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차 날개' 현대차 영업익 4조…2분기 연속 삼성전자 제쳤다

김수민 2023. 7. 2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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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4조2379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또다시 갈아치웠다. 국내 상장 기업 중 삼성전자를 제치고 2개 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 1위에 올랐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가의 차종이 호조를 보이면서 ‘역대급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023년1월 경기도 화성시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2023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상 첫 분기 영업익 4조…영업이익률 10%


현대차는 26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경영 실적 발표회를 열고 2분기 매출 42조2497억원, 영업이익 4조2379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해 각각 17.4%, 42.2% 급증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으로 최대 영업이익이라는 신기록을 써나가고 있다. 영업이익률도 10년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10.0%)로 올랐다. 전년 동기(8.3%)보다 1.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이는 가격 할인으로수익성이 한 자릿수(9.6%)로 떨어진 미국 테슬라를 앞선 것이기도 하다.

판매량도 늘었다. 올 2분기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105만9713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 국내 시장에서 20만5503대를 팔았다.

역대 최고 실적 배경에는 고수익 차종 판매 전략이 있다. 현대차의 2분기 판매에서 제네시스와 SUV가 차지하는 비중은 58.7%로 나타났다. 최근 3개월 동안 판매한 차 10대 중 6대가량이 고수익 모델인 셈이다. 2년 전인 2021년 2분기까지만 해도 이 비중은 50%대 초반이었다. 7세대 디 올 뉴 그랜저도 인기를 끌면서 수익성을 끌어 올렸다는 평가다.

하이브리드차·전기차 등 친환경차 역시 비중 역시 높아지고 있다. 2분기 친환경차(전기차·수소전기차·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의 판매 비중은 18.1%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2%에 비해서 큰 폭으로 늘었다.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판매 비중이 20%에 육박하고, 유럽에선 친환경차 비중이 전체의 30%를 넘는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2분기 19.8%였던 친환경차 비중이 올해 2분기 27.8%로 크게 늘었다.

김영옥 기자

“단순히 시장 좋아서 아니다…하반기도 자신”


현대차는 향후 실적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가동률 개선으로 생산량이 늘었고 여전히 대기 수요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5세대 싼타페와 아이오닉5 N 등 신차 출시도 호재다. 다만 국가 간 갈등 등 지정학적 영향 및 인플레이션 확대, 금리 인상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 등은 여전히 불확실한 변수다. 환율 변동성 확대와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 역시 부담이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이날 “경기 둔화에도 저수익 차종 판매가 급증하는 현상이 일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하반기 실적도) 조금은 자신감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경기 둔화와 경쟁 심화 등에 대비해 긴장을 놓지 않고 여러 시나리오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미국 인플레이션방지법(IRA) 시행으로 현지 전기차 판매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응책을 제시했다. 서 부사장은 “미국에서 현대차가 전기차를 현지 생산하려면 1~2년이 더 걸린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IRA에 쫓기는 것이 사실이라 전기차 부문에 인센티브를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나오는 업체는 테슬라”라며 “우리도 가격 경쟁력을 위해 인센티브를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그룹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전경.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차는 상반기 실적을 토대로 지난 1월 제시했던 연간 실적 예상치를 높여 잡았다. 이에 따른 매출 증가율도 14~15%(기존 10.5~11.5%)로, 영업이익률은 8~9%(기존 6.5~7.5%)로 상향 조정했다.

현대차는 사상 첫 분기 배당도 시행한다. 지난 4월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에서 새롭게 발표한 분기 배당을 이번 2분기부터 시행한다고 밝힌 것이다. 2분기 배당액은 1주당 1500원이다. 기아는 27일로 예정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3조원을 넘어선 영업이익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양사 합산 분기 영업이익은 사상 최초로 7조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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