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양평道 김건희서 원희룡으로 타깃 변경…與 "또 탄핵이냐"
본질의서도 백지화 책임론 공세에 초점
사실관계 확인은 뒷전…출구전략 모색?
與가 더 적극적 "외압·청탁 유무가 밝히자"
서울·양평 고속도로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 진상규명을 하겠다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26일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사실관계 검증은 뒤로 미루고 정치 공방에 대부분의 시간을 소모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자료제출 부실, 답변 태도 등을 문제 삼으며 "사과가 전제되지 않으면 회의를 진행할 수 없다"고 엄포를 놨다.
최인호 민주당 국토위 간사는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진상규명을 방해할 목적으로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기만적 공개로 국민을 무시한 원 장관의 사과부터 받고 현안질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원 장관의 관련 자료 일체 대국민 공개에 대해서는 "대국민 자료공개 쇼"라고 폄하했다.
박상혁 민주당 의원도 "(원 장관은) 전례 없이 모두 공개했다고 하는데, 모든 자료공개는 사실 자체가 거짓"이라며 "괴담이라고 하는데 헌법기관의 정당한 문제제기를 괴담이라고 하는 장관과 어떻게 회의를 진행할 수 있겠느냐"며 거듭 사과를 촉구했다.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종편에 출연해 일방적 주장을 하고 (유튜브) 일타강사로 나서질 않았느냐"면서 "우리가 국정조사를 하자는 것도 (원 장관의) 태도의 문제에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이 "오늘 현안질의는 정쟁을 하는 자리가 아니라 사실관계 확인을 하러 온 자리"라고 호소했지만 소용없었다.
원희룡 "팩트 밝혀지니 프레임 공세…한두 번 당했나"
원 장관의 자료 제출 문제로 공방이 이어지면서 오전 10시에 시작한 회의는 정오가 돼서야 본질의에 들어갈 수 있었다. 본 질의에서도 야권은 원 장관의 태도 문제를 주로 부각했는데, 여권에서는 특혜 의혹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나오지 않자 민주당이 '백지화'를 선언한 원 장관으로 대상을 변경해 출구를 모색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9:0 만장일치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탄핵안을 기각시킨 것은 진보 성향의 재판관들이 보기에도 민주당의 무리수가 과도하다는 뜻"이라며 "가짜뉴스도 아니면 말고, 탄핵도 아니면 말고, 대체 책임은 누가 지는 것이냐. 이상민 장관 다음은 원희룡 장관, 한동훈 장관, 또 누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본질의에서 "고속도로 백지화선언 덕택에 화환을 많이 받았던데 흡족한가"라며 "야당은 국민의 의혹을 대신해서 질문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데, 야당이 얘기하면 괴담인 것이냐. 그런 오만이 어디에 있나. 책임행정으로 풀어야 할 문제를 정쟁으로 돌렸다"고 원 장관 탓을 했다. 원 장관이 답변을 하려 하자 "듣지 않겠다"며 자르는 모습도 나왔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도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인데 일개 장관이 백지화 선언을 하는 게 가능하냐"고 따져물은 뒤 "국회에서는 김두관·강득구 의원의 질의 외에는 논란이 없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원 장관이) 백지화선언을 했다"고 책임을 돌렸다. "하나하나 설명하고 동의를 얻어냈으면 되는데 장관이 너무 정치적"이라고도 했다.
원 장관은 "대안을 추진하면 특혜라고 할 것이고, 문제점이 심각함에도 원안대로 추진하면 특혜를 주려다가 걸려서 돌아간 것이라고 밀어붙일 게 아니냐"며 "의혹을 해명할 때에는 안 듣고 몰아가더니 팩트가 밝혀지니까 '진작에 설명했어야지'라고 하는데, 이런 수법 우리가 한두 번 당했느냐"고 반발했다.
진상규명을 위한 핵심적인 질문은 오히려 국민의힘에서 나왔다.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은 한명희 국토부 도로정책과장을 발언대로 불러 △국토부의 원안 예타 신청 근거 △타당성 조사 용역업체 선정 배경과 과업지시서 내용 △용역업체 향한 국토부의 대안 가이드라인 여부 등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점검하는데 주력했다.
김 의원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관련 특혜 의혹 진상규명의 핵심은 외압이나 청탁이 있었느냐 여부"라며, 국토부와 타당성 조사 업체 사이 협의한 일체의 자료와 국토부와 경기도 광주시 및 양평군과 주고받은 자료를 살펴보면 명백하게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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