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값 2년간 75% 폭등 전망…건설사 이익 최대 23% 까먹을듯
국내 시멘트업체가 잇달아 가격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시멘트 가격이 지금보다 10% 오르면 100억원 규모 공사 기준으로 최대 1억1400만원의 공사비가 더 든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26일 이런 내용을 담은 ‘시멘트 가격 불안정이 공사 재료비에 미치는 파급효과’ 보고서를 발간했다. 시멘트와 시멘트를 원료로 하는 레미콘, 콘크리트의 투입 비용을 산출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사 종류별로 레미콘 투입 비용은 주거용 건물 5.5%, 비주거용 건물 3.9%, 도로 6.5%, 철도 4.5%다. 콘크리트 제품의 투입 비용은 주거용 건물 1.3%, 비주거용 건물 1.3%, 도로 4.9%, 철도 2.6%로 추산된다.
이를 고려할 때 100억원 규모의 건설 공사를 기준으로 시멘트 가격이 10% 오르면 주거용 건물(주택)은 6800만원이 추가로 든다. 비주거용 건물은 5300만원, 도로시설은 1억1400만원, 철도시설은 7000만원이 각각 더 필요하다. 도로, 철도, 주거용 건물, 비주거용 건물 순으로 시멘트 값 인상의 파급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는 의미다. 다만 이는 시멘트 가격 상승으로 인한 레미콘과 콘크리트 제품의 가격 상승만을 반영한 수치다. 다른 자재 가격, 노무비 등의 변동 가능성은 제외됐다.
건설사 부담이 커질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나경연 건산연 경제금융·도시연구실장은 “공사비 추가로 건설업의 비용이 증가하게 되고, 이는 곧 경영상 영업이익률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해 건설업 영업이익률(4.9%)을 고려하면 주택은 영업이익이 약 10~14%, 도로시설은 16∼23%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또 한국물가협회의 ‘산업물가 가격변동’ 자료를 기반으로 최근 2년간 시멘트 가격 상승률이 75.8%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21년 8월 4800원이던 시멘트 가격(보통, 40㎏ 포장품)은 지난 6월 7400원으로 뛰었다. 이 기간 가격 상승률만 54.2%다. 최근 시멘트업계가 밝힌 인상 계획(14% 인상)까지 이달 반영되면 시장 거래가격은 8436원으로 치솟는다. 2년 만에 75.8% 오르는 셈이다. 나 실장은 “자재 수급과 가격 안정화 수단, 주요 자재의 직접 구매, 공사 발주 시기 등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정부 부처와 업계 간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국토교통부는 27일 시멘트 업계를 비롯해 건설·레미콘 업계와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앞서 지난 5월 쌍용C&E와 성신양회가 각각 14.1%, 14.3%의 시멘트 가격 인상을 선언한 데 이어 최근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각 12.8%)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시멘트 업계는 “시멘트 사업 부문의 적자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수요자인 건설업계는 가격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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