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끙끙 앓은 손흥민 짠한 고백, “매 순간 고통… 팬들 실망할까 봐 참았다”

김희웅 2023. 7. 2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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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사진=게티이미지)
손흥민.(사진=게티이미지)
손흥민은 지난 16일 열린 아스널전에서 5차례 슈팅을 때리고 득점하지 못했다.(사진=연합뉴스)
손흥민(31·토트넘)은 홀로 끙끙 앓고 있었다. 그는 지난 시즌을 회고하며 부진했던 이유를 털어놓는 동시, 반등을 다짐했다. 

27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풋볼 런던에 게재된 인터뷰에 따르면, 손흥민은 “정말 힘든 (지난) 시즌이었다. 나는 항상 고통을 숨기는 타입이라 수술했다는 것이 공식적으로 나오길 원하지 않았다”면서도 “(이제는) 새로운 사람이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2015년 8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입성 후 첫 시즌을 제외하고 꾸준한 활약을 펼쳤던 손흥민의 지난 시즌은 다소 저조했다. 리그 두 자릿수 득점(10골 6도움)을 달성했지만, 2021~22시즌 23골을 몰아쳐 EPL 득점왕에 오른 터라 부진이 더욱 도드라졌다. 

난조와 부상 등 악재가 겹치면서 정상 컨디션을 되찾는 데 애먹었다. 손흥민은 지난해 10월 안와골절 진단을 받아 안면 보호 마스크를 쓰고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하는 등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강행군을 소화했다. 
손흥민.(사진=게티이미지)

손흥민.(사진=게티이미지)
2022~23시즌을 마친 뒤에는 스포츠 탈장 수술까지 받았다. 이 소식은 지난달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손흥민의 A매치 결장 이유를 밝히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스포츠 탈장을 겪은 손흥민은 언론, 팬들의 질타에도 냉가슴만 앓았다. 

그는 “지난 시즌은 매 순간 고통스러웠다. (스포츠 탈장이) 운동하지 않을 때는 괜찮았는데, 경기장에서 턴 동작, 달리고 멈췄을 때, 슈팅할 때 등 모든 것에 영향을 미쳤다. 정말 괴로웠다. 결국 시즌이 끝난 뒤 수술하기로 했고, 가장 좋은 결정이었다”고 이제야 고백했다. 

시즌 중 수술하고 회복한 후 피치를 밟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팀을 위해 괴로움을 견뎠다. 그는 “매 순간이 팀에 어려운 순간처럼 느껴졌다. 나는 선수들과 스태프 등 모든 이들을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며 “분명한 건 힘든 순간에 선수들과 팬들이 실망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고통을 참고 있었다. 모두 내 결정”이라며 책임감을 말했다.

이어 “모든 사람이 다른 방식으로 생각한다. 고통스러워하는 일부 선수들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한다. 나는 완전히 다릅니다. 사람들이 (스포츠 탈장 사실을) 알길 원하지 않았다. 우리는 프로 축구 선수이고, 모두가 고통을 안고 뛴다”고 덧붙였다. 
손흥민. 게티이미지

손흥민의 본머스전 득점 장면.(사진=게티이미지)
안토니오 콘테. 로이터=연합뉴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경질 이후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크리스티안 스텔리니(오른쪽) 감독대행. 스텔리니 대행은 지난 2월 손흥민을 2경기 연속 선발에서 제외한 바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손흥민의 부진과 맞물려 토트넘도 예년과 달리 크게 흔들렸다. 시즌 도중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놨고, 감독대행을 맡은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코치도 결국 성적 부진으로 물러났다. 팀은 리그 8위로 시즌을 마쳤고, 결국 유럽 대항전 티켓을 얻지 못했다. 

손흥민은 콘테 감독이 과거 “선수들이 이기적”이라고 한 것에 관해 “약간 고통스러웠지만, 사람들이 그것을 다른 방식으로 받아들인다고 본다. 그는 그것을 의도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는 경기 후 단지 감정적이었고, 공격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돌아봤다.

늘 그렇듯 옛 스승에 대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손흥민은 “나는 그에게 감사하다. 나는 그에 대해 나쁘게 말할 수 없습니다.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 나는 훨씬, 훨씬 더 잘 했어야 한다. 2년 전 나는 골든 부트를 받았고 기대치는 높아졌다. 팀은 어려운 순간에 내가 필요했지만, 제대로 된 퍼포먼스를 보이지 못해 여전히 콘테 감독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콘테 감독과의 시간을 돌아본 손흥민은 “나는 그와 함께 잘했다. 그 전 시즌은 환상적이었다. 그와 함께 골든 부트를 수상했다. 그에 관한 나쁜 말은 할 수 없다. 그와 함께 일했다는 것에 감사하다. 분명히 끝은 이상적이지 않았고, 우리가 원했던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인간적으로 많이 배웠고, 더 열정적인 사람이 되는 법 등 많은 것을 배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손흥민이 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글로벌지식협력단지에서 진행된 소아암 응원행사 AIA생명 '손별모아 위시' 사회공헌 캠페인에 참석해 포토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7.04/

손흥민이 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글로벌지식협력단지에서 진행된 소아암 응원행사 AIA생명 '손별모아 위시' 사회공헌 캠페인에 참석해 포토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7.04/
18일 호주 옵터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웨스트햄의 프리시즌 친선경기.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경기장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토트넘 SNS
“새로운 시즌이 기대된다”는 손흥민은 아픈 과거를 잊고 ‘반등’을 다짐했다. 토트넘은 2023~24시즌을 앞두고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선수단 구성과 전술 등 변화가 예상된다. 

새 스승의 지도에 상당한 만족감을 드러낸 손흥민은 “지난 시즌은 모두가 아는 쏘니(손흥민의 애칭)가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여섯 시즌 연속 일관된 경기력을 보인 것은 단순 운이 아니”라고 자신하며 “올 시즌에는 모두가 아는 쏘니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손흥민과 해리 케인.(사진=게티이미지)

손흥민과 해리 케인.(사진=게티이미지)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 듀오 토트넘 손흥민(왼쪽)과 해리 케인. 게티이미지
새로운 환경에서 활약을 이어가야 한다. 특히 파트너 해리 케인이 빠지면 손흥민에게도 타격이 크다. 손흥민과 케인은 지난 8년간 찰떡 호흡을 선보이며 EPL 최다 합작 골(47골)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라운드 안에서는 눈빛만 봐도 통한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그만큼 둘의 시너지는 엄청나다.

하지만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과 연결되고 있다. 토트넘과 계약이 1년 남은 케인은 이적을 원하고 있다. 그동안 우승 열망을 드러냈던 케인은 애초 EPL 최다골 기록 경신을 바랐지만, 뮌헨의 적극적인 구애에 마음이 움직였다. 

애초 무조건 잔류를 외친 토트넘도 조금은 자세를 바꾸는 모양새다. 올여름 케인을 매각하지 않으면 적절한 이적료를 얻지 못하는 탓이다. 선수 구성이 크게 바뀌는 상황에서 케인까지 떠난다면, 손흥민이 짊어져야 할 무게는 상당하다. 
손흥민이 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글로벌지식협력단지에서 진행된 소아암 응원행사 AIA생명 '손별모아 위시' 사회공헌 캠페인에 참석해 어린이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7.04/

손흥민이 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글로벌지식협력단지에서 진행된 소아암 응원행사 AIA생명 '손별모아 위시' 사회공헌 캠페인에 참석해 어린이들에게 인서를 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7.04/
손흥민은 “작년에 비해 진짜 모든 게 바뀌었다. 아직 미래가 밝다고 말하기 이르지만,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그게 프리시즌의 목표다. 우리는 아주 잘 준비하고 있으며 예전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경기를 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간 모든 사령탑의 애정을 담뿍 받은 손흥민은 이미 포스테코글루 신임 감독의 마음도 뺏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은 진정한 리더십의 자질을 보여주는 선수다. 그는 모든 그룹에 섞여 있다. 단순히 인기가 많아서 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는 오랜 기간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사람치고 정말 잘하고 있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엄청난 존중을 받고 있다”며 믿음을 드러냈다.

현지에서는 손흥민이 새 시즌 완장을 달고 피치를 누빌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캡틴이었던 수문장 위고 요리스가 토트넘과 결별이 유력하며 부주장인 케인도 뮌헨 이적설에 휘말리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팀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고참 축에 속하는 손흥민이 리더 역할을 해주리라 굳게 믿는 분위기다. 

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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