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 속 치유사역 집중… 10년 만에 풍성한 결실
지난해 9월 20일 경남 창원 양곡교회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제107회 총회가 열렸다. 이날 치유하는교회 김의식 목사가 부총회장에 당선됐다. 당시 단독후보로 출마한 김 목사를 두고, 예장통합 선거관리위원회는 단독 입후보한 경우 박수로 추대할 수 있도록 교단법이 개정됐음을 전했다. 총회 역사상 최초로 총대들은 박수로 추대하는 것에 찬성했고 김 목사는 총대들의 박수와 함께 부총회장에 당선됐다. 김 목사는 그날을 떠올리며 “교단의 목사, 장로 지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박수로 세워주신 것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김 목사의 부총회장 임기는 1년이며 오는 9월 19일부터 명성교회에서 열리는 제108회 총회에서 회장으로 자동 취임한다.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총회창립100주년기념관 부총회장실에서 김 목사를 만났다.
김 목사는 2000년 화곡동교회(현 치유하는교회) 담임으로 부임했다. 부임 당시 화곡동교회는 당회가 양분되면서 극심한 분쟁을 겪고 있었다. 김 목사는 부임 직후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 12:15)는 성경말씀을 붙잡고 ‘치유목회’를 시작했다. 김 목사는 “교회가 주님의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해하며 화평한 교회로 회복”되기만을 바랐지만, 교회 안 대립은 걷잡을 수 없었다. 급기야 2002년에는 한국교회 최초로 교회 안에 기독노조가 만들어지면서 고소 고발 투쟁이 이어졌다.
김 목사는 당시를 회고하며 “어떻게든 버텨내 교회를 치유해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사명을 느꼈다”고 말했다.
결국 2004년 대법원으로부터 “교회 목회자 및 직원은 노조원이 될 수 없다”는 판례를 얻었다. 하지만 그 후에도 6년 동안 고소가 이어졌고, 노조가 해산되고 총 54건의 고소가 마무리되기까지는 꼬박 10년이 걸렸다.
10년 전 김 목사 부임 당시 출석 성도는 약 2000명이었다. 그런데 교회가 분쟁의 터널을 통과하는 동안에도 성도 수는 꾸준히 증가해 10년 후 출석 성도는 4000명에 달했다. 김 목사는 “치유목회를 하는 동안 모든 분쟁의 시험을 이겨냈을 뿐 아니라 교회가 갑절로 부흥하며 하나가 됐다”며 “치유목회의 결실을 10년 만에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분쟁 10년 후 화곡동교회는 새 출발을 결심했다. 2010년 당회의 만장일치로 지상 6층 지하 3층, 예배당 2500석 규모의 새 성전을 건축해 2012년 1월 입당 예배를 드렸다. 또한 새 성전 입당을 앞두고 전 성도를 대상으로 교회의 새 이름을 공모했다. 총 160여 개의 이름이 모인 가운데 당회에서 3개를 선정해 무기명으로 투표한 결과 ‘치유하는교회’(The Healing Church)로 최종 결정됐다. 김 목사는 “분쟁하는 교회에서 한국교회 최초로 치유목회 중심의 교회가 되기까지 모두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했다.
현재 치유상담대학원대학교 총장인 김 목사는 치유목회를 “영·혼·육의 전인 치유를 통해 전인 건강을 회복하는 목회”로 정의한다. 김 목사는 매주 주일예배를 통해 웃음과 눈물의 감동을 고루 담은 치유설교를 전하고 있다. 웃음은 지친 마음의 문을 열어주고 눈물은 쌓인 감정을 씻어주며 감동 호르몬(Didorphin)은 엔돌핀(Endorphine)보다 4000배에 달하는 치유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설교 후에는 성도들이 감정을 쏟아낼 수 있도록 통성기도 시간을 갖는다.
치유하는교회는 개별 상담 및 소그룹 치유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치유하는교회의 독자적 프로그램인 ‘치유동산’은 2박 3일 동안 예수님의 사랑으로 마음 문을 열어 지난날의 상처를 표출하고, 상처의 대상을 용서하며 상처를 치유해 가는 내적 치유를 펼친다. 7~8명을 한 그룹으로 묶어서 진행하다 보니 치유의 상호작용이 일어나며, 프로그램을 마친 후에도 교회 안에서 성숙한 관계를 맺어가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김 목사는 세상의 치유 방식과 기독교 치유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기독교 치유의 가장 강력한 치료제는 예수님 십자가 사랑의 용서”라고 밝혔다. 상처로 힘들어하는 현대인이 신경정신과를 찾으면 꾸준한 치료 시간이 필요하지만, ‘용서’를 통한 마음의 치유는 짧은 시간에 폭발적이며 효과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이 김 목사의 설명이다.
이렇게 교회가 치유되고, 성도들이 회복되니 이웃을 향한 섬김이 시작됐다. 현재 치유하는교회는 지역의 어르신을 위한 복지센터 2곳을 운영하며, 33개의 미자립교회를 후원하고 있다. 또 매년 200~300명의 청 장년들이 전국 농어촌 교회를 방문해 봉사 및 교육 활동을 펼치며, 105명의 선교사를 전 세계로 파송했다. 김 목사는 “교회가 치유되고 부흥하면서 국내외 다양한 선교활동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 너무도 의미 깊다”고 말했다.
차기 총회장 취임을 앞둔 김 목사는 부회장 당선 후 지난 1년 동안 매일 교회 새벽기도를 마치고, 총회 사무실이 있는 종로 등에서 총회 일정이 끝나면 즉시 교회로 향하고 있다. 김 목사는 “교단 일을 맡으면서도 목회에 더 부지런하기로 다짐하며 지키고 있다”며 “부족한 종을 위해 함께 기도해주는 치유하는교회 모든 장로들과 성도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 목사는 예장통합 제108회 총회 주제를 ‘주여, 치유하게 하소서!’로 정하고, 주제에 맞춰 치유와 화해, 더 나아가 부흥을 목표로 준비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김 목사는 “총회와 한국교회가 성경에서 강조하는 대로 서로 용서함으로, 치유받고 화해하며 하나 되어 다시금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부흥의 사명을 감당하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밝혔다.
글·사진=박성희 객원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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