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90년대 댄스곡→전설의 밴드, 천편일률 오디션도 취향 세분화

댄스 음악 서바이벌 ‘쇼킹나이트’부터
레전드 밴드 소환한 ‘불꽃밴드’까지.
오디션 프로그램 다양화

1990년대 초반~2000년대 댄스곡부터 전설의 밴드들이 펼치는 경연 무대까지.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의 취향을 파고든다.

현재 방송 중인 MBN ‘쇼킹나이트’는 199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인 가요계 황금기의 추억을 소환하는 댄스 음악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쇼킹나이트’에서 당시 히트곡을 바탕으로 무대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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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송된 첫 회에서는 젝스키스의 ‘사나이 가는 길’을 비롯해 룰라의 ‘날개 잃은 천사’, 태사자의 ‘도’ 등 추억의 명곡들이 소환돼 반가움을 선사했다. 특히 탁재훈, 이상민, 작곡가 윤일상, 그룹 코요태 등 당시 전성기를 보내던 음악인들로 심사위원을 꾸리는 등 그때 그 시절 감성을 구현하는데 방점을 찍었다. 이에 실력자를 발탁하는 여느 오디션 프로그램과는 또 다른 결의 재미도 기대케 했다.

무엇보다 댄스곡으로만 대결을 펼치는 이 프로그램만의 흥겨운 분위기가 차별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첫 방송 당시에도 심사위원들이 오랜만에 접하는 추억의 곡에 반가움을 표하는가 하면, 추임새를 함께 넣으며 따라 춤을 추며 흥을 고조시켰다. 연출 방향 또한 경연의 긴장감보다는 참가자들이 선보이는 무대 자체를 전달하는데 방점을 찍으면서 시청자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며 ‘쇼킹나이트’만의 매력을 느끼게 했다.

현재는 엠넷 ‘퀸덤퍼즐’이 기존에 활동하던 걸그룹 멤버 또는 여성 가수들을 조합해 새로운 그룹을 완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활동하던 아티스트들이 모인 만큼 완성도 높은 무대가 주는 만족감에, 다시금 새 기회를 얻고 싶은 출연자들의 간절함이 만들어내는 감동이 이 프로그램만의 강점이 됐었다.

이 외에도 8090 시절의 감동과 설렘을 전해줄 ‘오빠 발굴 오디션’을 표방하는 ‘오빠시대’가 방송을 앞두고 있으며, 그룹 부활, 전인권밴드, 사랑과 평화, 김종서밴드, 권인하밴드, 이치현과 벗님들, 다섯손가락 등 레전드 밴드들의 출연이 예고된 경연 프로그램 ‘불꽃밴드’도 오는 8월 3일 MBN을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한때는 아이돌, 또는 차세대 케이팝(K-POP)스타를 발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던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은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곤 했었다. 최근에는 트로트로 그 범위를 좁혀 중·장년층을 겨냥한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시리즈가 크게 흥하면서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쏟아지기도 했다.

다만 이제는 이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문법이 시청자들에게 익숙해진 것이 사실이다. 트로트로 범위 넓혀 오디션 프로그램의 새 장을 열었지만, 이후 다수의 트로트 오디션이 반복되면서 이 또한 처음만큼의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하고 있다. TV 앞에 모이는 시청자들의 숫자 자체가 줄어들면서 전처럼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 국민 스타의 탄생은 보기 힘들어진 것도 사실이다.

이에 특정 장르 또는 시대의 음악들로 폭을 좁혀 마니아층을 저격하는 것이 영리한 선택처럼 보이기도 한다. ‘쇼킹나이트’의 유일용 PD가 과거의 감성을 소환하는 것에 대해 “유튜브에서 이미 젊은 층이 1990년대와 2000년대 댄스 음악을 추는 것을 봤다. 뉴진스 또한 90년대의 감성을 잘 접목한 부분이 있지 않나”라고 언급을 한 것처럼, 복고 유행에 편성하는 시도도 물론 없지 않다. 다만 개인의 취향이 세분화되면서, 명확한 타겟층을 겨냥하는 콘텐츠들이 늘어나며 다양성을 넓히는 가운데, 이 같은 흐름이 오디션 프로그램에도 반영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기도 하다.

다만 이것이 시청자들에게 통하기 위해선 이 같은 차별점을 잘 부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의 오디션 프로그램들에 지친 시청자들을 위해 새로운 소재를 내세운 뒤, 비슷한 문법을 반복한다면 결국 이 역시 진부한 시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댄스곡과 추억의 명곡이라는 두 주요 콘셉트를 첫 회에서는 잘 버무린 ‘쇼킹나이트’가 추후에도 이 차별점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이제 막 방송을 시작한 ‘쇼킹나이트’는 물론 방송 앞둔 새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