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시가총액에도 2차전지에 좌지우지 되는 코스닥
에코프로+비엠 추이에 울고 웃는 형국
착시 효과에 과열 양상까지…투자 주의
코스닥지수가 연일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2차전지 관련주들로의 과도한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2차전지 관련주들로 거래가 몰리면서 이에 따라 시장이 좌지우지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39.33포인트(4.18%) 하락한 900.63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956.40까지 치솟았다가 886.14까지 하락하는 등 일 등락 폭이 70포인트가 넘는 급등락 장세를 보인 끝에 장 막판 간신히 900선을 회복한 채 마쳤다.
이날 하락으로 시장 전체 시가총액은 감소했다. 개장 초반 지수 상승으로 458조40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던 시가총액은 이 날 마감 기준 435조3609억원으로 귀결됐다. 전날 마감 기준 시가총액(454조5705억원)이 지난 21일(451조8301억원) 이후 4일 만에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지수와 시가총액 등락 폭이 어느 때보다 컸던 것은 시장 주도주인 2차전지 주들이 장중 내내 요동쳤기 때문이다. 시총 1·2위 종목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도 이날 주가가 요동치면서 시총 규모도 급등락을 거듭했다.
이 날 에코프로비엠은 전일 대비 7000원(1.52%) 떨어진 45만5000원에 마감했다. 고가(58만4000원)와 저가 (42만8500원)가 15만원이 넘는 격차를 보였다. 에코프로도 이날 고가(153만9000원)와 저가(113만6000원)의 차이가 40만원이 넘는 등 하루 종일 주가가 요동친 끝에 전일대비 6만5000원(5.03%) 하락한 122만8000원에 마쳤다.
장 초반 한때 사상 처음으로 시총 규모가 50조원을 돌파해 고가 기준 57조1157억원까지 찍은 에코프로비엠은 이후 주가가 하락하면서 결국 이날 마감가 기준 44조4996억원으로 마쳤다. 에코프로(마감가 기준 32조6988억원)를 더한 양 종목의 시가총액은 장중 한때 90조원을 넘기기도 했지만 77조원대에서 마쳤다.
같은 2차전지주로 묶이는 엘앤에프(9조531억원)도 개장과 함께 주가가 급등해 장 초반 한때 시총이 10조원을 돌파하며 셀트리온헬스케어(10조2130억원)를 제치고 시총 3위로 뛰어 오르기도 했지만 이후 하락하며 다시 4위로 내려 앉았다.
이같이 최근 코스닥 시장은 2차전지주들의 향배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시장 전체가 소수 종목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는 것으로 2차전지 쏠림이 지속되면서 시장 전체의 수급 상황도 취약해지고 있다. 매수와 매도 등 거래가 2차전지로 몰리면서 다른 업종이나 종목들의 거래는 눈에 띄게 줄어드는 분위기다.
에코프로비엠의 이 날 거래량은 1097만주로 전날 거래량(544만주)의 2배에 달했는데 개인이 1515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3016억원 순매수했다. 에코프로도 개인은 2912억원어치를 팔아치운 반면 외국인은 139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그동안의 코스닥 상승랠리가 2차전지주들의 급등에 따른 착시 효과가 작용하고 있다면서 과열 양상 속에서 향후 변동성이 증대될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며 투자 주의를 당부했다.
공매도를 한 투자자가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다시 그 주식을 매수하는 숏 스퀴즈(Short Squeeze)나 급등주 따라잡기 성격의 단타매매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양극재에서 음극재, 분리막 등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코스닥 2차전지에서도 소수 종목 쏠림 현상은 지속 강화되고 있다”며 “개인이 2차전지 관련주들의 차익실현에 나서고 시장 변동성 확대로 신용거래 상환으로 추정되는 물량도 나오면서 변동성이 변동성을 부르는 형국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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