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말려도 수업중 '라면 먹방'…징계는 출석정지 10일 불과

원주시 고교 3학년 '수업시간 해장' 제목으로 생방송
학생 문제 행동에 대한 정부 가이드라인 8월까지 마련

심각한 교권 침해 사례가 잇따라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강원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이 수업 중 라면을 먹으며 라이브 방송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26일 KBS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강원 원주시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3학년 A학생은 수업 시간 도중에 컵라면을 먹으면서 그 모습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라이브 방송했다. 라이브 방송의 제목은 '수업시간 해장'으로, 영상을 보면 학생은 수업이 진행되는 중에도 자기 자리에 앉아 태연하게 컵라면을 먹는다.

수업을 진행 중인 선생님은 라면을 먹는 것을 제지했지만 A학생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어 화면으로 수업 중인 교사를 잠깐 비추거나 자신의 팔에 새겨진 문신을 보여주는 등 수업을 방해하는 행위를 계속했다.

이후 다른 교사가 A학생을 상담실로 데려가서 상담을 진행했으나, 이 과정 역시 SNS를 통해 라이브 방송됐다. 당시 A학생은 방송을 껐다고 거짓말을 하고 실제로는 계속 라이브 방송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업을 진행한 교사는 당시 A학생에게 "하지 말라는 말 이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학교 선도위원회는 학교 명예 실추 등의 이유로 A학생에게 '출석정지 10일'의 징계를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선도위원회는 학생이 학교 규칙이나 생활 규정에 어긋나는 행위를 할 경우 교내 자치 위원회를 꾸려 열리는데, 보통 교내 봉사·사회봉사·특별교육·10일 이상 30일 미만의 출석정지 등의 징계가 내려진다.

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출석정지 10일 징계 처분 너무 가볍다" "해당 교사는 자괴감이 크겠다" "선생 지시에 불복할 경우 학생 처벌 강화해야 한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교사가 학교 현장에서 학생의 문제 행동에 어떤 대응을 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정한 정부 가이드라인(교육부 고시)이 8월까지 마련될 예정이다. 이를테면 휴대폰 소지 및 사용이 다른 학생 및 교원의 교육활동을 저해하고 주의를 주었음에도 따르지 않으면 휴대폰을 압수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말 초·중등교육법 개정과 지난달 시행령 개정으로 학교장뿐 아니라 교사에게도 학생 생활지도권이 부여됐지만, 상세한 권한 행사 기준이 정해지지 않아 실효성이 없다는 교단의 지적에 따른 것이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