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이호준·김우민…물 만난 한국수영
한국 수영이 제대로 물을 만났다. 2023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 경영 종목에서 여러 선수가 ‘최초’와 ‘최고’ 기록을 번갈아가며 작성하고 있다. 특출한 에이스 한 명이 세계 무대에서 외롭게 싸워야 했던 과거의 아쉬움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모양새다.
지난 25일 열린 남자 자유형 200m 결선 경기가 그랬다. 에이스 황선우(20·강원특별자치도청)와 이호준(22·대구광역시청)이 나란히 결선에서 물살을 갈랐다. 세계선수권 경영 개인 종목에서 한국 선수 두 명이 결선에 동반 진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결선행 티켓은 출전 선수 72명 중 8명에게만 주어지는데, 그 안에 한국 선수가 둘이나 포함됐다.
결과도 좋았다. 황선우는 한국 신기록(1분44초42)으로 동메달을 수확해 한국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 2회 연속 메달을 따냈다. 이호준은 개인 첫 세계선수권 결선 무대에서 1분46초04로 역영해 6위에 이름을 올렸다. 흰 수영모에 나란히 태극기를 새긴 둘은 경기 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포옹하며 남다른 감회를 나눴다. 이호준은 “세계선수권 개인전 결선에 두 명이 올라가는 건 수영 강국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가 그 목표를 이뤄 뿌듯하다. 후배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마린 보이’ 박태환의 텃밭이었던 남자 자유형 400m에서도 김우민(강원특별자치도청)이 새 발자취를 남겼다. 지난 23일 예선(3분44초50)과 결선(3분43초92)에서 연거푸 개인 기록을 단축하며 세계 5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25일 800m 예선에선 2012년 런던 올림픽의 박태환을 넘어 11년 만에 새 한국 기록(7분47초69)도 작성했다.
한국 경영의 ‘황금 세대’가 써 내려 갈 역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황선우, 이호준, 김우민, 양재훈(강원특별자치도청)은 28일 남자 계영 800m에서 한국 수영 최초의 세계선수권 단체전 메달에 도전한다. 각자 개인전에서 최고의 성과를 낸 뒤라 사기도 하늘을 찌른다. 이번 대회를 마친 뒤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내년 2월 도하 세계선수권, 7월 파리 올림픽까지 숨 가쁜 레이스가 이어진다. 한국 수영이 새로운 르네상스의 출발점에 섰다.
후쿠오카=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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