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자료원, 한국전쟁 재건 사업 필름 기록 공개 "미국의 우월·홍보 아쉬움 남지만…"[D:현장]

류지윤 2023. 7. 2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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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부터 공개

한국영상자료원이 한국과 미국의 70년의 동맹 관계의 시작이 된 순간의 기록을 분석하고 공개했다.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시네마테크 KOFA에서는 한국영상자료원 김홍준 원장, 김기호 연구원,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강성현 교수, 가톨릭대 사회학과 정영신 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한국전쟁 정전협정 및 한미상호방위조약 70주년 기록영상 발굴공개 언론시사회 개최했다.

김홍준 원장은 "방송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일반 대중들도 기록영상물에 대해 지루하거나 딱딱하다는 기존의 선입견에서 벗어나 예전보다는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한국영상자료원은 다른 곳과는 다른 동기에서 출발했지만 오래전부터 기록 영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꾸준히 수집과 연구 활동을 해오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이날 공개된 영상은 NARA 및 남캐롤라이나 대학 도서관에 소장된 자료들로, 서울, 인천, 부평, 안양, 의정부, 파주, 고양, 동두천, 포천, 원주, 대구, 그리고‘수복지구’철원 지포리 등지에서 미군과 UN이 한국 국민들과 함께 전쟁의 상흔을 딛고 활발히 진행했던 재 건 사업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미군과 UN의 한국 원조, 재건사업은 한국전쟁 중에 시작하여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 비준됐던 1953~1954년 및 무상원조의 형태에서 서서히 차관 등 유상원조로의 정책 전환이 모색되던 1962~1963년 시기에 활발히 전개됐다. 정전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거치며 형성된 한국과 미국의 강력한 군사동맹 및 경제원조 체제는 한반도의 평화와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가져왔고, 이를 기반으로 한국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재건의 기치를 올릴 수 있었다.

발굴된 영상들은 냉전기 이념 체제 경쟁에서의 우월함과 미국의 인도주의적 모습을 홍보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지원하고 지도하는 미군과 그에 수동적으로 따르는 한국인’의 구도가 의도적으로 강조된 연출이 보여 아쉬움을 남긴다. 그러나 영상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그러한 촬영 의도와 무관하게 적극적으로 재건 사업에 임하는 일선의 미군들, 나아가서는 한국의 지역민들과 정서적으로 공감하고 함께 땀을 흘리는 모습들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정영신 교수는 "영상을 보면 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여러 번 계속해서 찍는다. 그러면 나중에 미군이나, 미국, 영화사, 공보 기관들에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을 골라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 영상을 만든다. 저희는 생산 맥락과 영상 속에서 등장하는 여러 가지 장면들에 대한 분석 그리고 그것을 향후 활용 과정까지 입체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향후에 보고서에 보충하려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당시 한국인들은 영상에 보이는 모습처럼 수동적인 태도에 머무르지 않고 각종 재건사업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참여했으며, 재건사업이 주로 학교를 중심으로 추진됐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상 외에도 다양한 자료를 발굴, 교차 검증하여 원조, 재건 사업을 한국인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성현 교수는 "왜 그런 통제된 것을 보여주고 , 촬영했는지에 대한 사각도 봐야 한다. 지역 사회 재건 프로그램이 이루어졌던 곳은 미군 기지가 주둔했던 지역이다. 그런 지역에는 사실 기지로 인한 사회 문제들이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여러 가지 폭력이라든지 여러 가지 어두운 그런 면들이 있으니까 이런 걸 상쇄시키는 그런 시도라고도 볼 수 있다. 모두 맥락으로만 읽는 건 아니다. 한국은 어쨌든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발전하려는 시도들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영상 자체에 대한 재연 분석, 수용자 분석만이 아니라, 생산 맥락에 대한 분석이 가능해지는 거고, 시각적 특성과 의도하지 않았던 사각들 속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효과나 결과들을 알 수 있게 된다. 종합적으로 보고서를 만들고 영상자료를 최종적으로 제출하게 되면 모든 것이 합쳐져 1차 콘텐츠를 제작하게 되는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번에 발굴된 영상은 필름 24릴 약 190여 분 분량이며, 그 중 가장 핵심적인 6릴을 선정하여 7월 27일부터 한 달간 영상자료원 KMDb VOD 기획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대한 원조 및 재건 사업을 재조명하기 위해 발굴된 영상을 선별하여 선 공개하며, 이번에 발굴 수집한 24릴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130여 릴을 수집, 연구 및 해제 작업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한국영상자료원 KMDb의 '기록영상 컬렉션' 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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