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관리사’를 아시나요? 남일재 교수, 대한민국 1호 등록

정홍준 2023. 7. 26. 16:1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행정사무관리, 재정회계관리, 시설안전관리 등 이수해 취득…단순 집사 넘어 전문성 갖춘 관리자 필요
한국 최초로 ‘교회관리사’ 라이센스 등록을 한 부산 동서대 남일재 교수가 지난 10일 동서대 선교복지대학원장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교회에도 행정시스템이 있고, 자산관리 및 회계업무가 있다. 단순한 집사가 아닌 전문성 있는 관리자가 필요하다. 교회관리사가 도입된 이유다.

지난 10일 부산 사상구 동서대 선교복지대학원장실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교회관리사’ 라이센스를 등록한 남일재 교수를 만났다. 남 교수는 시종일관 특유의 섬세하고 시원시원한 화법으로 교회관리사 업무를 시작한 배경을 설명했다.

남 교수는 교회행정 관리자의 직업적 안정성과 전문성 강화를 위해 교육과 라이센스 등록이 필요하다고 판단, 한국직업능력개발원과 협의를 거쳐 ‘교회관리사’로 등록했다. 교육기간은 16주이며 총 64시간 수업한다. 교육과정은 교회사무회계관리, 교회운영지원관리 2과목으로 진행한다. 세부 교육내용은 행정사무관리, 영상정보처리, 재정회계관리, 시설안전관리 등을 이수하게 되며 세법, 근로기준법, 건축법 등도 함께 교육받는다. 교회관리사 자격증은 강의출석 80% 이상, 시험점수 평균 80점 이상 받아야 취득할 수 있다.

남 교수는 한국교회 역사상 최초로 교회관리사 제도를 도입해 전국 총회장에게 공문을 보냈다. ‘교회관리사’를 의무적으로 고용하는 법제화까지는 아직 길이 멀지만 임의로라도 공부하자는데 그 목적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종무실에서도 제도의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한다. 남 교수는 “교회 행정실에 근무하는 직원들 전문성이 떨어진다”며 “대형교회는 그나마 직원들이 행정업무를 하지만 작은 교회는 사모나 전도사가 이런 역할을 한다. 여러 분류에서 자격을 취득하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남 교수는 지난 10일 부산 수영구 남천교회에서 부산지역 목회자에게 교회관리사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설명을 들은 여러 목회자들은 교회관리사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관심을 보였다.
남 교수는 “앞으로 교회 근무자들도 신앙적 의무감이 아니라 근로자로 인정해 그분들에게 노동법에 의한 정상적인 근무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체제도 생각할 때가 됐다”며 “부산 사상구 은혜로교회(김은태 목사)와 샘물교회(김병수 목사)는 적극적으로 (교육받을) 인원을 보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수영로교회, 포도원교회를 방문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교회관리사 등록자가 목사, 장로, 사모가 될 수 있어서 교수진을 기독교인 전문교수로 구성했다. 남 교수는 “평생 교인으로 살면서 지켜봤는데 교회가 점점 전문화되어지고 일정규모 이상 되면 일이 많아지고, 국가가 교회에 세법, 근로기준법을 이미 적용하기 시작했다”며 “행정 관리자나 목회자들이 이것을 알아야 되지 않겠느냐 에서 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교회 사무직원이 옛날 ‘사찰 집사’ 같은 생각이 들고 청소나 하고 심부름이나 하고 교회 종치는 사람이 아니다. 정상적으로 출·퇴근하고 정상적인 직업인으로서 전문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교수가 섬기는 교회는 동서대 내에 위치한 대학교회다. “이 교회도 행정직원이 2명이 있는데 전문성이 많이 떨어진다. 사람을 못 구해 힘들 때가 많다. 전문회계, 영상정보처리 모르고 그냥 전화만 받고 있다가 이직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교회가 앞으로 증축을 하더라도 건축법을 알아야 될 거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남 교수는 “법제화까지는 너무 어렵고 상당 기간이 필요하므로 권고사항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올해 각 교단 총회부터 맨투맨으로 뛰며 홍보할 계획이라고 했다.

‘교회관리사’를 평생교육원에서 안 하고 대학원에서 교육하는 이유는 자격증의 위상과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남 교수는 “동서대학교 선교복지대학원은 기독교 상담심리학과, 교회음악과, 사회복지과가 있다. 신학과가 없지만 기독교대학으로 채플 의무화가 돼 있고 가장 강하게 기독교 교육을 하는 곳이다”고 동서대 선교복지대학원을 소개했다. 신학과 개설을 안했던 이유로는 “예수 잘 믿는 사람, 예수 잘 믿는 직장인, 예수 잘 믿는 공무원, 예수 잘 믿는 사회인이 많으면 되지 목사 많이 만들어 뭐 할 건데”라는 설립자 고 장성만 목사의 말을 인용하며 웃었다.

부산=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