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 샘] 미디어 ‘여름 귀신’ 물리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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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만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문화적인 계절 현상이 있다.
한여름이 되면 미디어에서는 사람들의 확인되지 않은 개인적 '귀신 체험'과 관련한 이야기를 쏟아내며 '여름 더위'를 쫓아내기에 앞장서고 있다.
이처럼 인간은 선풍기나 에어컨으로 여름을 나면서도 아직 '귀신 이야기'라는 고전적인 방식을 통해 여름 더위를 피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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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만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문화적인 계절 현상이 있다. 한여름이 되면 미디어에서는 사람들의 확인되지 않은 개인적 ‘귀신 체험’과 관련한 이야기를 쏟아내며 ‘여름 더위’를 쫓아내기에 앞장서고 있다. 그런데 여름 귀신은 지극히 인간 문화가 조작해낸 일종의 부정적인 정신적 유희의 산물이라고 봐도 된다.
대부분의 귀신 이야기를 분석하며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귀신은 주로 여름에 출몰한다. 왜 겨울이 아니고 여름일까. 겨울에는 가뜩이나 추운데 귀신이 인기가 있을 수 없다. 간담이 서늘케 하는 귀신 이야기는 잠시나마 여름 더위에 지쳐있는 인간의 심신에 선풍기 역할을 하는 효과가 있다.
‘곱슬머리’ 귀신’은 없다고 봐야 한다. 주로 귀신은 머리를 풀어 헤치기 때문에 곱슬머리로는 얼굴을 가리지 못한다. 귀신은 왜 얼굴을 가릴까? 얼굴은 인격의 거울이며 존재를 대변할 뿐만 아니라 얼굴과 얼굴을 마주침으로 인간관계는 시작된다. 그런데 귀신이 풀어헤친 머리로 얼굴을 가린 것은 ‘존재 없음’과 다름 아니다. 그가 죽기 전 자신의 인생이 세상 사람들에게 부정당했다는 표징이 ‘얼굴 없음’이며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깨뜨리는 정신적 공포로 몰아세운다.
‘귀신이 출몰하는 곳’은 주로 어두운 곳, 폐가나 공동묘지 등이다. ‘기이한 귀신 이야기’의 심리적 구조는 ‘무질서’라는 정신적 표층 위에 세워져 있다. 원래 질서 정연했던 것이 캄캄하여 보이지 않거나 황폐하게 되면 심리적인 불안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광명한 대낮에 출몰하는 귀신은 가능하지 않으며 관심을 받기도 힘들다.
‘귀신의 공중 부양’은 ‘소속 없음’이다. 귀신은 이 땅에서 정처 없이 유리하며 떠돌기 때문에 발을 땅에 붙이고 있을 수 없다고 상정된다. 따라서 귀신이 나타날 때는 순식간이다. 직립보행을 하며 인력의 법칙에 순응하며 사는 인간에게 시공을 초월한 순간적 귀신의 등장은 자연의 현상을 깨기 때문에 극심한 두려움을 유발한다.
이처럼 인간은 선풍기나 에어컨으로 여름을 나면서도 아직 ‘귀신 이야기’라는 고전적인 방식을 통해 여름 더위를 피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듯하다. 이는 가전 기술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인간의 정신적 세계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리라. 여름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귀신 이야기’는 세상의 황폐와 무질서와 마주해 끊임없이 겪게 되는 인간 실존의 ‘존재 부정’과 ‘소속 없음’이라는 정신적 공황 상태를 여실히 드러낸다.
그러나 세상에서 방황하는 인간에게 하나님은 진작 진리의 세계를 열어 그 고통에서 우리를 건져주셨다. 하나님은 무질서의 하나님이 아니시며 화평의 하나님이시다.(고전 14:33) 하나님은 빛이시며 어둠이 전혀 없으시다(요일 1:5).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가 바로 ‘빛’이셨다.(요 12:36) 그리고 우리는 이전에 어둠의 자녀이었다가 주님 안에서 빛이 되었다.(엡 5:8) 따라서 우리는 빛의 갑옷을 입고(롬 13:12) 빛의 열매인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엡 5:9)을 맺어야 한다.
세상에서 정처 없이 방황하는 수많은 사람의 영혼 구원을 위해 우리는 부르심을 받았다. 어둠에 가려 실체 없는 귀신에 짓눌려 고통당하는 사람들에겐 참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만이 해답이다. 따라서 여름이라고 복음 구령의 행진이 지쳐서는 안 된다.
물을 마셔도 곧 목이 마른 우리에게 주님은 ‘생수의 강’(요한복음 7:38)이 되어 주실 것이다. 이 물을 이웃과 함께 마시는 것이 바로 ‘크리스천의 여름 나기’이다.
유경동 목사
감리교신학대 교수·기독교윤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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