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불통 이미지 벗으려면 공감·공유의 언어로 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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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와 유리된 채 자기 몸집만 불리는 불통 집단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려면 교회가 세상과 소통·공유·공감할 수 있는, 이른바 공공신학의 언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공신학의 눈으로 본 성경'(지우)의 저자인 최경환 에라스무스 인문학&신학연구소 공동대표는 성경 속 성령의 9가지 열매를 언급하면서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라는 단어 안에 공화주의가 가진 시민적인 덕과 세상과 함께 공동 의견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요소들이 들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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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화평·온유·절제 등 성령 9가지 열매, 공감의 언어”
지역사회와 유리된 채 자기 몸집만 불리는 불통 집단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려면 교회가 세상과 소통·공유·공감할 수 있는, 이른바 공공신학의 언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성경에 등장하는 성령의 9가지 열매는 이같은 역할을 수행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됐다.
25일 서울 중구 성공회 약수동교회(관할사제 이갑수 신부)에서 열린 공공신학 좌담회에서다. 대한성공회 나눔의집협의회와 비아토르 출판사, 인문학&신학연구소 에라스무스가 함께 마련한 좌담회 주제는 ‘좋은 도시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였다. 도시신학이라고도 불리는 공공신학은 기독교의 복음과 신학이 교회를 넘어 공적인 영역에서도 충분히 이해되고 설득되며 설명될 수 있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현대 신학의 한 줄기다. 다원주의와 세속화 민주주의 등 변화하는 시대 상황 속에서 복음이 어떻게 역할을 찾아갈 것인지를 중요하게 다룬다.
성공회대 총장을 지낸 양권석 신부는 “도시라는 공간을 하나님과 내가 나서서 ‘바꿔야 할’ 공간이 아닌 ‘이미’ 하나님이 일하고 있는 공간으로 바라보자는 것이 공공신학의 핵심”이라고 정의했다.
당장 이곳을 복음화시키자는 식의 '성시화 운동'과 구별된다. 이미 하나님이 임재한 가운데 비기독교인, 또는 교회밖 문화와 소통의 접점을 찾는 방식에 가깝다.
양 신부는 "공공신학에는 기독교인이 어떻게 하면 자기 정체성을 지키며 비기독교인이나 문화와 소통할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며 "그동안 교회가 써 온 언어가 적절하지 못했다는 반성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고 소개했다.
그렇다고 교회 안의 용어 사용을 전면 금지하자는 것은 아니다. '공공신학의 눈으로 본 성경'(지우)의 저자인 최경환 에라스무스 인문학&신학연구소 공동대표는 성경 속 성령의 9가지 열매를 언급하면서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라는 단어 안에 공화주의가 가진 시민적인 덕과 세상과 함께 공동 의견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요소들이 들어 있다"고 진단했다. 최 대표는 "기독교가 가진 환대와 용서 희망 비전 치유 등의 개념은 기독교가 세상과 연결될 수 있는 가장 좋은 고리이며 세상을 선도할 모티브"라고 말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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