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민, 부당한 대우에도 웃었다…단역·조연 그리고 대상, '믿보배' 25년 [엑's 이슈]
(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데뷔 25년차 배우 남궁민이 욕받이 신인시절부터 대상을 받기까지의 연기 인생에 대해 이야기해 뭉클함을 안겼다.
1999년 EBS 청소년 드라마 '네 꿈을 펼쳐라'로 데뷔한 남궁민은 어느덧 25년차 '믿고 보는 배우'가 됐다. 그리고 오는 8월 4일 MBC 드라마 '연인'으로 복귀한다.
남궁민은 지난 2020년 데뷔 19년만에 SBS '스토브리그'로 대상을 탔고, 2021년 MBC '검은 태양'으로 또 한번 대상을 거머쥐었다.
그는 단역, 조연 역할을 맡으며 무명시절을 보냈고, 데뷔 15년 만인 지난 2016년 처음으로 주연을 맡게 됐다.
남궁민이 '대상 배우'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엄청난 노력과 열정이 뒤따랐기 때문. 실제 그의 대본집을 보면 수없는 연습으로 새까맣게 변했을 정도.
그는 26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 출연해 자신의 연기 인생을 되돌아봤다.
그는 신인시절을 떠올리며 "연기에 대한 열정이 너무 넘쳤다. 촬영장에서 말도 안 되는 대우를 당해도 아픔으로 다가오지 않았다"며 "연기를 하다가 바람이 불어서 조명대가 쓰러졌다. 내 잘못이 아닌데 저에게 상욕을 한다. 난 가만히 서있었는데. 모든 NG의 근원 요소는 저였다"고 밝혔다.
'죄송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다시 하겠습니다'라는 세 문장을 현장에서 자주 말했다고. 남궁민은 "그렇게 항상 말하니까 늘 제가 타깃이었다. 저도 그때 괜찮았던 게 부족한 걸 알고 열정이 넘치다 보니까 그런 게 억울하게 느껴지지 않고 지연스러웠던 것 같다. 연기가 부족한 친구들을 보면 제가 생각난다"고 말했다.
중앙대학교 기계공학과 학생이었던 그는 배우라는 직업에 빠진 뒤 모든 방송국의 오디션은 다 보러 다녔지만 불합격되기 일쑤였다. 그럼에도 "좋아하게 뭔지 끊임없이 찾아봤는데 (그동안) 없었다. 좋아하는 걸 찾아서 기뻤다. 모든 방송국 시험을 다 봤고 다 떨어졌다"고 웃으며 말했다.
또한 "행복했다. 한 순간에 매료돼서"라며 열정 덕분에 "그렇게 상욕을 먹으면서도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랜 시간 '라이징 스타'로 불리던 남궁민. "생각보다 무명시절이 꽤 길었다. 그래도 할 수 있었던게 재밌었다. 엑스트라하고 돌아올 때 차 얻어타고 오는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질 수 있었는데 너무 좋았다. '오늘도 연기라는 걸 하고 갔구나'"라며 감사함을 느꼈다.
"무명 시절 동안 남는 시간에 무엇을 했냐"는 물음에 "누군가의 대본을 받아서 그 배우의 연기를 보지 않고, 내가 연기를 해본 후에 비교 분석했다"고 답했다.
이어 "'저 사람의 장점은 내가 연습해 보는 게 어떨까' 연구를 많이 했던 것 같다. 하루하루 일은 없더라도 자신감은 떨어지지 않았던 것 같다"며 대한민국 연기 준비생 중에서는 가장 열심히 살았을 것 같은 하루 하루를 살았다고 말했다.
배우 윤여정과의 에피소드도 전했다. 남궁민은 '내 마음이 들리니' 촬영 당시를 회상하며 "윤여정 선생님이 저희 어머니로 나오셨다. 일주일 동안 그 대사만 외웠다. 화내는 연기를 하는데 말이 딱 막히는 거다. 선생님이 '너 대사를 많이 안 외워 와서 그래'라고 하시더라. 분명히 난 이 대사만 봤는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대사만 보는 게 뭔지 보여주겠다. 이래도 안되면 포기해야겠다' 싶을 정도로 했는데 그날도 역시 긴장이 되더라. (연기를 했더니) 선생님이 '그래 연기 이렇게 해야지' 하시는데 되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중에 하나다"라고 전했다.
남궁민은 신인 시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음을 밝히며 "단역 내내 욕받이였다. 뭐만 하면 욕이다. 개로 시작했다"라며 신인 시절 상욕을 들었다고 밝혔다. 남궁민은 "웃어야 하는 장면인데 입에서 경련이 일어난다. 근데 집에 갈 때 기분이 좋다. 연기를 했으니까"라며 웃어 보였다.
"연기를 할 수 있어 행복했다"라며 신인 시절을 떠올렸지만, 그때의 자신에게 한마디를 부탁하자 결국 눈물을 보였다.
남궁민은 "신인 시절의 긴장감과 열정, 더 나아가고 싶은 열정이 사그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든 감독님들이 단역, 조연, 주연 차근차근 올라오는 게 진짜 힘든 일인데 그걸 해냈다고 말씀해 주셨다. 20대 때는 단 한번도 잘했다는 말을 해본 적이 없었다. 대상 타고 들어왔을 때 오늘 하루 정도는 '너 잘했을 거야'라고 말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남궁민은 20대 신인 시절 자신에게 "연기를 잘하지도 못했고 현장에서 하나도 도움이 안됐던 네가 지금은 한 작품을 책임지고, 힘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됐다는 것은 잘 버텨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앞으로 계속 버티면 잘할 수밖에 없을거야 믿자. 자존감을 갖자"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tvN 방송화면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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