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버스 밀어 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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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 일입니다.
길 위에서 버스가 고장 나는 건 낯선 일이 아니었습니다.
다행히 버스가 언덕 위로 올라갔고 내리막길로 접어들자 놀랍게도 시동이 걸렸습니다.
고장 난 건 버스였고 요금을 낸 승객은 서비스만 받으면 됐지만 고장 난 버스 앞에서 모두 문제 해결에 집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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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 일입니다. 길 위에서 버스가 고장 나는 건 낯선 일이 아니었습니다. 한번은 고개를 오르던 버스가 멈춰 섰습니다. 운전기사가 밖으로 나가 한참을 살피더니 승객들에게 도와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조금만 더 오르면 내리막이니까 버스를 조금만 밀어 고개까지 오르도록 도와 달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버스에 시동이 걸릴 것이고 그렇게 되면 다시 타고 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승객들이 두말할 것도 없이 그렇게 하자며 버스를 밀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버스가 언덕 위로 올라갔고 내리막길로 접어들자 놀랍게도 시동이 걸렸습니다. 기사는 서둘러 승객을 태웠고 모두 손뼉을 쳤습니다.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그런 정신’을 그리워해 봅니다. 고장 난 건 버스였고 요금을 낸 승객은 서비스만 받으면 됐지만 고장 난 버스 앞에서 모두 문제 해결에 집중했습니다. 힘을 모으니 결국 버스는 다시 움직였죠. 우리 사회가 복잡한 문제들로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보다 심각한 건 대안보다 비판이 득세하고 날 선 비판을 능력으로 인정하는 나쁜 풍조입니다. 부족한 대안이라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아야 합니다. 이런 대안이 모여 더 풍성한 사회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조주희 목사(성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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