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에 ‘갑질’ 음악저작권협회…과징금 3.4억, 검찰 고발
작곡·작사가 등을 대신해 음악 사용료를 징수하는 업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방송사에 사용료를 과다하게 청구하고, 경쟁 사업자의 영업 활동을 어렵게 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는다.
공정위는 26일 국내 음악 저작권 위탁 관리 시장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음저협의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3억4000만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음저협은 2015년부터는 최근까지 KBS·MBC 등 59개 방송사에 방송 사용료를 임의로 과다하게 청구·징수했다.
음저협이 1988년 이후 독점해 왔던 음악 저작권 위탁 관리 시장에 2015년 3분기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함저협)이 신규 진입했고, 이때부터 음저협은 시장을 함저협과 나눠야 했다.
그러나 음저협은 정확한 관리 비율 산정이 불가능하다는 등의 구실로 과거 독점 사업자였을 때 관리 비율을 그대로 적용하거나 관리 비율을 임의로 높게 설정해 사용료를 청구했다.
음저협은 임의로 과다하게 산정한 사용료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음악 사용을 금지하거나 사용료를 더 올릴 것이라고 방송사를 압박해 돈을 받아냈다.
음저협은 또 과다하게 청구한 방송 사용료를 일부만 지급한 KBS와 MBC에 민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방송사가 사용료 대부분을 음저협에 내면서 함저협은 일부 방송사에서 사용료를 받지 못하고 출범 이후 줄곧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공정위는 “음저협의 행위는 거래 상대방인 방송사에게 정상적인 거래 관행에 비춰 타당성이 없는 조건을 제시한 것”이라며 “그 결과 경쟁 사업자인 함저협의 사업 활동을 어렵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가 저작권 분야에서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를 제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육성권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함저협이 정당하게 자신의 몫을 징수하게 되고 방송사들의 방송 사용료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콘텐트 분야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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