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빔 “‘하나님의 열심’ 반응에 하나님의 일하심 느껴요”
CCM 듀오 ‘러빔(Luvim)’은 몰라도 찬양곡 ‘하나님의 열심’을 안 들어 본 이는 적을 것 같다. 유튜브에서 누군가 따라부른 영상으로, 교회에서 특송으로 접했을 가능성이 크다. 신앙생활에 힘들고 지친 이들은 하나같이 이 곡에 ‘큰 위로를 받았다’며 눈물 흘렸다. 그래서일까. 부를 때마다 ‘울컥한다’는 이유로 특송 금지곡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이 노래를 만들고 부른 러빔은 최근 기자와 만나 “목사님들이 은혜받았다고 말해 주실 때 감격이 크다”고 했다.
러빔은 노래하는 김구슬(35)과 노래를 만들고 피아노를 치는 사공정(31)이 ‘하나님을 사랑하자(Love him) ’며 2019년 6월 결성했다. 둘은 대중음악 밴드 딜리버로도 활동한다. 4살 터울이지만, 서울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 13학번 동기로 만났다. 언니인 김구슬이 딜리버 활동을 제안했다면, 러빔은 그 반대였다. 찬양 사역의 꿈을 고백한 언니를 지켜본 동생 사공정이 곡 하나를 만들어 언니에게 CCM 듀오를 제안했다.
처음부터 전문가가 있겠냐마는 러빔은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하듯 CCM을 시작했다. 사공정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이 없었다면 아마 활동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웃었다. 음반 제작부터 유통은 물론 뮤직비디오를 찍고 편집하는 것까지 모두 인터넷에서 배웠다. 평소 동경하던 선배 찬양사역자인 함부영과 ‘하나님의 시간’을 함께 부를 수 있었던 것도 인터넷 검색이 시작이었다. 김구슬은 “함부영 선배와 이 곡이 너무 잘 어울린다 하고 터무니없이 말했는데 정이가 인스타그램으로 알아보더니 결국 협업을 성사시켰다”고 회상했다. 사공정은 “찬양사역자 전은주 선배님을 존경하는데 비슷한 기적이 일어났으면 한다”고 웃었다.
러빔이라는 이름을 알린 데 큰 공을 한 ‘하나님의 열심’도 이렇듯 두 사람이 한 걸음씩을 내디디면서 탄생했다. 2021년 4월 싱글로 발매된 이 곡에는 자신과 같은 기독인들이 하나님에게 받은 위로를 다른 이들에게 돌려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유튜브 누적 조회 수는 70만에 달하고, 찬양사역자 우미쉘과 배우 배다해 등이 이 곡을 커버하는 영상을 올려 큰 인기를 누렸다. 배다해는 “정말 힘들었던 때에 너무나 위로되었던 찬양”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사공정은 이 곡을 쓰면서 ‘음악을 그만둬야 하나’ ‘재능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음악을 때려치워야겠다고 생각까지 할 정도였기에 많은 분이 이 정도로 좋아해 주실지 몰랐다”고 했다.
두 사람은 이 곡을 향한 반응이 아직 얼떨떨하다고 했다. ‘너의 작음도 내겐 귀하다’ ‘네 연약함도 내겐 큼이라’ ‘앞이 보이지 않아도 나아가주겠니’ ‘이해되지 않아도 살아내주겠니’ 등의 가사는 하나님께 듣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 신앙생활을 하다가 낙심한 이들을 위로한다. 그렇기에 영상에는 “엉엉 울며 찬양을 몇 번이고 듣게 됐다” “상실감과 패배감이 아닌 주님의 인도하심이라는 메시지에 많은 위로를 받았다” 등의 댓글이 쏟아진다. 둘은 “무엇보다 목사님이 이 찬양을 듣고 ‘너무 은혜받았다, 사역하는데 위로가 됐다’고 말씀 주실 때 하나님이 이렇게 일하시려고 우리를 사용하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특히 김구슬은 “이 곡을 영어와 중국, 일본어 등 외국어로 번역 작업을 하고 있는데, 한국의 많은 이들이 이 곡을 듣고 위로받은 것처럼 해외 어딜 가도 그들이 우리와 같이 똑같은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러빔은 요즘 ‘작사가 프로젝트’와 ‘한걸음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다른 이들을 돕고 있다. 과거 그들처럼 하나님을 찬양하고 싶지만, 방법을 몰라 헤매는 사람들이 그 대상이다. 2020년 5월에 나온 ‘축복해’는 가사 공모를 신청한 60명 중 최종 2명이 작사가로 이름을 올린 곡이다. 러빔은 3번째 곡 멜로디에 가사를 선물할 작사가를 현재 선정 중이다. 김구슬은 “숨겨진 보석들이 참 많다”며 “한 분은 실제 작사가로 활동 중”이라고 전했다. 3명이 참여하는 ‘한걸음 프로젝트’는 찬양 사역자 양성이 목적이다. 모바일 채팅방에 모여 찬양곡 만드는 법부터 앨범 표지 등 제작, 유통까지 모두 공유한다. 사공정은 “미국에서 신학 공부하는 학생과 직장인 등이 함께하는 데 실질적 도움도 있지만, 기도로 그들을 응원하고 있다”고 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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