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었는데 '틈' 없었다…앞면∙옆면 싹 바뀐 갤럭시Z 실물은 [체험기]
요즘 신형 스마트폰에는 놀라움이 덜하다. 혁신적인 기능이 사라진 데다 카메라·배터리 기술이 상향 평준화하면서 삼성전자·애플 같은 업계 선두의 고민도 깊어졌다. 최근 플래그십 스마트폰 가운데선 갤럭시S23 울트라의 2억 화소 100배 줌 기능과 아이폰14 프로·프로 맥스의 다이내믹 아일랜드 정도가 눈에 들어오는 변화였다.
그런 면에서 삼성전자가 26일 공개한 신형 갤럭시Z 플립5·폴드5는 인상적이다. 사용자 경험 최적화에 집중했던 최근의 스마트폰 경향을 잠시 벗어던지고, 기능은 물론 겉모습과 같은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Z플립5, 얼굴 바꿨다
먼저 세로로 접히는 Z플립5의 앞모습이 전작과 비교해 완전히 달라졌다. 스마트폰을 덮은 상태에서 나타나는 커버 스크린이 기존 1.9형에서 3.4형(대각선 86.1㎜)으로 커지면서 완전히 새로운 느낌의 스마트폰이 됐다.
이제 플립5를 열지않고서도 문자와 카톡 답장이 가능해졌다. 전작에서는 문자와 카톡 확인은 가능했지만 기본 설정된 문장 외에는 답장을 하기 위해 폰을 열고 메인 스크린을 통해 키보드를 사용해야 했다. 실제 커버 스크린을 통해 키보드를 사용해보니 전혀 불편한 점이 느껴지지 않았다. 앞으론 플립5를 여닫을 일이 훨씬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신형 Z플립5에서는 삼성이 ‘플렉스 윈도우’로 이름 붙인 커버 스크린을 통해 동영상 감상도 가능해졌다. 삼성은 유튜브는 물론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와 협업을 통해 플렉스 윈도우를 통해 영상을 감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화질 또한 감상에 무리가 없을 정도여서 비좁은 출근시간 전철이나 버스에서는 플립5를 닫은 채 커버 화면으로만 유튜브를 감상할 수 있을 듯하다.
커버 스크린이 훨씬 커지면서 카메라 활용도도 높아졌다. 폰을 완전히 열지 않고 접은 상태에서도 고화질의 후면 카메라를 사용해 셀카를 찍을 수 있게 됐다. 동영상 역시 폰을 열지 않고 촬영한 뒤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갤럭시용 스냅드래곤 8 2세대 칩을 탑재했다. 올 초 공개한 갤럭시S23 시리즈가 높은 평가를 받았던 배경에도 뛰어난 성능과 전성비(소비 전력 대비 성능)를 자랑하는 퀄컴 스냅드래곤의 칩이 있었던 만큼 이번 갤럭시Z 플립5·폴드5 역시 전작보다 크게 개선된 성능과 배터리 지속시간을 보여준다.
전작과 비교해 앞면은 물론 옆면까지도 모습이 바뀌었다. 플립5·폴드5에는 기존 U자형 힌지(경첩) 대신 ‘물방울 모양’의 힌지가 적용됐다. 이에 따라 접었을 때 일정 간격의 갭이 있었던 전작들과는 달리 플립5·폴드5에서는 조금의 틈도 생기지 않는다. 두께 역시 전작 대비 2㎜가량 줄면서 그립감은 물론 휴대성도 달라졌다. 손에 쥐면 곧바로 ‘달라졌다’는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Z폴드5, 가볍고 쥐기 편해졌다
개선된 힌지는 플립5보다는 폴드5에서 더 빛을 발했다. 전작 대비 두께가 줄어든 것은 물론 무게도 10g 이상 줄면서 눈에 띄게 들고 다니기 편해졌다. 무엇보다 접었을 때 완전히 평평하게 접히면서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다 튼튼해졌다.
갤럭시 폴드 시리즈의 최대 장점은 스마트폰을 펼쳐 메인 스크린을 폈을 때 7.6형 대화면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폴드5에서는 이런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메인 디스플레이의 최대 밝기가 갤럭시S23과 동일한 최대 1750니트(nit)까지 지원된다. 덕분에 빛이 강하거나 햇볕이 내리 쬐는 곳에서도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다.
폴드5에서는 게임과 동영상 등 두 가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멀티 윈도우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스마트폰 게임에서 레벨 업을 위해 시간이 소요되는 ‘자동 전투 모드’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멀티윈도우를 통해 자동 전투를 하면서 다른 게임을 하거나 카톡·유튜브 등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새롭게 지원되는 ‘두 손 드래그 앤 드롭’ 기능이 신선했다. 인터넷의 이미지를 잘라내 카톡에 공유하고 싶으면 잘라낸 이미지를 길게 눌러 잡은 상태에서 다른 손으로 카톡 등의 앱을 열어 잡고 있던 이미지를 드롭하면 이미지가 바로 공유된다. 처음 사용법만 익히고 나니 원하는 때에 원하는 ‘짤(이미지)’을 다른 사람들과 편하게 공유할 수 있었다.
중국 업체에 구글까지 가세한 폴더블 전쟁
그 사이 시장에서 폴더블 경쟁자는 더 늘었다. 삼성이 2019년 첫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를 선보인 이후 미국과 중국 등 여러 경쟁사에서도 잇따라 폴더블폰을 출시했다.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삼성과 동맹을 과시해왔던 구글은 첫 폴더블폰 ‘픽셀 폴드’의 일본 출시일을 돌연 나흘이나 앞당겨 오는 27일부터 판매하기로 했다. 아직 국내 출시 계획은 없지만 중국산 폴더블폰이 사실상 기를 펴지 못하는 일본 등 주요 글로벌 거점 시장에서 삼성과의 폴더블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날 서울에서 열린 최초의 한국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을 통해 삼성은 화웨이·비보·오포 등 자국 업체가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중국 폴더블폰 시장과 빠르게 성장하는 아시아 시장에서 ‘폴더블 원조’로서 적극 공략에 나선다.
이에 전체 폴더블폰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누적 판매 목표로 지난해보다 더 높여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전 세계 폴더블폰 판매량은 지난해 1400만 대 수준을 넘어 약 2300만 대로 추산된다. 갤럭시Z 플립5·폴드5는 내달 11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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