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밀수’ 조인성의 새로운 매력 탄생 비결은? “분량? 작품이 재미있으면 뭐든지 좋아요”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2023. 7. 27. 07:00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배우 조인성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조인성은 영화 ‘밀수’에서 전국구 밀수왕 권 상사를 맡아 새로운 매력을 펼쳤다.
영화 ‘밀수’는 류승완 감독의 신작으로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이다.
”여름에 어울리는 영화가 될 거예요. 레트로한 감성의 영화를 젊은 세대 친구들이 어떻게 관람할지 궁금해요. 시나리오를 받고 ‘류승완 감독님이 하다 하다 물속 활극을 찍으시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액션 쪽에서는 끝판왕을 찍은 사람이기 때문에 다음에는 공중이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어요. 시나리오를 두 번째 읽으면서 제 분량이 적당하면서도 재밌었고, 물에 안 들어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조인성이 맡은 권 상사는 사업가적인 면모와 악독한 기질로 부산을 장악하고 전국구 밀수 1인자가 되어 밀수판을 접수한 인물이다. 권 상사는 부산항이 단속으로 인해 막히자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던 중 춘자(김혜수)를 만나 군천에서 밀수판을 펼친다.
”권 상사는 비중이 큰 캐릭터는 아니지만, 극의 흐름을 바꾸는 인물이에요. 감독님 입장에서 새로운 배우에게 브릿지 역할을 맡기기엔 부담이 있지 않나 싶어요. 한 번 경험해 본 배우랑 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신 거 같아요. 당시 저는 ‘모가디슈’ 홍보하다가 시간이 비면 현장으로 가서 찍는 식이어요. 다른 배우들은 다 찍고 있었고. 저는 촬영을 조금 늦게 할 수밖에 없었어요. 현장에 민폐를 끼치지 않고 잘 해내기 위해서 많이 집중했어요.“
권 상사로 분한 조인성의 분량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지금까지 해온 작품들과는 다른 느낌의 강렬한 연기, 존재만으로 느껴지는 남다른 아우라로 극의 긴장을 한껏 높인다.
”나이가 들면서 맡는 배역이 조금씩 달라져요. 개인적으로 나이가 든다는 건 잘 익어간다는 의미인 거 같아요. 이젠 자유로워졌어요. 이렇게 할 수도 있고, 저렇게 출연할 수도 있죠. 작품이 재미있으면 뭐든지 좋아요. 연기를 하는 게 중요한 거니까. 작품마다 행간이 재미있으면 그 배우가 계속 궁금해지는 거 같아요. 한 작품에 여러 행간들이 재미있으면 방점 찍는 작품이 나오고 계속 기대감을 가지면서 활동할 수 있는 거 아닐까요.“
조인성은 인터뷰 내내 김혜수와 염정아에 대한 신뢰와 칭찬, 감사함은 드러냈다. 영화 ‘밀수’가 ”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 두 배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혜수, 염정아 선배님을 얻은 작품이에요. 두 선배님의 사랑을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그분들과 작품이 아니면 만날 기회가 없잖아요. 촬영 기간을 함께하며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한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저는 이미 작품이 완성됐다고 생각해요. 김혜수 선배님은 ‘어쩌다 사장’에서 보여졌던 모습 그대로예요. 사랑이 많은 분이죠. 선배님을 보면서 사람에 대한 관심이 크고, 이해심이 깊다고 느꼈어요. 김혜수, 염정아 선배님의 무한한 사랑 속에서 모두 무럭무럭 성장했던 현장이었어요. 촬영장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셔서 힘든 순간에도 힘들지 않았어요. 영화 촬영은 보통 6~7개월, 길어지면 1년 동안 진행돼요. 비교적 과정은 긴 편인데 흥행 여부는 한 달이면 결정되는 거 같아요. 게다가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관객들을 만나게 됐어요. 그럼에도 팀워크가 좋아서 관객을 만나는 일정이 버겁게 느껴지지 않아요.
조인성은 영화 ‘밀수’로 ‘모가디슈’에 이어 류승완 감독과 두 번째 작품을 함께해 눈길을 끈다. 이에 그는 ‘모가디슈’와는 완전히 다른 그의 매력을 ‘밀수’에 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감독님이 아마 같은 강동구 주민이라서 편하게 연락을 했던 게 아닐까 싶어요. 감독에 대한 호기심이 여전히 있어요. 감독님께서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지 궁금해요. 다시 감독님의 작품에 함께 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밀수’는 배려받으면서 찍었어요. 더 잘하고 싶었고, 감독님도 더 원하는 부분이 있으셨을 텐데 충족을 못 시켜주는 게 미안했어요. 더 확장하지 못하고 저를 보호해 주셨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야생성을 넘어서 매너 있고 품격 있는 액션을 선보이고자 했다”는 조인성의 말처럼 권 상사 특유의 개성을 담아 유려하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액션 활극의 정점을 앵글 안에 마음껏 펼쳐 보였다. 몸싸움은 치열했지만, 현장은 행복하고 웃음이 많았다.
“죽는 줄 알았어요. 장도리(박정민 분)를 비롯해 함께 싸우는 무리의 캐릭터가 강하니까 연기로 어떻게 이길지 모르겠더라고요. 웃음을 참는 게 너무 어려웠고, 현장에서 즐겁게 촬영했어요. (박)정민이는 ‘더 킹’ 때도 잠깐 같이 연기했었어요. 정민이의 풍성한 연기 덕분에 권 상사의 권위가 섰고, 또 장도리 역시 그쪽의 우두머리잖아요. 그래서 서로 함께 연기하면서 캐릭터가 완성이 됐어요. 상호보완 관계였죠. 정민이가 다음 신으로 넘어가면서 ‘억울해서 못 참겠네’라고 하며 상을 엎잖아요. 그런 것도 다 케미가 연결이 되어서 캐릭터가 만들어진 거에요. 제가 몸 상태가 안 좋았어요. ‘모가디슈’가 끝난 후에 양쪽 무릎 수술을 했어요. 부상이 있었던 게 아니었어요. 병원에서 얘기하기로는 강력한 충격이 아니라 살다 보면 조금씩 찢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했어요.”
영화 ‘밀수’로 올여름 극장가를 찾은 조인성은 8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으로 안방극장을 찾는다. 하반기에는 tvN 예능 ‘어쩌다 사장3’으로 시청자와 만날 예정이다. 시즌1과 시즌2에 이어 또 한 번 사장으로 변신해 어떤 모습을 선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주방일은 나아지는 게 없어요. 이번 메뉴는 가봐야지 알아요. 미국이라는 것도 걸리는 게, 며칠 전에 여권을 달라고 하더라고요. 어딘지도 아직 이야기를 안 해줬어요. 어딘지만 알면 서치할 수 있어서 그런가 봐요. 서부쪽이라고 하더라고요. 내가 하는 건 조리 정도예요. 그런 것들로 생각을 해보고 싶어요. 대용량으로 뽑아낸다는 건 쉽지 않아요. 가서 현장을 봐야할 것 같아요. 아르바이트생들을 궁금해하시는데 세팅이 다 됐어요. 스포일러라 말은 못 하지만 익숙한 사람들이 또 나올 거에요. 모르는 사람이랑은 일을 빨리 할 수가 없어요. 주민들하고 친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는데 같이 일하는 알바생하고도 친해지는 과정이 너무 힘들어요. 둘 다 친해지려 하면 지쳐요. 기승전결 없이 일을 바로 할 수 있는 게 시즌 1, 2를 하면서 느낀 점이에요. 연기와 출연하고 있는 예능 외 다른 도전을 생각하진 않아요. 요즘 연출도 많이 하시는데 저는 아직까진 배우 쪽에 집중하고 싶어요. ‘어쩌다 사장3’를 통해 예능인으로서 시청자들과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어요.“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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