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양극화…사라지는 리플 효과에 '막막'
2위 빗썸 대비 하루 거래량 8배 넘어
리플 호재 약해지자 규모 작은 거래소 '위기론'
리플발 호재로 인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거래량이 큰 폭으로 늘었지만, 업비트와 다른 거래소 간의 양극화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플 판결 이후 늘었던 거래량이 점차 감소하자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은 거래소에선 '위기론'이 나온다.
27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20분 기준 업비트의 하루(24시간) 거래량은 15억6788만달러(약 2조52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점유율 2위를 기록하는 빗썸의 거래량 1억9032만달러(약 2431억원)와 비교하면 8.24배가량 높은 수치다. 점유율 3위의 코인원과 비교하면 약 41.75배, 5대 거래소 중 가장 적은 거래량을 기록한 고팍스 대비로는 544.40배 높았다.
국내 코인 시장에선 거래소 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특히 점유율 1위의 업비트의 거래 비중이 압도적이다. 이달 10일 원화마켓을 운영하는 5대 거래소의 거래량 중 업비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90%를 넘겼다. 당시 5대 거래소의 하루 거래량은 11억7559만달러로 나타났는데 이 중 업비트 거래량은 10억6099만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지난 14일 가상자산 리플 발행사 리플랩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증권성 논쟁 소송전에서 사실상 승리해 대다수 거래소의 거래량이 많이 증가했음에도 업비트가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이달 10일과 비교해 이날 업비트의 하루 거래량은 47.7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팍스만 20.66% 감소했을 뿐 빗썸과 코인원, 코빗의 거래량은 각각 106.71%, 109.78%, 275% 급증했다. 이처럼 다른 거래소의 거래량이 급증했음에도 5대 거래소 거래량 중 업비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87%가량으로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리플 판결 결과 나타났던 거래량 증가 효과가 점차 사라지고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의 가격도 상승분을 점차 반납하면서 중소 거래소에선 위기론까지 나온다. 코인 가격이 내리고 거래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규모가 작을수록 타격이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또 리플 호재로 인해 코인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꺾이면서 '크립토윈터(겨울)'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미국 법원은 SEC가 리플을 불법 증권이라고 주장하며 리플랩스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거래소에서 일반 투자자들을 상대로 리플을 판매한 것은 연방 증권법 위반이 아니라고 약식 판결했다. 헤지펀드 등 기관 투자자에게 리플을 판매한 것은 연방 증권법 위반이라고 판단했음에도 사실상 리플랩스가 승리했다는 평가가 나오자 비트코인 가격이 3만달러대에서 3만1000달러대로 오르는 등 코인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SEC 대신 규제 수준이 약한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가상자산 시장을 다룰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다. 그러나 긴축 우려가 나오면서 현재 2만9000달러대까지 내렸고 리플 관련 자산을 제외하면 다른 가상자산도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다. 코인 가격이 내리면서 거래량도 점차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리플랩스가 소송에서 이길 경우 코인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지만, 예상보다 호재가 오래 가지 않았다"라며 "거래량이 많은 비트코인 가격이 어느 정도 올라가 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니 중소 거래소의 사정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거래소의 경우 수수료 수익이 절대적인 상황이어서 거래량이 줄면 사업 유지를 하기 어렵거나 적자까지 발생할 수 있다"라며 "점유율이 높은 거래소만 돈을 버는 구조가 되면 앞으로 문을 닫는 거래소도 점차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사용 편의성, 유동량 등 때문에 업비트의 점유율이 높게 유지되는 것이 곧 이들의 잘못인 것은 아니지만 쏠림 현상이 나타나다 보니 독과점에 대한 우려가 나타날 수 있다"라면서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해 다른 거래소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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