉬운 건 식탁의 풍성함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한끼를 먹기 위해 식재료를 손질하고, 조리하고, 상을 차리고, 설거지하기가 어찌나 귀찮던지. 내 한몸 건사하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여러 식구를 건사하는 이들에 대해 자연스럽게 존경심도 올라왔다.
▲ 상추를 곁들인 소박한 식사 |
ⓒ 최지선 |
▲ 상추를 곁들인 소박한 식사2 |
ⓒ 최지선 |
그런데 송파구 도시텃밭인 솔이텃밭을 하게 되며 이야기가 달라졌다. 2주에 한 번 꼴로 텃밭에 갔는데, 다녀올 때마다 잎채소를 한가득 가져왔다. 심은 건 상추랑 루꼴라밖에 없지만, 상추를 심을 때 빨간 상추, 연두 상추, 뾰족뾰족한 상추 등 다양하게 심으니 마치 애초에 다른 종류의 채소인 것 같았다. 원래 먹던 밥상에 상추 몇 장 곁들여먹기 시작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상추가 진화했다.
상추의 진화란 바로 샐러드를 만들어먹게 된 것. 집구석(?) 여기저기 숨겨져 있던 식재료와 주변에서 1인가구를 불쌍히 여겨 기부해주신 아보카도나 파프리카, 샐러리, 당근 같은 것들도 샐러드에 들어갔다.
▲ 솔이텃밭에서 수확한 야채로 만든 샐러드 |
ⓒ 최지선 |
▲ 솔이텃밭에서 수확한 야채로 만든 샐러드 |
ⓒ 최지선 |
▲ 솔이텃밭에서 수확한 야채로 만든 샐러드 |
ⓒ 최지선 |
▲ 솔이텃밭에서 수확한 야채로 만든 샐러드 |
ⓒ 최지선 |
먹다보니 시중에서 판매하는 8천~9천 원짜리 샐러드볼이 부럽지 않았다. 물론 야채를 씻고 재료를 자르는 데 시간이 꽤 걸려, 하루 한끼가 최대치인 것 같다. 빈약한 1인가구의 식탁을 풍성하게 해준 송파구 솔이텃밭,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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