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법원, 알리바바 소재지 항저우 전 당서기에 뇌물수수로 사형선고
저우장융(周江勇) 전 항저우(杭州)시 당서기가 뇌물을 받은 혐의로 중국 법원으로부터 사형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저장성은 중국의 주요 경제 중심지로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본사가 위치해 있다.
25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안후이성 추저우시 중급인민법원은 저우장융 전 당서기의 뇌물죄를 인정하고 이같이 판결했다.
사형 집행유예는 집행을 2년간 유예한 뒤 수형 태도 등을 고려해 무기징역으로 감형하는 중국 특유의 사법제도다. 저우장융의 경우 사형을 면할 경우 추가 감형이나 가석방 없이 종신형을 살게 된다.
재판부는 그가 2001년부터 2021년까지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자신이나 친척을 통해 1억8200만 위안(약 325억원) 상당을 받아 챙긴 것으로 판단했다.
유죄 판결을 받은 저우장융의 정치적 권리는 모두 박탈당하며 법원의 판결에 따라 그가 받은 뇌물과 그로 인해 발생한 이자까지 전부 몰수돼 국고로 이관된다.
저우장융은 2001년부터 건설 프로젝트와 토지 취득 등의 문제에 도움을 주는 대가로 개인과 기업, 단체로부터 뇌물을 받기 시작했다. 법원은 뇌물수수 행위가 2021년 저우장융이 구금될 때까지 계속됐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성명에서 “그의 뇌물수수 액수가 매우 커 국가와 공익에 특히 중대한 손실을 끼쳤으므로 법에 엄중히 처벌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혐의 사실을 자백하고 뇌물을 모두 상환하는 등 일부 정상 참작 사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2021년 8월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와 국가감찰위원회로부터 징계와 조사를 받았으며 지난해 1월 공산당으로부터 제명 처리당했다. 올해 4월 열린 재판에서 유죄를 인정했다.
저우장융이 이끌던 항저우시는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성(省) 가운데 하나인 저장성 총생산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알리바바의 ‘성공 신화’와 함께 중국 민영 기업, 특히 ‘빅테크’로 불리는 정보통신 분야 기업의 도약을 상징하는 도시다. 9월에 개막하는 제19회 아시안게임의 개최지이기도 하다.
저우장융의 혐의는 뇌물수수지만, 그가 기율위반으로 체포된 2021년 8월은 마윈이 당국을 공개 비판한 것을 계기로 ‘알리바바 때리기’가 본격화된 시기다. 이때문에 민영기업 길들이기 맥락에서 이뤄진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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