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석 달 전부터 계획"…아기 목졸라 하천에 던진 부부 기소

임성빈 2023. 7. 2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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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영아 살해 유기’ 사건을 저지른 사실혼 부부를 검찰이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들이 출산 3개월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이 4일 오후 경남 거제시에서 영아 살해 유기 사건의 시신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창원지검 통영지청 형사2부(배철성 부장검사)는 아기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주거지 인근 하천에 던져 유기한 혐의(살인 등)로 20대 친부 A씨와 30대 친모 B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9월 9일 경남 거제시에서 태어난 지 5일 된 아들 C군을 계획적으로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가 있다.

이들은 당일 오후 4시경 C군을 살해한 뒤 시신을 냉장고에 보관하다 밤 11시경 시신을 비닐봉지에 담아 주거지 인근 하천에 던져 유기했다.

당시 이들은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데다 출산 사실을 양가 부모가 알게 될 경우 서로 헤어지게 될 것을 우려해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 범죄는 출생신고 없이 임시 신생아 번호로만 남아 있는 이른바 ‘그림자 아기’에 대한 전국 지방자치단체 전수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지난달 29일 B씨의 주민등록상 주소지인 경남 고성군은 C군의 출생 기록이 있지만, 출생신고는 돼 있지 않은 점을 수상히 여겨 그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다음 날 A씨와 B씨를 긴급체포한 뒤 이들이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한 하천 주변을 수색했지만 끝내 시신을 찾지 못했다.

시신이 발견되지 않으면 공소 유지가 어려운 상황에 검·경은 디지털 포렌식 분석을 통해 이들이 아들을 계획적으로 살해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이 범행 전 자신의 범죄와 비슷한 영아 살해 사건들을 검색하고, 범행 뒤 시체를 유기할 장소를 물색하며 이동한 사실도 알아냈다.

결국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출산 3개월 전부터 범행을 계획하고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들이 출산 후 당황하거나 흥분한 상태에서 범행한 것이 아니라 죄의식 없이 계획적으로 살인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소중한 생명을 침해하는 그림자 아기 관련 범죄에 엄정히 대응하고 그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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