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중심주의, 존중 결여된 학교...교권 불능화 초래”

최경식,김동규 2023. 7. 26.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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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으로 불거진 교권 추락 문제를 두고 기독교육계는 '학생 중심주의'가 교권통제·불능화 사태를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학생중심주의, 존중·배움 결여된 학교기독교육계 인사들은 이번 사태의 원인을 크게 2가지로 짚었다.

결국 학교와 교사, 학생 모두 추구하는 교육과 배움의 가치가 불일치하면서 교권 불능 사태를 유발한 직·간접적인 요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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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교육권리 보장
학생인권조례 수정 보완
별도 교권보장법 필요
학교엔 학생 교사 선발권
학생엔 학교 선택권 보장해야
전교조 긴급추모행동의 한 참가자가 지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천 광통교 인근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으로 불거진 교권 추락 문제를 두고 기독교육계는 ‘학생 중심주의’가 교권통제·불능화 사태를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존중과 배움이 결여된 교육현장의 구조적 문제도 지적됐다. 교계는 개선점이 지적되고 있는 학생인권조례의 수정·보완과 함께 별도의 교권보호법 필요성을 제시했다. 인성 나눔 봉사 등 전인 교육의 강화도 강조됐다.

학생중심주의, 존중·배움 결여된 학교

기독교육계 인사들은 이번 사태의 원인을 크게 2가지로 짚었다. 먼저 학생들만 중시하는 학생 중심주의다. 학생들의 신상과 인권, 자율성이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상대적으로 교권은 통제되고 불능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종화 서울 명지고 교목실장은 26일 “(지금의 학교에서는) ‘불편’과 ‘인권 침해’를 동일선상에 두는 자의적 사고가 만연하다”며 “피교육생인 학생 입장에서 학교교육 자체가 불편할 수 있는 것은 자연스럽고 불가피한 현상인데, 이를 인권 침해로 혼동하게 만들면서 교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교육 현장의 구조적 문제도 거론됐다. 학교가 더 이상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존중을 받는 곳이 되지 못하고 있고, 존중의 빈자리를 사교육 시장이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진정한 배움이 전제돼야 존중도 싹트는데, 현재 학부모와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대부분의 배움은 공교육이 아닌 사교육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렇다 보니 공교육에서의 교권 추락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교육주체 권리 담은 교육권통합법 제안

기독교계 교육 전문가들은 교사들의 ‘교육할 수 있는 권리’를 제대로 보장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학생인권조례를 완전 폐지하지 않는 대신, 교사들의 교육권을 심하게 침해하지 않도록 수정하거나 별도로 교권보장법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상진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학생인권조례를 수정·보완하고 교사의 교육권을 보장하는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면서 “차제에 교사, 학생, 학부모의 권리를 함께 규정하는 ‘교육권통합법’을 신설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학교에는 자율적인 학생·교사 선발권 및 교육 활동을, 학생에게는 학교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현행 사립학교법(사학법)은 이러한 측면들을 제한하고 있다. 결국 학교와 교사, 학생 모두 추구하는 교육과 배움의 가치가 불일치하면서 교권 불능 사태를 유발한 직·간접적인 요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서울시학생인권조례폐지범시민연대 등 기독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3월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앞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촉구하는 시위를 펼치고 있다. 국민일보DB


한국기독교학교연맹 원로교목회 원광호 회장은 “학교는 건학이념에 부합하는 학생과 교사를 뽑을 수 있고 학부모와 학생은 자신들이 원하는 학교에 갈 수 있게 된다면 교권 추락 등 학교 문제는 애당초 발생할 소지는 없을 것”이라며 “대안학교에 문제가 없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성 나눔 봉사 등 전인교육의 강화도 또 다른 방안으로 꼽힌다. 기독교 가치가 구현되는 교육이기도 하다. 김 교목실장은 “기독교 교육은 인성교육, 다양한 문화 이해 및 나눔 봉사 실천 교육을 통한 생명존중과 공동체를 강조한다”며 “초기 기독교 학교가 다양한 계층들, 특히 소외계층들의 인간성 회복을 기여했듯이 지식 교육 이상의 교육을 통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경식 김동규 기자 k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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