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거래 하자고 불러내 대낮에 차량 납치극

빌려준 돈 갚지 않는다며 제주까지 쫓아가 범행
폭행·납치 장면 목격한 행인 신고로 범인 검거

제주에서 돈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낮 차량 납치극을 벌인 이들이 구속됐다. 이들은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에서 피해자의 게시물을 발견하고 거래를 할 것처럼 속여 피해자를 유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출처=서귀포경찰서]

26일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공동감금)과 특수협박 등의 혐의로 30대 남성 A씨와 B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1일 정오께 서귀포시 길거리에서 30대 C씨의 얼굴을 여러 차례 때린 후, C씨가 타고 온 렌터카에 강제로 태워 1시간여 동안 감금하고 각목 등으로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지인 관계로 A씨 일당은 3개월 전 C씨에게 1억7000만원을 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C씨가 이를 갚지 않고 피하자 그의 행방을 쫓다 최근 제주까지 찾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이들은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 당근마켓에서 C씨가 고가의 시계를 매물로 올린 것을 발견하고, 물건을 구입할 것처럼 속여 C씨를 서귀포시 노상에서 만난 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검정 렌터카에서 내린 남성 두 명이 인도에 있던 한 남성을 건너편 흰색 승용차 쪽으로 데리고 간다. 이들은 흰색 승용차의 문을 열고 남성의 머리를 누르며 차 안에 억지로 밀어 넣는다. 피해자로 보이는 남성은 저항하지만, 속수무책이고, 이들은 곧 흰색 승용차를 타고 현장을 빠져나간다.

당시 인근에서 이들의 폭행과 납치 장면을 목격한 행인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각 출동 최고 수준 단계인 코드 제로(code 0)를 발령했다. 이후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이들이 타고 온 차량 번호를 확보해 약 5시간 만인 오후 5시 11분께 이들을 긴급체포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