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연매출 4조' 가나…반기 최대매출 달성
2Q도 8662억으로 역대 최대
증권가 "내년 연매출 4조 예상"
치매·비만 치료제 수주 기대에
생산력 '초격차'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 달성에 성공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완전 인수로 인한 연결 매출 증가 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별도 기준으로도 전년 동기 대비 37% 성장했다. 특히 하반기 들어 4공장의 완전 가동 효과가 가세할 경우 분기 매출 1조원 달성이 가능하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어 '연 매출 3조원'을 넘어 '연 매출 4조원'까지도 조만간 달성할 수 있다는 평가다.
'1.5조' 넘어선 반기 매출…'연 매출 4조'도 가시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6일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8661억8500만원, 영업이익 2534억3900만원이라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3.0%, 영업이익은 49.4% 늘었다. 상반기 전체로는 매출 1조5871억원, 영업이익 4451억8100만원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반기 매출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이번에는 1조5000억원을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4월 이뤄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인수 효과를 제외한 별도 실적 기준으로도 성장을 이어갔다. 2분기 기준 매출 6372억원, 영업이익 2541억원으로 각각 27%, 48%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장기 대규모 물량의 수주 및 1~3공장 풀 가동을 통한 효율 극대화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2분기 영업이익률도 39.9%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간 수주액이 벌써 사상 최대를 달성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7일 노바티스와의 증액 계약을 성사하면서 누적 수주액이 17억9907만달러(약 2조2338억원)에 달한다. 존 림 대표 취임 이후 목표로 내걸었던 글로벌 빅 파마(대형 제약사)의 고객사 확보도 순조롭게 이어지면서 상위 글로벌 제약사 중 13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최근 들어 잇따라 계약기간이 6~7년에 달하는 장기계약을 확보하고 있어 안정적인 매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반기 4공장 가동이 본격화하면 올해 매출은 3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 당초 10~15% 성장으로 전망했던 올해 영업실적을 15~20%까지 올려잡았다. 올해 매출을 3조4514억~3조6016억원으로 전망한 것이다.
'분기 매출 1조원 시대'도 가능하다. 증권가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 4분기 매출액을 1조428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글로벌 대비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았던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연 매출 1조원만 넘어도 대형 기업으로 분류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작년 업계 최초 '연 매출 3조원'을 달성하고 연거푸 새로운 기록을 써 내려가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내년 연 매출이 4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다. '연 매출 4조원, 연 영업이익 1조원'이라는 꿈의 숫자까지도 넘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치매·비만 치료제 성장에 압도적 생산력 격차 확보로 대응
또 다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 동력으로 기대되는 건 새로운 시장의 개화다. 바이오젠·에자이의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이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정식 승인을 받았고, 일라이 릴리의 '도나네맙'이 FDA 허가 신청에 들어가는 등 알츠하이머 항체 치료제 시장이 활짝 열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들 의약품의 위탁생산(CMO) 수주에 성공할 경우 상당한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급증하는 수요를 생산 역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는 비만 치료제 시장 역시 기대 요인이다. 다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세마글루티드)',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 등은 '-타이드(-tide)'로 끝나는 성분명에서 알 수 있듯 펩타이드 기반 약물이다. 항체의약품이 주요 생산 물품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포트폴리오와는 맞지 않아 당장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암젠에서 항체와 펩타이드를 결합한 'AMG-133'을 개발하고 있고, 일라이 릴리도 베르사니스(Versanis)를 인수해 임상 2상 단계의 항체 신약 '비마그루맙'을 확보하는 등 항체 비만 치료제도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어 파급효과가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2바이오캠퍼스로 2032년까지 총 132만4000ℓ의 생산용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론자, 베링거인겔하임,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주요 경쟁사들도 증산 경쟁에 합류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공급 과잉 우려가 존재하지만, 현재로서는 걱정할 부분은 없다는 판단"이라며 "우시의 프로젝트 대부분은 임상 단계 위탁개발생산(CDMO)이고, 후지필름의 항체 CMO 비즈니스는 이제 시작 단계인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트랙 레코드나 비용적 측면을 따라오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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