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가볍기가 깃털" 한동훈 "내 표정 관리하나"…격한 설전

김철웅, 김하나, 황수빈 2023. 7. 2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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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였다. 윤석열 대통령 장모 법정구속,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 진술 번복, 검찰 특수활동비 내역 등 현안을 놓고서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한 장관이) 가볍기가 깃털같다”고 했고, 한 장관은 “제 표정까지 관리하시나”라고 맞받는 등 양측 모두 날선 발언을 주고받았다.


'이화영 수사' 검찰청서 농성한 박범계와 설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6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 박범계 의원은 질의 시작 전 “한 장관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며 포문을 열었다. 한 장관이 국회에 출석하며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자기 편에 불리한 (이화영의) 진술을 뒤집어보려고 검찰청에 드러눕고 성명서를 내고 면회해서 압박하는데, 권력 악용하는 최악의 사법방해”라고 말한 것을 ‘기자회견’이라고 비꼰 것이다. 박 의원은 지난 24일 수원지검 앞에 앉아 지검장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을 했다.

본격적인 질의가 시작되자 박 의원은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가 잔고증명 위조 등 혐의로 구속된 사건의 판결문을 읽었다. 이후 박 의원이 “영어로 ‘저스티스’, 공정과 정의를 관할하는 법무장관이…”까지 말한 순간, 한 장관이 웃음을 참는 듯한 미소를 띠었다. 이에 박 의원은 “왜 이렇게 엷은 미소를 띠고 있느냐”고 했고, 한 장관은 “제 표정까지 관리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박 의원이 “대통령을 대신해 한 말씀 해달라”고 했고, 한 장관은 민주당의 ‘이화영 전 부지사 압박 시도’ 의혹과 비교하며 맞불을 놨다. 한 장관은 “(윤 대통령 장모 구속) 사안은 사법시스템에 따라 진행됐고,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민주당처럼 이화영 진술 번복하려는 시도가 재판 내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24일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가 연루된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하는 수원지검을 찾아 농성을 벌였다. (왼쪽부터) 김승원, 주철현, 박범계, 민형배 의원. 뉴스1


1분 넘게 감정 섞인 발언도 오고 갔다.

-동문서답이다. 좀 무겁게 법무부 장관답게 하세요. 예! (박범계 의원)
=그러고 있습니다. 소리 지르지 마시고요. (한동훈 장관)
-내가 이(화영)가 아니라 최(은순씨)를 묻는데 왜 이(화영)로 답을 해요
=여기 소리 지르는 데가 아니지 않습니까? 목소리 낮춰서 하세요.
-장관의 말이 하도 기가 막혀서 하는 얘기예요. 제가 그동안 소리 질렀습니까?
=자주 지르셨죠. 말씀하세요.
-가볍기가 참 깃털 같아요. 장관은 권한과 책임 때문에 의원들의 질문을 받는 겁니다. 그걸 감내하라고 장관직에 임명하는 거고요.
=감내하고 있습니다. 제가 훈계 들으러 온 것은 아니고요.
-국민과 나라를 위해 드리는 말씀입니다. 내가 왜 한동훈 장관께 훈계를 합니까? 괜히 박범계가 아니잖소. 그렇지 않습니까?
=반말은 하지 않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 장관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에 대해 “(박범계) 위원님 댁 앞으로 갑자기 고속도로가 바뀌면 위원님을 수사해야 하느냐”며 “외압이 있었다든가 (변경) 과정에서 인과관계가 있다는 단서가 있는가”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민주당 의원 7명이 이화영 특별 면회"


국민의힘은 이화영 전 부지사를 이재명 민주당 대표 측이 압박하려 한다면서 민주당을 비판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이재명 대표 최측근이 이 전 부지사를 찾아가 ‘당에서 최대한 돕겠다’고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민주당 의원 7명이 특별 면회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한 장관은 “(진술) 내용을 번복하기 위해 공당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 전례를 본 적이 없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한 장관은 “상식적으로 (이화영) 이 분은 국회의원까지 지냈다. 회유·압박할 정도로 간 큰 검사가 있나”라며 “변호인도 민주당 관련 인물이다”라고 말했다. 이 전 부지사가 최근 진술 태도를 바꾼 것과 관련해 검찰의 회유 시도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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