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장마 오늘 종료" 선언…역대급 장마 가고 폭염 온다

천권필 2023. 7. 26.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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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가 내린 26일 서울 중구 정동길에서 우산을 챙기지 못한 시민들이 손수건으로 비를 막은 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한 달 동안 전국에 많은 양의 비를 뿌린 장마가 26일에 종료된다. 하지만, 강한 소나기와 함께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서 추가 비 피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박중환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북쪽으로 확장하면서 정체전선(장마전선)도 점차 북쪽으로 이동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은 오늘 장마철이 끝나고 제주는 어제 종료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로써 지난달 25~26일에 시작한 장마는 약 한 달 만에 종료된다.

김영옥 기자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 기간은 전국이 31일로 평년과 비슷했다. 강수량은 648.7㎜로 전국 관측망이 확충된 1973년 이래 세 번째로 많았다. 2006년이 704.0㎜로 역대 가장 많은 장맛비가 내렸고, 2020년(701.4㎜)이 뒤를 이었다. 기상청은 “역대 1위(2006년)와 2위(2020년)의 장마기간이 길고 강수일수가 많았던 점을 고려하면, 장마기간 중 강수일수 대비 강수량(강우강도)은 올해가 두 해보다 많아 역대급으로 강하고 많았던 것으로 기록된다”고 밝혔다.

장마가 이날 종료된 건 중국 남부 상륙을 앞둔 제5호 태풍 독수리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태풍이 열기와 함께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쪽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 것이다.

이날 장마가 끝나면서 당분간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도 오후 3시 현재 강원 강릉의 체감온도가 34.7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 대부분에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이어졌다. 세종과 광주 등 전국 곳곳에는 폭염 경보가, 서울을 포함한 나머지 내륙 지역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앞으로도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를 덮으면서 맑은 날이 많겠고, 낮 동안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면서 기온이 크게 오를 전망이다. 이에 전국 대부분이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으로 오르는 등 찜통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한 소나기…태풍 영향 가능성


천리안 2호 위성으로 본 제5호 태풍 독수리의 모습. 기상청
장맛비는 끝났지만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26일과 27일에도 대기불안정으로 인해 전국 곳곳에 시간당 30~60㎜의 매우 강한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좁은 지역에 매우 강한 비 또는 소나기가 내리면서 지역에 따라 강수 강도와 강수량의 차이가 크겠고, 일부 지역은 호우특보가 발표될 수도 있다. 기상청은 “당분간 우리나라는 폭염과 함께 국지적 대기 불안정에 의해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소낙성 강수가 내리는 날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더 우려되는 건 5호 태풍 독수리에 이어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 6호 태풍 카눈이 국내에 미칠 영향이다. 각 수치모델의 예측에 따르면, 카눈은 27~28일 사이에 태풍으로 발달한 뒤에 한반도로 북상할 가능성 높은 상황이다. 이 태풍의 발달과 이동 경로에 따라 8월 초에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박 예보분석관은 “열대요란이 발달해서 우리나라 주변까지 유입되는 형태로 각 모델에서 예측하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발달 및 이동 경로에 따라서 8월 2일 이후부터는 강수가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최근 우리나라 여름철 강수패턴이 변화하면서 장마가 종료된 이후에도 태풍 및 국지성 집중호우 등으로 인해 호우특보가 발표될 수 있는 강한 강수가 나타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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