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리뷰] ‘더 문’ 도경수, 찢었다! 김용화 감독의 새로운 무기

박로사 2023. 7. 27.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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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 ENM 제공

불이 꺼지고 스크린에 별이 쏟아지자 극장이 순식간에 우주로 변했다. 드디어 한국에서도 할리우드 부럽지 않은 우주 영화가 탄생했다. ‘신과함께’로 쌍천만 신화를 쓴 김용화 감독의 신작 ‘더 문’ 이다.

‘더 문’의 배경은 2029년. 대한민국이 두 번째 유인 달 탐사선 우리호를 우주로 쏘아 올리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우리호에 탄 사람은 총 셋. 그러나 달에 접근하던 중 태양풍을 맞고 UDT 출신인 황선우(도경수)를 제외한 모든 대원이 사망하고 만다.

홀로 우주에 남겨진 황선우는 두려움과 공포에 빠진다. 먼저 세상을 떠난 대원들을 위해 용기를 내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로 달의 뒷면에 갇히게 된다. 우주센터 전임 센터장 김재국(설경구)과 NASA 달 궤도선 메인 디렉터 윤문영(김희애)은 황선우를 달에서 구출해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과연 황선우는 달에서 지구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사진=CJ ENM 제공

영화의 플롯은 단순하다. 아버지의 못다 한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아들과 눈앞에 닥친 위기, 이를 이겨내는 과정을 통해 감동을 선사하는 것까지, 흔히 볼 수 있는 서사다. 하지만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영상미가 129분을 꽉 채운다. 우리호가 발사되는 과정부터 홀로 남은 황선우가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과정, 달에 착륙하고, 유성우가 쏟아지는 등 볼거리가 쉼 없이 펼쳐진다.

특히 제작진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실제처럼 만든 달 탐사선의 구조와 우주선, 우주복 등은 사실감을 더한다. 앞서 우주를 다룬 K콘텐츠들이 남겼던 아쉬움을 ‘더 문’에서 보상받은 느낌이다.

사진=CJ ENM 제공

‘더 문’을 이끄는 건 단연 배우 도경수다. 도경수는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다. 혼자 우주에 남겨졌을 때의 두려움과 이를 극복하려는 용기, 무중력 상태에서 유영하는 모습 등에서 김용화 감독이 도경수를 주인공으로 낙점한 이유가 이해된다. 김용화 감독의 “도경수는 보호본능을 일으킨다”는 말도 십분 이해가 간다.

설경구와 김희애는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설경구는 나래 우주센터 전임 센터장 김재국으로 분해 황선우를 구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다. 김희애는 NASA 메인 디렉터 윤문영 역을 맡아 비중은 적지만 강렬한 연기로 눈길을 끈다. 특히 막힘 없이 술술 내뱉는 영어 대사에서 그의 노력이 여실히 느껴진다.

사진=CJ ENM 제공

‘더 문’은 김용화 감독이 한땀 한땀 공들여 만든 영화인 게 티가 난다. 할리우드 대작에 뒤지지 않을 만큼 우주를 실제에 가깝게 구현해냈다. 김용화 감독의 과감한 도전 덕분에 한국에서도 이런 고퀄리티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한국 SF 영화의 신세계를 열었다는 말이 제격이다.

다만 대사가 잘 들리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우주선의 내부와 외부, 우주센터와 우주선 사이에 차이를 두려고 한 건 알겠지만, 과연 최선이었을까 생각도 든다. 전개되는 속도와 이야기의 흐름에서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줄 아는 김용화 감독의 특기가 영화 곳곳에 잘 묻어나 있어 감동을 주는 건 분명하다.

‘더 문’의 묘미인 우주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IMAX처럼 큰 스크린은 필수다. 스크린 속 생생히 구현된 우주를 보고 있으면 실제 그곳에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8월 2일 개봉. 12세 관람가. 129분.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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