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57일 된 아기 사망, 20대 아버지는 "억울하다"…法 구속영장 기각

생후 57일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아버지 A씨가 26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생후 57일 된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아버지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인천지법 이규훈 부장판사는 26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의 소명 정도, 다툼의 여지가 있고 아직 전문가의 의견이 나오지 않았다"며 "현 단계에서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이달쯤 인천 남동구 자택에서 생후 57일 된 아들 B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지난 24일 오전 "아이가 구토한다"며 119에 신고했고, 출동한 소방당국이 B군을 병원에 이송했다.

B군은 두개골과 왼쪽 허벅지 골절, 뇌출혈 증상을 보여 치료를 받았으나 전날 낮 12시 48분쯤 숨졌다.

병원 측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긴급체포했다. 이후 B군이 숨지자 아동학대치사로 죄명을 변경했다.

A씨는 "아이를 안고 흔든 것밖에 없는데 왜 사망했는지 모르겠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A씨는 별다른 직업 없이 B군과 형 등 형제를 양육하고 있었으며 아내 C씨가 생계를 전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A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 "아이가 왜 다쳤는지 몰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말 몰랐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경찰은 B군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국과수는 앞서 경찰에 "정확한 사인은 추후 정밀감정이 필요하나, 머리 부위 손상으로 인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1차 구두소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